[김조한의 미디어 세상] 국내외 OTT 서비스들... 아이패드 프로에선 볼만할까?
아이패드 프로 10.5 에서 시청한 전 세계 OTT 플랫폼 1부
[IT동아] "왜 아이패드 프로 10.5 인가?"라고 반문을 하시는 분이 있을 것이다. 아이패드 프로 10.5는 출시한지 반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모바일 기기 중 동영상 재생기기 중에는 최고 봉이라고 생각하며, 태블릿PC 시장의 명맥을 이어가는 제품이기도 하다.
알려진 스팩 가운데 가장 주목할 부분은 '2224 x 1668 해상도(264ppi - 참고로 Full HD는 1920 x 1080', 'ProMotion 기술 (120hz)', '와이드 컬러 디스플레이(P3 – Wide Color Display)' 등 세 가지다.
HDR(High Dynamic Range) 기술 가운데 가장 색감의 효과가 뛰어난 돌비비전(DolbyVision)과 HighFrameRate(120hz)를 지원해 최신 OLED TV를 제외하면 최고의 동영상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
아이패드 프로 10.5는 가로 거치대 혹은 아이패드 키보드를 이용을 하면 편하게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패드 프로 전용 키보드가 가장 편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화제의 유료 OTT 서비스들 다섯 가지를 아이패드 프로 10.5로 시청한 후 비교해 보았다. 콘텐츠에 대한 평가는 제외하고 사용자 경험에 대한 평가만 했다. 원래 스마트폰의 특징인 부분도 아이패드에서 똑같이 적용되면 같이 검토했다.
1. 넷플릭스
PC 기준으로 UX(사용자 경험)를 그렸던 회사답게, 가로 UX의 표준을 만들었다. 아이패드에서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 한다. (물론 세로 환경도 제공한다. 참고로 스마트폰에서는 가로 UX는 제공하지 않는다.)
장점: 잘하는게 뭔지 잘 보인다.
- 작은 TV와 같은 경험을 제공.
- 아이패드에 맞는 고해상도 포스터 제공.
- 오프라인 다운로드 기능도 편리. 심지어 다 보면 삭제도 물어 봄.
- 오프닝 점프! 나의 시간을 많이 절약해 줌. 빈지워칭(Binge Watching, 밀린 콘텐츠를 한 번에 몰아보는 것)에 최적.
- PIP기능으로 홈버튼을 누르고 다른 작업을 해도 작은 화면으로 시청을 계속 이어 갈 수 있음.
- 한글화 포스터도 이제 좀 예쁘게 보인다.
- 돌비비전의 지원으로 시청시 최고의 몰입감 제공(4K보다는 HDR이 더 중요) .
- Adaptive Streaming 지원으로 버퍼링에 대한 짜증이 덜함.
- 연속 시청 시 고객이 보고 있는지 확인. 깜빡 잠에 들거나, 자리를 비웠을 경우 유용한 기능.
단점: 잘하는 것만 드러낸다.
- 검색: 자신들의 장점인 추천 서비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검색은 여전히 불편. 하지만 최근 제작사, 제작자 등 일부 데이터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콘텐츠 검색이 되기 시작. 모든 콘텐츠가 잘 홍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기억하는 정보는 정확하지 않음. 그래서 틀린 명칭이나 추측된 키워드로 검색이 가능케 하는 서비스가 넷플릭스에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음.
- 공유시, 일본어나 다른 나라의 언어로 메타데이터(MetaData)가 공유 될 때가 있음.
아이패드 경험 : ●●●●○ (4.0/5)
한줄평 : 업계의 표준. 하지만 검색은 좀 신경쓰길.
2. 왓챠플레이
작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넷플릭스를 벤치마킹만 한 것인가 실망스럽다. 작년에는 그랬다. 하지만 요즘 누가 물어보면 왓챠 플레이 이야기를 부쩍많이 하고 있다. 사실 그만큼 많이 좋아졌다.
장점: 왓챠만의 데이터 승리. 디테일이 모여 퀄리티가 되고 있다.
- 왓챠(Watcha.net)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좋다. 왓챠플레이는 왓챠의 평점을 올리기 위한 소비 도구 일지도 모른다. (OTT 사업자라면 돈을 주고 사고 싶을 멋진 왓챠의 코멘트들이 부럽다)
- 금요일에 올라오는 이번 주의 발견. 나의 추천작을 5편을 뽑아준다.
