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형 PC도 내장형 그래픽카드에서 벗어나 보자 - 이엠텍 제논 지포스 G210 Master 512MB HDMI LP
가만 보면 요새 나오는 그래픽카드들은 무척이나 덩치가 크다(고성능 그래픽카드일수록 더하다). 그런 탓일까? 이엠텍 제논 지포스 G210 Master 512MB HDMI LP(이하 G210)의 박스를 보았을 때도 ‘이 안에도 무척이나 큰 친구가 들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박스를 열고 G210을 꺼내보니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달랐다. 무척이나 큰 녀석이 있을 줄 알았는데 뭔가 존재감이 좀 약해 보이는 것이… 마치 예전에 쓰던 지포스 MX440을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상한 기분에 박스를 이리저리 살펴보니 40nm GPU, HDMI, LP(Low Profile). 이렇게 3가지가 적혀 있다. HDMI는 디지털 음성/영상을 전달해주는 포트가 달려 있단 얘기인 듯한데, 40nm GPU? LP?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이리저리 찾아보니 40nm GPU는 40nm 공정으로 만든 GPU(뭔가 더 복잡한 설명이 있었지만 본인 같은 보통 사람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였다)라는 뜻이고, LP는 기판을 얇게 만들어 슬림 케이스에도 장착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제서야 이렇게 작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기판을 보니 자그마한 팬이 하나 붙어 있고 그 외의 냉각장치는 보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성능이 높으면 높을수록 발열이 크다고 하는데 저렇게 조그만 쿨러 하나만 있어도 될 정도라면 고성능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력 단자를 살펴보니 D-SUB, DVI, HDMI. 이렇게 3가지가 달려 있다. 서로 다른 종류의 포트 3개가 달려 있어 활용도 자체는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기본으로 부착되어 있는 블래킷이 여타 다른 그래픽카드와 그 크기가 다르지 않았다. 그러면 이걸 어떻게 슬림형 케이스에 부착하나 싶었는데 잘 살펴보니 구석에 슬림형 블래킷이 들어 있었다.
블래킷을 바꾸니 한가지 문제가 생겼다. D-SUB 포트가 갈 곳을 잃은 것이다. D-SUB 포트를 쓰지 않는다고 하면 기판에서 분리하면 그만이지만 쓰고 싶은 사람의 경우에는 난처할 것 같다. D-SUB 포트를 사용할 수 있게 블래킷이 하나 더 들어 있었더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굳이 쓰고자 한다면 포트가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상태로 쓸 수는 있다).
메인보드에 그래픽카드를 장착하고 PC의 전원을 켰다. 윈도우가 부팅되고 나서 보니 이거 바탕화면이 조금 이상하다. 그래픽카드가 바뀌어서 기존에 깔려 있던 드라이버와 맞지 않아 정보를 화면에 제대로 표시하지 못하는 것이리라. 드라이버를 맞게 설치해야 제대로 보일 터. 함께 동봉되어 있는 CD를 ODD에 집어넣고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재부팅을 하고 나니 이제야 화면이 제대로 나온다.
게임 성능은 어느 정도?
보통 ‘그래픽카드’라고 하면 ‘게임을 하려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 게임을 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G210을 장착한 후 서든어택과 아바, 스타크래프트 2와 바이오해저드 5(레지던트이블 5)벤치마크 프로그램으로 테스트를 해보았다(참고로 테스트를 한 PC의 운영체계는 윈도우XP 서비스팩 3고, 인텔 코어 2 쿼드 CPU Q6600 2.4GB에 2GB램을 장착했다).
가장 먼저 테스트해본 게임은 대표적인 온라인 FPS, 서든어택. 딱히 그래픽 설정을 바꾸지 않고 플레이해 보았는데, 저사양 PC에서도 돌아가는 게임이니만큼 80프레임을 상회하며 아주 매끄럽게 잘 실행되었다.
다음으로 서든어택보다 좀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아바를 플레이 해보았다. 아바는 자체적으로 사용자의 사양에 맞게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데, 그것에 맞추어 옵션을 셋팅하고 게임 플레이를 해보았다. 그래도 아바가 서든어택보다 요구 사양이 더 높으므로, 좀 버거워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예상외로 큰 무리 없이 잘 돌아갔다. 간혹 플레이어가 많이 등장하면 순간적으로 40프레임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대개 60프레임보다 높게 나왔기에 게임 진행에 지장이 없었다(30프레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플레이하는데 지장은 없다).
오픈 베타 테스트 중에 있는 스타크래프트 2를 해보았다. 스타크래프트 2는 최적화가 굉장히 잘 되어 있어 저사양에서도 구동이 잘 되는 편이라고 한다. 1,280 x 720으로 해상도를 설정하고 모든 그래픽 옵션을 최하로 낮추니 과연 평균 60프레임을 넘기며 플레이할 수 있었다(캠페인모드 기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래픽 옵션을 중간까지 올려보았는데 역시나…. 그렇게 하니 프레임수가 20~30프레임 대로 떨어졌다(사실 플레이하는데 아주 큰 문제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해저드 5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실행시켜보았다. 바이오해저드5의 벤치마크는 동영상과 실제 게임 화면을 보여주는 Variable Benchmark와 특정 장면을 보여주는 Fixed Benchmak 이렇게 두 가지가 있기에 두 가지 모두를 실행시켜보았다. 그랬더니 둘 다 프레임이 좀 낮은 건가 싶더니 결국 10프레임 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해상도를 800 x 600까지 낮추고 모든 옵션을 최하로 낮추었더니 60프레임까지 올라왔지만… 그건 시각적으로 바이오해저드 5가 아닌 다른 게임이었다).
몇 가지 게임을 통해서 성능을 테스트해보니 웬만한 온라인 게임은 사양을 좀 낮추면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패키지 게임을 구동하는 것은 무리였다.
슬림형 PC도 내장형 그래픽카드에서 벗어나보자
슬림형 케이스를 택하고 있는 PC는 업그레이드를 하기가 까다롭다. 왜냐하면 성능이 좋은 PC 부품들은 대부분 크기가 큰 편이라 슬림 케이스 내부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슬림형 케이스에 맞는 부품은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업그레이드를 하려 해도 마땅한 제품이 없을 때가 많다.
현재 사용하는 슬림형 PC로도 일반적인 작업을 하는 데는 불편이 없지만 가끔씩은 온라인 게임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그래픽카드 자체의 성능이 그리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내장그래픽보다는 확실히 더 우수하고 온라인 게임들을 구동하는데 무리가 없는 정도이니 가격 대비 성능은 우수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내장형 그래픽카드로 근근이 버텨왔는데 새로 PC를 장만할 여유는 없고, 지금 PC로 1~2년 정도는 더 사용하고 싶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하나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물론 나머지 사양이 매우 떨어진다면 그래픽카드만 바꾼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성능이 좋아지지는 않는다는 걸 기억해두자).
글 / IT동아 구지원(endimia@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