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동영상과 음악 감상에 최적, 화웨이 비와이 패드2
[IT동아 이상우 기자] 한 때 7~10인치 사이의 보급형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유행 처럼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제품을 보기 힘들어졌다. 스마트폰 화면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배터리 지속 시간도 늘어나면서 굳이 별도의 태블릿PC를 휴대해야 할 필요가 줄었다. 뿐만 아니라 노트북(울트라북)이나 2-in-1 PC도 안드로이드 태블릿PC만큼 얇고 가벼워지면서 태블릿PC보다, 성능이 좋은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늘었다.
과거보다 수는 줄었지만,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여전히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아무리 커졌다 하더라도 태블릿PC보다는 작으며, 노트북이 아무리 얇고 가벼워졌다 하더라도 모바일 게임 같은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기는 어렵다. 즉 엔터테인먼트 분야 만큼은 여전히 태블릿PC가 유용하다.
KT가 출시한 화웨이 비와이(Be Y) 패드2 역시 이런 맥락의 제품이다. 8.4인치의 큰 화면과 우렁찬 내장 스피커를 통해 동영상 감상에 어울린다. 또한 7mm 정도의 얇은 두께로 휴대성을 높였으며, LTE 네트워크도 지원해 와이파이가 없는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비와이 패드2는 지난해 등장했던 비와이 패드의 후속작이다.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해 전체적인 크기는 거의 유사하지만, 무게는 가벼워지고 두께도 미세하게 얇아졌다. 특히 이너베젤(일명 구라베젤)을 최대한 줄여, 비슷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화면 크기는 8.4인치로 약 0.4인치 늘었다. 화면 해상도가 풀HD급에서 QHD급으로 높아졌고, 프로세서 성능 역시 향상됐다.
사실 몇 년전 출시된 태블릿PC의 경우 7인치 정도의 제품이라 할지라도 화면 좌우의 테두리(베젤)가 넓어 손이 작은 사람은 한 손에 쥐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비와이 패드2는 화면 크기가 8.4인치이지만, 과거 7인치 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한 손에 쥘 수 있다.
이 제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음질, 특히 내장 스피커의 성능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내장 스피커는 음질이나 출력이 다른 스피커와 비교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최대 음량이 상대적으로 작고, 스피커의 성능 한계로 큰 소리가 나면 소리가 떨리거나 찢어진다. 이 때문에 영화나 방송 같은 동영상 콘텐츠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하거나 아예 이어폰을 사용한다.
하지만 비와이 패드2의 내장 스피커는 아주 큰 소리를 낸다. 음량을 최대로 높이면 마치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한 것처럼 소리가 크다. 또 고음에서도 찢어지거나 떨리는 소리 없이 깔끔하다. 이 때문에 집에서 혼자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틀어 두기에 어울린다.
내장 스피커가 배치된 위치는 동영상 감상에 적절하다. 보통 이러한 제품의 내장 스피커는 충전 단자 바로 옆, 즉 하단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이와 달리 비와이 패드2는 하단과 상단 양쪽에 모두 있다. 동영상을 보기 위해 화면을 가로로 놓으면 스피커가 좌우에 위치하기 때문에 동영상을 감상할 때 좌/우 소리가 비교적 잘 구분돼 들린다.
뿐만 아니라 스피커 위치도 하단/상단 중앙이 아니라 조금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다. 만약 게임을 하기 위해 본체롤 양 손으로 잡더라도 손가락이 스피커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다.
음질 자체도 신경 쓴 모습이다. 화웨이에 따르면 고급 DAC 제조사인 AKM의 DAC를 탑재했으며, MP3 같은 일반적인 파일뿐만 아니라 FALC 등의 무손실 음원도 재생할 수 있다. 다만 DSD 처럼 형태가 특수한 파일은 재생할 수 없다. 기본 재생 앱에서는 각 파일의 음질을 표시하는 약어가 붙어있다. 일반 음질의 경우 SQ, 고음질의 경우 HQ라는 마크가 붙는다. 그런데 이 구분이 조금 부정확한 부분도 있어서 아쉽다. 예를 들어 320Kbps의 MP3 파일은 HQ로 분류하지만, 24bit/48KHz의 고음질 FLAC 파일은 SQ로 분류해버린다.
화면 하단에는 마치 홈버튼 처럼 생긴 지문 인식 센서도 있다. 지문을 등록해두면 화면을 켜지 않고, 센서에 등록한 손가락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화면 전원을 켜고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세로로 사용하든 가로로 사용하든 엄지가 가장 편했기 때문에 양손 엄지를 모두 등록해서 사용했다. 홈버튼 처럼 생겼지만 실제로 누를 수는 없다. 기존에 홈버튼과 지문인식 센서가 하나로 돼 있던 스마트폰을 사용했다면 바탕화면으로 나가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이 버튼을 누르는 등 사용 초기에는 조금 어색할 수도 있겠다.
성능은 큰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모바일 게임인 '액스'를 구동해보면 일반적인 사냥이나 전투에서는 그래픽 설정을 '높음'으로 해도 거의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작동한다. 하지만 분쟁전 처럼 많은 사용자가 한 자리에 모이는 경우에는 그래픽 설정을 중간 정도로 낮추는 것이 좋겠다. 기본 저장 공간은 16GB며, 추가로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갖췄다. 사진, 동영상, 음악 등 콘텐츠 파일은 SD카드에 저장하고, 필요한 앱만 본체에 저장하는 것이 좋겠다.
5,100mAh 배터리는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필자의 경우 약 24시간 동안 충전 없이 출퇴근 시간 및 틈틈이 웹툰을 정주행하거나 웹 페이지 검색을 했다. 이 때 남은 배터리는 약 50% 정도다. LTE 네트워크 대신 와이파이를 사용했지만, LTE에서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카메라 화소는 800만 화소로, 최근 등장하는 스마트폰 카메라(1,300만 화소 정도)와 비교하면 조금 아쉽다. 하지만 카메라 기능 자체는 준수하다. 셔터 속도, 감도, 화이트밸런스, 초점 등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프로 사진, 프로 비디오 모드가 있어, DSLR 카메라 등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원하는 설정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비와이 패드2는 현재 KT를 통해 일정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해야 구매할 수 있다. 단말기 출고가는 33만 원이며, 가장 저렴한 요금제(데이터 월 500MB)를 선택할 경우 11만 4,000원의 공시지원금과 1만 7.100원의 추가지원금이 나온다. 남은 단말기 대금을 24개월 할부로 할 경우 요금제 + 단말기 할부금은 월 1만 9,280이다(6.4GB 요금제 기준 3만 6,920원).
사실 비와이 패드2는 기존에 무제한 요금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 월 7만 원 정도의 요금(요금제 + 할부금)이 나오는데, 여기에 약 2만 원 정도의 비용을 2년간 추가로 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뜰폰 가입자나 저렴한 스마트폰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 피처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추가적으로 큰 화면을 통해 유튜브, 올레TV모바일 등 동영상 콘텐츠를 보고싶을 때 유용하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