- 추천 이유 - 넷플릭스와는 다른 남이 추천해 주는 컬랙션이 마음에 든다. 내가 본 영화들의 태그까지.
- 오프라인 다운로드 기능도 편리.
- 내 친구들이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도 알려줌. 얼마나 이탈했는지까지 알려주는 유일한 서비스. (예) 향수 : 지인외 14명이 평가. 최근 한달간 시청률 상위 5%, 52%의 사용자가 1시간이상 시청, 선호태그 #몽환적인
- 오프닝 점프 지원. (심지어 자동으로 켜는 것도 지원)
- 공유시 태그(#왓챠플레이)와 키 콘텐츠의 경우 포스터에 명대사도 들어가서 공유.
- 탐색이 훌륭함. (장르/국가/특징 별로 콘텐츠 탐색 가능)
- 일부 멀티 자막 지원.
단점: 화질, 자막 빼면 흠 잡을게 그리 없다.
- 고해상도 포스터가 아쉬움. (아이패드 용은 없는 듯하다)
- 화질의 편차가 아쉬움. 자막도 번인된 경우가 많다.
- HDR 미지원.
- 검색이 제목, 감독, 배우로만 가능 (탐색은 잘되는데 왜 검색은 이랬을까 아쉽다.)
- 눈에 많이 들어오는 콘텐츠들(포스터가 작지만 그것을 잘 활용. 이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아이패드 경험 : ●●●◐○ (3.5/5)
한줄평 : 더 잘할 것이라 믿기에, 지켜보자.
3. 프라임비디오 (아마존의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이 서비스가 한국에 들어온지 벌서 1년이 넘었다. 미국 프라임을 끊고 한국 프라임을 쓴지 1년이 넘었다는 이야기이다. 필자는 벌써 7만원 이상 여기에 투자했다. 아마존이 대단하다고 다들 이야기하지만, 그건 아마존이 커머스를 제대로 하는 국가에서만 해당된다는 것을 잊지말자. (일본에 비하면 우리 나라는 서비스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존재감조차 없다.)
프라임비디오는 애정이 없으면 쓰기 힘든 서비스다. 현지화 콘텐츠가 아직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장점 : 콘텐츠에 관한 리뷰였다면 적을 것이 많았겠지만, 사용자 경험에선...
-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화면 구성은 가장 이상적. 주요 메뉴가 한 눈에 보임에도 불편하지 않다.
<(상단은 Home, TV Shows, Movies, 하단은 Browse, Watchlist, Downloads, Settings) >
- 콘텐츠에 대한 세부 정보도 가장 디테일이 있다.
- X-Ray, (아마존 X-Ray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다음 기사 참조(http://it.donga.com/25631/) 하지만 X-Ray 자체가 미디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폭 넓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에 이견은 없다)
- 한글빼고 다양한 자막과 언어 지원 (영어 공부하고 싶은 분들에겐 최고의 서비스)
단점 : 한국에서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이 없다.
- 현지화가 고려 안된 서비스. 자체 오리지널도 대부분 한글 자막이 없음
- 모든 메뉴, 부가 설명 심지어 X-Ray조차도 영어로만 되어 있음.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포루투갈어만 지원)
- 포스터 비율로 가로, 세로가 혼재. TV는 가로, 영화는 세로. 잘 정리되서 보여주는 것이 아님. 거의 퍼즐처럼 나온다.
- 모든 오리지널에 지원한다는 HDR은 어디 있는가.
- 글로벌 서비스인데도 아직도 불안함. 메타 정보 오류로 에피소드 제목이 노출 안되는 경우가 많음. 자막의 로딩 이슈로 초기 10~15초 동안 자막이 나오지 않는 버그는 여전. 한 동안은 한글 자막을 키면 서비스 전체가 다운되기도 했다.
아이패드 경험 : ●◐○○○ (1.5/5)
한줄평: 그럼에도 기다려 보겠다. 한국을 신경 써줄 예정이라면.
4.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가 웹툰, 웹소설에서 이제 영화까지 그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다양한 결제/충전 방법이 존재하는 카카오페이지의 경험을 영화로 확장. 여기서 포인트는 카카오페이지의 영화 서비스는 지금 필자와 같이 미디어를 기존에 보던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카카오페이지에서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만든 서비스라는 것이다. 그것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아주 훌륭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조금 불편한 서비스였다.
