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실에 집중한 휴대용 프로젝터, LG 미니빔 TV PH30JG
[IT동아 강형석 기자] 최근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보면 과거에 즐겼던 것들이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로 대형화가 이뤄졌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20~30인치 디스플레이를 보면 크다고 느껴졌지만 지금은 55~80인치 디스플레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해상도 또한 대폭 향상돼 현재는 피사체의 디테일 하나하나 볼 수 있을 정도다.
디스플레이는 분명히 커졌지만 프로젝터에 비하면 여전히 작다. 소형 제품이라도 100인치 면적은 쉽게 그려내기 때문이다. 물론 4K UHD를 격하게 받아들인 TV들과 비교하면 초라하지만 극장에서나 맛 볼 수 있을법한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주는 감동은 프로젝터만이 가능한 부분이다. 가정에서도 화질을 제외하면 가격대 화면 면적은 프로젝터가 우위에 있다.
이런 프로젝터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거실 어딘가 거치해 놓고 쓰는 것이 아니라 크기가 점점 작아지면서 언제 어디서든 쓸 수 있게 됐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배터리만 충전해 놓으면 전원 없이 큰 영상을 제공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기능도 다양해져서 일부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탑재하기도 하고 자체 저장공간을 제공해 스스로 영상을 재생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LG 미니빔 TV PH30JG는 사뭇 진지한 휴대용 프로젝터다. 다른 제품들이 잔재주를 품으려 열심히 노력할 때, 이 제품은 프로젝터 본연의 성능을 갈고 닦았기 때문이다.
직관적인 디자인과 구성
LG 미니빔 TV PH30JG의 디자인은 직관적이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어려운 이미지를 심어주는 다양한 버튼도 많지 않고 단자 구성도 깔끔하다. 본체는 모두 흰색으로 마무리 되어 있지만 일부 반짝이는 금속 소재의 코팅도 이뤄져 있어 포인트를 준다. 많지는 않지만.
크기는 대략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중대형 물티슈와 비슷한 느낌이다. 정확한 수치로는 폭 85.5mm, 길이 146.9mm, 두께 36.5mm다. 소형 가방에 휴대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고 백팩이나 적당한 크기의 가방이라면 충분히 휴대 가능한 수준이다. 무게는 490g으로 비교적 무난한 편이다.
기기 전면에는 화면을 표시하기 위한 렌즈가 장착되어 있다. 양쪽 측면에는 통풍구가 있는데 내부에서 발생하는 발열을 해소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렌즈도 지름 약 1cm 가량으로 휴대용 제품이라 하기엔 제법 대구경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LG는 250 안시루멘의 밝기와 10만:1의 명암비를 구현했다. 램프의 수명은 3만 시간 가량으로 일반적인 환경에서 여유롭게 활용할 정도라 하겠다. 해상도는 HD(1,280 x 720)를 지원한다.
투사거리는 58.5cm에서 115인치 가량을 보여준다. 50.8cm에서는 100인치를 표시한다. 거리에 따라 표시되는 화면 크기는 달라지므로 공간에 맞춰 감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최대 투사거리를 넘어서면 초점이 잡히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된다. 초점은 렌즈 옆에 배치된 초점 다이얼을 돌려 맞추는 방식이다.
기기의 조작은 상단에서 이뤄진다. 상하좌우 조작 가능한 버튼과 전원 버튼이 전부다. 이를 가지고 조작과 결정을 진행한다. 기본적으로 중앙의 전원버튼을 길게 누르면 켜고 끄는 역할을 하게 되고, 짧게 한 번 누르면 기능을 결정한다. 주변에 있는 4방향 버튼은 메뉴 내 이동을 담당한다.
본체의 조작 체계가 간소화되어 있기에 세밀한 조작은 어려운게 사실. 이에 LG 미니빔 TV PH30JG에는 무선 리모컨이 함께 제공된다. 여기에는 전원은 물론이고 연결 미디어/외부 입력 선택과 다양한 모드들을 한 번에 설정하거나 불러 올 수 있다. 가급적이면 리모컨을 활용하는 것이 조작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
리모컨에는 AAA규격 배터리 2개가 탑재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규격인 만큼 사용에 대한 불편함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작동 범위는 6m 이내이니 참고하자.
