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4 예약 판매 돌풍에 가려진 그늘

이기성 wlrl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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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접수 이틀 만에 15만 대 돌파’, 이것이 출시를 앞둔 애플 아이폰 4의 위력이다(2010년 8월 20일 기준).

KT는 지난 18일, 대한민국에 스마트폰 열풍을 몰고 온 아이폰 3Gs의 후속 모델 ‘아이폰 4’의 온/오프라인 예약 접수에 들어갔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출시가 지연되면서 지난해 출시를 앞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이폰 3Gs의 선례를 재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려왔지만, 어찌 됐든 KT는 늦어도 두 달을 넘기지 않겠다고 공언(지난 7월 17일 발표한 공식 입장)한 내용을 지키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리하여 8월 18일 새벽 6시, 드디어 아이폰 4의 예약 접수가 시작됐다. 그러나 아이폰 4에 대한 관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른 새벽 시간임에도 접수자가 몰리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자신한 KT의 예약 사이트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서버 다운)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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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구매자에게 악몽 같았던 ‘본인 인증 페이지’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KT는 예약 접수 폭주로 인해 접속 불량이 나타나고 있다는 메시지를 띄웠을 뿐, 접속 불능 사태에 대한 안내나 공지는 전혀 없었다. 이런 미온적인 대처에 결국 이른 시간부터 예약을 기다렸던 구매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접속 불능 상태는 8시가 지나면서 차츰 해소되기 시작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일찍 예약을 마치고 유유히 출근하려던 상당수 직장인이 예약을 포기하고 출근길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접속자가 줄어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출근길에 트위터를 통해 예약 상황을 묻는 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아이폰 3Gs 예약 판매분 배송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KT는 이번에는 구매자가 직접 수령을 위한 대리점을 선택하거나, 택배 배송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여기에 예약 발송 그룹(회차마다 일정 수의 물량을 배정해놓고 순차적으로 배송을 진행, 1차 2차 3차… 등)을 나눠 배송 지연에 따른 구매자들의 원성을 피하려는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내용이 제대로 안내되지 않았다는 것. 게다가 대리점별로 할당량이 고정되어 있어, 자신이 수령지로 지정한 대리점에 물량이 없으면 예약 신청을 완료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 어쩔 수 없이 다음 그룹으로 넘어가 물량이 풀리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 경우 배송이 후순위로 밀려나, 애써 예약 구매를 신청한 보람이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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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에 성공한 이들에겐 이제 기약 없는 ‘기다림’이 남았다

하지만 이런 우여곡절에도 아이폰 4 예약 열기는 이틀 새 15만 대를 돌파할 만큼, 식을 줄 모르고 뜨겁다. 앞으로 온라인은 24일까지, 오프라인은 출시 전날까지 예약 접수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예약 판매 추이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현재까지 정확한 출시일과 예약 그룹별 배송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공언한 날짜(두 달 이내)와 배송 대란(물량 급증으로 인한 배송 지연)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추석 이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예약 구매자들에게는 초조한 기다림만이 남았다. KT가 지난 과오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이번만큼은 제대로 아이폰 4를 공급하길 바라는 바이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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