장점 : 웹툰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 서비스
- 10분 미리 보기 (아마 모든 미디어 서비스들이 따라 하지 않을까?) 10분 미리 보고 아 재미있네. 그만 봐야지.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물론 재미 없는 영화에는 10분 미리 보기는 리스크다. 상당히 흥미로운 서비스다. 누가봐도 장점이다. 10분이면 영화의 1/8을 공짜로 보여주는 마케팅이다.
- P&P (몇년전만 해도 Plug&Play 였는데 이제는 Pause&Play로 마케팅을 한다) 기능은 10분 단위로 콘텐츠를 쪼개서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이다. 케이블에서 항상 시작만 보고 마무리를 못 봤던 영화, 보고 싶은 장면만 다시 보고 싶은데 영화를 다 구매해야 하는 걱정을 덜게 했다. 이것만으로도 고객의 지갑 사정에 대한 걱정을 담은 서비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카카오페이지의 캐쉬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 출연자나 감독을 누르기만 해도, 관련 작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사람들이 얼마나 봤는지, 얼마나 재생 되었는지를 공개해 콘텐츠 구매를 자극하고 있다.
- 전용 쿠폰 제도가 있어서 콘텐츠 구매의 허들이 무척이나 낮다.
- 화질은 다양하게 지원하고 초고화질(FullHD)은 아이패드 프로에서도 충분히 시청할 만 하다.
단점 : 자칫하면 영화판 SMR(Smart Media Representative)이 될 수도 있다.
- 아이패드 전용 앱이 없는듯 하다. (포스터나 이런 부분이 고려가 덜 되어 있다.)
- P&P는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 영화를 한 번에 끝까지 보자니 대여권 한 번에 충전하기가 절차가 편하지 않은 편. 이것은 기존 카카오페이지 고객들에게는 충분히 익숙한 경험일 수도 있다.
-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 영화에 부가 설명이 기존 플랫폼사들과 다르지 않다. 영화에 대한 평은 댓글로만 판단이 가능하다.
- 월정액 서비스가 아니다. 사실 이 신규 서비스들은 월정액과는 맞지 않는다.
아이패드 경험 : ●●◐○○ (2.5/5)
한줄평 : 초기에 이 정도라면 올해 말에는 카카오페이지 세상이 될지도. 그들은 월정액을 지원하지 않는다.
5. 옥수수
한국판 넷플릭스가 되려고 한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라이브를 지원한다.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동일한 환경이 구성되어야 하는데, 이 큼지막한 아이패드 프로에서 가로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정말 필요한 방송 콘텐츠를 위해서라면 시청을 하겠지만,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아이패드 프로 사용자를 위해서라면, 적어도 '가로 UX를 제공하는 것이 좋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패드 사용자를 위한 업데이트 계획이 있었으면 한다.
아이패드 경험 : 평가 불가
한줄평 : 콘텐츠가 평가에 들어갔다면 높은 점수를 받았겠지만 아이패드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는 서비스를 아직 평가하긴 이르다.
이상으로 '아이패드 프로에서 시청한 전 세계 OTT플랫폼들 1부'를 마친다. 푹과 티빙 그리고 기타 서비스들에 대해서는 2부로 미루도록 하겠다. OTT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콘텐츠 외에 가장 큰 무기는 고객 경험이다. SNL에 따르면 고객 경험이 불편한 서비스는 재 방문을 할 확률이 30% 이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물론 킬러 콘텐츠가 있으면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고객 경험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킬러 콘텐츠가 없더라도 서비스의 질을 충분히 높일 수 있을 것이다.
IT칼럼니스트 김조한 넥스트미디어를 꿈꾸는 미디어 종사자. Rovi에서 Asia Pre-sales/Business Development Head, LG전자에서 스마트TV 기획자, SK브로드밴드에서 미디어 전략 기획을 역임했고, KickSubs CSO를 거쳤다. '플랫폼전쟁'의 저자이며, 페이스북 페이지 'NextMedia'를 운영 중이다. 미국과 중국 미디어 시장 동향에 관심이 많으며, 매일 하루에 하나씩의 고민을 풀어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글 / IT칼럼니스트 김조한(kim.zoh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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