기기 좌측(렌즈 정면 기준)에는 전원 입력 단자와 USB-C 규격 단자, 이어폰 단자 등이 자리하고 있다. LG 미니빔 TV PH30JG를 충전하거나 전원을 연결해 사용하는 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USB-C 규격 단자는 외부 기기 충전에 사용할 수 있다. 해당 단자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및 노트북이 이에 해당된다. 별개로 USB-C 규격을 지원하는 기기라면 케이블 연결로 음성과 영상 출력도 가능하다.
배터리 용량은 9,000mAh 정도로 기기 사용 시 최대 4시간 정도 쓸 수 있는 체력을 제공한다. 이는 화면 밝기나 무선 활용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어디까지나 참고만 할 부분이다.
기기 우측(렌즈 정면 기준)에는 HDMI 단자와 USB-A 규격 단자, 켄싱턴 잠금 장치가 있다. 외부 입력을 받기 위한 단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필요한 기능을 잘 배치한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HDMI 단자가 미니나 다른 규격이 아닌 일반 HDMI 단자와 동일하기에 외부 플레이어나 게임기, PC 등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 보인다.
USB-A 단자는 메모리나 외장 하드디스크에 연결해 사진이나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신 기기 특성상 모든 영상/오디오 포맷을 지원하지 못한다. LG측에서는 최대 20Mbps의 전송률과 최대 풀HD 해상도, 30 프레임(초당 재생 이미지 수) 움직임을 갖춘 영상 파일을 지원하도록 했다. 일단 일반적으로 쓰는 MP4나 MKV, AVI와 같은 포맷은 대부분 지원한다.
오디오는 조금 까다롭다. MPEG-1, MPEG-2, MPEG-1 레이어2/3, 돌비 디지털 등을 지원하지만 간혹 일부 영상 파일의 오디오 음원을 재생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사진도 일반적인 포맷은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저장장치는 FAT32와 NTFS에만 대응하고 있으므로 exFAT를 쓰는 매체가 있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간단한 연결과 조작 메뉴 구성
LG 미니빔 TV PH30JG는 무선 디스플레이 연결 기능을 가지고 있어 해당 기기만 있으면 스마트기기의 화면을 프로젝터로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와이파이-다이렉트(Wi-Fi Direct)에 기반한 무선 미러링 기술(미라캐스트)에 대응한다. 애플 iOS의 에어플레이를 통해 실행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결을 시도했지만 불가능했다.
안드로이드 연결 방법을 살펴보자. 예시 기기는 LG G6다. 먼저 LG 미니빔 TV PH30JG를 켠 상태에서 미러링을 선택하자. 이어 안드로이드 기기 설정 내 <네트워크> 탭에 있는 <연결> 항목에 <콘텐츠 공유 및 기기 연결> 메뉴를 선택하자. 이 메뉴는 타 기기와 사진, 영상, 음악 등을 무선 공유하는 기능을 관할한다. 이어 <화면 공유> 항목을 터치해 접근하자. 화면 공유가 기본적으로 비활성화 되어 있는데, 상단에 있는 스위치 모양 아이콘을 터치하면 기기를 검색하고 상호 연결이 가능해진다.
프로젝터에 전원을 인가하니 LG TV에서 봤음직한 화면이 나타난다. 아무것도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성화 되면 이 같은 화면이 나온다. 이 때 블루투스나 유선 연결이 이뤄지면 스스로 장치를 인지해 화면을 표시하며 세부 기능은 본체 또는 리모컨을 활용해 조절하면 된다.
타 기기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제공되거나 자체적으로 실행 가능한 운영체제를 탑재해 제공하기도 하지만 LG 미니빔 TV PH30JG는 말 그대로 프로젝터 역할에 매우 충실하다. 스마트폰이나 유선(USB) 연결을 통한 활용이 아니라면 자체 구동은 어렵다.
