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IT총결산] 삼성의 저력, 애플의 건재 확인한 모바일 시장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7년 모바일 시장을 이끈 건 예년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애플이었다. 4월에 삼성전자에서 갤럭시S8을 출시하면서 시작을 알리고, 11월에 애플이 아이폰X을 출시하며 한 해를 마무리 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제품의 단점은 줄이고, 장점을 극대화하여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제조사들의 노력이 눈에 띄는 한 해였다.
작년의 악몽 떨치기 위해 분주했던 삼성전자
2016년의 삼성전자는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그 원인은 물론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7의 잇따른 발화 사건, 그리고 이를 수습하기 위한 글로벌 규모의 리콜 때문이었다. 막대한 손실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2017년 출시되는 신제품들은 반드시 성공해야 했고, 그 선봉에 갤럭시S8, 갤럭시노트8이 있었다.
이 때문인지 2017년에 등장한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들은 전작의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면서 내실을 발전시키는데 집중했다. 4월에 출시된 갤럭시S8은 성능이 향상된 삼성 엑시노스9 신형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 외에 후면 1200만 화소, 전면 800만 화소의 카메라, 지문인식, 방수방진, 삼성페이와 같이 전작에서 호평 받은 기능들을 계승, 발전시켰다.
눈에 띄는 변화라면 화면 측면의 굴곡 유무에 따라 일반-엣지 모델로 나뉘던 전작과 달리, 엣지 화면을 갖춘 모델로 라인업을 통일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존의 엣지 모델에 비해 굴곡 부분의 면적이 적어 한층 안정적인 터치가 가능해졌다. 또한, 물리적인 홈버튼을 생략해 한층 깔끔한 전면 디자인을 실현한 것이 눈에 띈다. 9월에 출시된 갤럭시노트8은 갤럭시S8과 상단부분 특성을 공유하면서, 듀얼 렌즈 구성의 12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갖췄으며, 그리고 본체뿐 아니라 S펜까지 방수 기능을 지원하는 점을 강조했다.
갤럭시S8은 국내 예약판매 100만대, 출시 3주 만에 글로벌 1000만대를 넘기며 전작인 갤럭시S7의 판매량을 능가했으며, 갤럭시노트8 역시 출시 50여일 동안 국내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었다. 삼성전자로서는 한숨 돌리며 내년을 준비할만한 동력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7s 건너뛰고 나온 애플의 아이폰8, 그리고 '아이폰X'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잘 팔린 건 사실이지만, 화제성까지 따지면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만한 제품은 올해 없었다. 당연히 나올 줄 알았던 ‘아이폰7s’ 시리즈를 건너뛰고 ‘아이폰8’ 시리즈로 직행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폰 10주년 기념 제품이라는 ‘아이폰X(텐)’ 까지 모습을 드러내 전 세계의 시선을 한 눈에 모았다.
4.7인치 화면의 아이폰8, 그리고 5.5인치의 아이폰8 플러스(Plus)는 11월 3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고광택 글래스 기반의 세련된 디자인 외에 한층 향상된 고성능 프로세서 및 Qi 표준 규격의 무선 충전 기능 등을 탑재해 성능뿐 아니라 활용성까지 동시에 높였다. 특히 아이폰8 플러스의 경우는 듀얼 카메라 및 광학 줌, 인물사진 모드 등을 갖추고 있어 한층 고화질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역시 같은 달 24일부터 국내에 팔리기 시작한 아이폰X이다. 전반적인 사양은 아이폰8 플러스와 유사하지만, 디스플레이의 형태, 그리고 전반적인 디자인은 완전히 다르다. 상단의 일부를 제외하면 본체 전면 전체가 화면이며,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홈 버튼마저 삭제되어 5.8인치의 화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5.5인치 화면의 아이폰8 플러스보다 작고 가벼운 점이 호평을 받았다.
양강 사이에서 존재감 드러낸 LG전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LG전자는 3월에 G6, 9월에는 V30을 각각 출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 제품은 광각촬영이 가능한 듀얼 카메라,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LG페이 기능을 지원한다. 그 외에 고음질 음원 감상에 최적화된 쿼드 DAC, 화면 전반의 색감을 향상시키는 HDR 기술을 탑재하는 등, AV 관련 성능이 충실한 것을 강조했다.
그 외에 LG전자는 자사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를 적용한 한정판 스마트폰인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국내 300대 한정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출고가 200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높은 기본 사양을 갖춘 것 외에 특수 가공한 지르코늄 세라믹 재질을 적용하고 전담 상담 요원을 배치하는 등의 차별화를 기했다. 당장의 수익을 내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향후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고자 하는 목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존재감 줄어든 태블릿PC 시장, 그래도 애플은 건재
2017년 태블릿 시장은 애플의 신형 아이패드 프로 10.5 및 12.9가 고급형 시장을, 신형 아이패드 9.7이 중급형 시장을 이끌었다. 그 외에 태블릿PC와 노트북을 겸하는 범용성이 특징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형 서피스 프로, 그리고 안드로이드 태블릿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삼성전자 갤럭시탭S3 및 갤럭시탭A가 경쟁을 하는 구도가 전개되었다.
다만, 태블릿PC 시장 자체의 성장세가 둔화되었고, 일반 노트북의 휴대성 및 가격 경쟁력이 한층 좋아짐에 따라 예전과 같은 화제성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삼성전자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시리즈의 대항마로 내놓은 윈도우 태블릿인 갤럭시북 시리즈 역시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애플 외의 업체들에게 있어 태블릿PC 시장은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