조작 메뉴 구성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기본적으로 영상, 음성, 시간, 무선, 일반1/2, 외부입력, 내 미디어 등 총 8개 메뉴가 제공된다. 화질부터 음량, 무선 장치, 키스톤 등 대부분의 설정과 외부 장치 연결에 의한 재생 등 본질적으로 거치형 프로젝터와 다를 것이 없다. 해상도가 낮은 일부 미니 프로젝터는 화면이 뿌옇게 나오게 되는데, 이 제품은 HD 해상도이기에 더 선명한 화질을 보여준다.
세부 메뉴 구성도 간편하게 다룰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다. TV 메뉴 구성에 프로젝터 관련 기능 몇 개 추가된 듯한 인상이다. 당연할 수 있지만 기능에 대한 표현이 잘 되어 있고,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서 설정만 잘 하면 깔끔하고 쾌적한 영상 감상이 가능하다. 편의성이나 구성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HD 해상도로 느끼는 깔끔한 화질
LG 미니빔 TV PH30JG을 체험해 봤다. 기자가 보유한 G6와 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해 스트리밍 영상과 게임 등을 실행했다. 길지 않은 시간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화질이 좋다’라는 것이다. 휴대용 프로젝터지만 제법 선명한 화질과 자연스러운 화면을 감상할 수 있었다.
미라캐스트로 연결된 상태에서도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했기에 유투브를 활용해 영상을 재생해 봤다. 약 1m 이내의 범위 내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이나 온라인 영상 등을 감상하면 불편함 없이 쾌적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약 3m 가량 벌어지면 조금씩 끊기는 구간이 발생하는데 감상에 큰 지장은 없다. 테스트 결과, 가급적 5m 이내에 무선 재생 기기가 있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무선(LTE)에 다시 무선(미라캐스트)으로 전송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기기간 지연은 존재한다. 기본 설정에서 보면 약 1초 가량의 지연이 존재한다. 하지만 재생 자체는 정상으로 이뤄지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송 과정 자체에서만 지연이 있을 뿐이다.
게임도 잘 실행된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소녀전선이라는 게임을 실행했는데, 잘리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 없이 잘 표시해 준다. 역시나 지연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조작하는 게임에서는 다소 불리한 면이 없지 않다. 이럴 때에는 유선 연결을 하거나 정적인 장르의 게임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상도가 HD(1,280 x 720)이고 명암비가 10만:1이기 때문에 화질 자체는 자연스럽다. 대신 밝기가 250 안시루멘이기 때문에 약간의 빛이 있으면 감상이 어렵다. 안시루멘은 미국표준협회(ANSI)의 표준 밝기를 의미한다. 측정 방법은 프로젝터를 40인치 크기로 투사한 다음, 화면 상의 백색 화면을 9개의 직사각형으로 나눠 각 사각형의 밝기를 평균 측정한다.
흔히 1 안시루멘이 촛불 1개 정도의 밝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이와 많이 비교하게 된다. 이 제품은 250개의 촛불이 내는 빛에 준하는 밝기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밝지만 형광등이나 광량이 많은 환경에서는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때문에 이 제품으로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려면 가급적 빛을 차단하고 저조도 환경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어두운 곳) 어디서든 선명한 화질을 감상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라거나 자체 저장공간과 같은 잔기술보다 프로젝터 본연의 성능에 집중한 LG 미니빔 TV PH30JG. 때문에 소형 프로젝터임에도 어지간한 동급 거치형 프로젝터와 견줘도 손색 없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선명한 HD 해상도 영상을 전원 케이블 없이 최대 4시간 감상 가능한 점은 거치형이 따라 올 수 없는 이 제품만의 매력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소음이다. 시끌벅적한 영상이나 게임을 즐기면 모르겠지만 조금 정적인 콘텐츠를 즐긴다면 냉각팬 소음은 조금 거슬릴 수 있다. 여기에 비교적 큰 렌즈를 채용했음에도 덮개가 본체에 없는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할 부분이다.
하지만 인터넷 최저가 57만 원대의 값어치는 충분히 해낸다고 여겨진다. 풀사이즈 HDMI 단자와 USB-C 단자를 활용한 충전 및 영상 재생, 무선 연결의 편의성만 따져봐도 충분한 이점을 제공한다. 좁은 원룸이나 야외(야간)에서 큼직한 영상을 감상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라 평가해 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