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안의 낯선 목소리, '누구'냐 넌? SKT 'T맵x누구' 발표
[IT동아 권명관 기자] 2017년 9월 7일, SK텔레콤이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T 타워 본사에서 기존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에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탑재한 차세대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 x 누구(t map x NUGU)'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은 T맵에 누구를 탑재한 것에 대해 운전자를 위한 안전과 편의 기능이다. 단순하게 한두 단어의 음성을 텍스트로 바꿔 검색을 지원하는 수준에서, T맵x누구는 음성만으로 내비게이션 기능뿐만 아니라 누구의 다양한 서비스를 연동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T맵x누구 발표와 기능 설명을 위해 SK텔레콤 AI사업단 이상호 단장이 직접 나섰다.
먼저 이상호 단장은 T맵 서비스의 과거와 오늘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T맵은 지난 2002년 '네이트 드라이브'로 시작해, 2005년 휴대폰에 GPS를 탑재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9년 스마트폰용 T맵을 선보인 이후, 사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새로운 기능 추가, 사용자를 위한 인터페이스 등을 추가했고, 나름 '진화'했다고 생각한다. 이어서 2010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T맵 2.0'을, 2011년 아이폰용 'T맵 3.0'을 선보였고, 작년 SK텔레콤 사용자뿐만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T맵을 공개해 월 사용자 1,000만 명 이상을 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T맵 월사용자는 2016년 기준 1,013만 명으로, 올해 1,1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된다. 2016년 6월 타이통사 사용자에게 공개하기 전에는 734만 명이었지만, 7월 19일 공개한 이후 2016년 11월 사용자는 909만 명, 2017년 8월 현재 사용자는 1,021만 명에 달한다. 타이통사 사용자 비율은 23% 정도다. T맵 하루 평균 사용자수는 240만 명이다. 이상호 단장은 "휴대폰으로 내비게이션을 대체해 이용하는 사용자는 국내 1,5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앞선 데이터는 이중 T맵 사용자가 68%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또한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자동차 보유 수는 2,180만 대로 이중 T맵 사용자 비율은 48%에 달한다"라며, "카카오톡 사용자는 하루 평균 33분을 이용하는데, T맵 사용자는 하루 평균 62분을 사용한다. 240만 명이 하루 62분을 사용하다는 뜻으로 이걸 곱하면 283년이란 수치가 나온다. 또한, 하루 평균 1억 1,200만km를 T맵 사용자들이 운전한다. 만약 240만 명의 사용자가 1분만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4.6년을 절약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내비게이션 음성 인식률은 90% 이상
이상호 단장은 T맵에 음성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사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7년 7월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12명이 8,400발화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당시 40km/s 이하로 운전하는 저속 주행 시 96.3%, 80km/h 이상의 고속 주행 시 92.5%에 해당하는 음성명령 인식 성공률을 달성했다. 아, 창문은 닫은 상태로 테스트했다. 창문을 열고 운전할 경우에는 사람간 대화도 어렵기 마련이지 않은가"라며, "운전하면서 손발은 자유로울 수 없다. 휴대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지금, 음성만으로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T맵x누구는 운전 중 휴대폰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음성만으로 목적지를 새롭게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또한, 경로를 안내받는 도중 음성 명령을 통해 언제든 근처에서 가장 저렴하거나 가까운 주유소를 찾을 수 있으며, 주차장, 사고상황 등 도로교통 정보 등도 안내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길 안내 볼륨을 조절하고, T맵을 종료하는 것도 음성으로 할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 연구결과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은 음주운전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 알콜 농도 0.1%에 가까운 위험한 상태로 운전하는 것과 같다. 일반 운전자와 비교하면 교통사고를 일으킬 확률은 4배 이상 높고, 운전대 조작 실수, 급브레이크, 신호위반, 차선위반 등교통 수칙을 위반할 확률은 3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다 2016년 경찰 단속에 걸린 건수는 7만 3,266건으로 2013년 3만 3,536건과 비교해 118%나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적발건수는 3만 9,985건으로 이미 지난해 절반 수준을 넘어선 상황. 이 단장은 "T맵은 월 1,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번 T맵x누구 서비스 시작 이후 휴대폰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낮아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T맵x누구를 이용하면 버튼을 누른 뒤, "코엑스 가자"라고 하거나, "아리야"라고 부른 뒤 "코엑스 가자"라고 말하면 활성화된다. 버튼을 누르거나 "아리야"라고 음성으로 불러 활성하는 기능은 내부 설정에서 바꿀 수 있다. 이어서 T맵x누구가 알려준 여러 경로 중에 "첫번째" 또는 "세번째" 등으로 경로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이상호 단장은 "T맵x누구는 오늘 오후 2시부터 원스토어에서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는 9월 15일부터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아이폰 앱스토어에는 10월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오는 11월 추가 업데이트를 통해 T맵 사용 중 걸려 온 전화를 음성명령만으로 받거나 '운전 중'이나 '도착 예정시간'을 문자로 보내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해당 업데이트에는 내비게이션 화면도 사용자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기존 T맵 전화 수신 화면은 전화 수신 화면이 내비게이션 화면을 가려 화살표와 안내지까지 남은 거리만 작게 표시되어 불편했다. 바뀌는 화면은 기존 내비게이션 화면을 그대로 유지한 채 화면 아래쪽에 전화한 사람의 정보가 표시되어, 내비게이션 안내를 불편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상호 단장은 "T맵을 이용하는 도중에 전화 수신 시, 내비게이션 화면이 가려지는 것에 대해 사용자가 가장 많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11월 업데이트는 이 부분을 해소해 내비게이션 화면 안내를 우선으로 안내한다. 또한, 음성으로 문자 대응할 수 있어 안전성을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음악, 야구 스코어, 뉴스 등을 알려주는 T맵x누구
SK텔레콤의 AI스피커 누구와 누구 미니 등이 제공하던 서비스도 T맵 속에 그대로 들어온다. 누구 스피커가 제공하는 30가지 기능 중 운전에 특화된 약 10가지 기능을 그대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것. 프로야구 경기 결과, 주요 뉴스 브리핑, 라디오 듣기, 날씨 및 운세 조회 등은 T맵 업그레이드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T맵 외에 '누구' 앱을 추가로 설치하면 멜론을 이용한 음악 감상, 구글 캘린더를 연동한 일정 조회 등도 사용할 수 있다. 가정 내에서는 누구를, 자동차에서는 T맵x누구를, 야외에서는 누구 미니를 통해 사용자들이 AI 비서를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계획이다.
실제로 누구는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에 지속 탑재,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상호 단장은 "T맵x누구를 시작으로 10월 키즈폰에, 12월 SK텔레콤 IPTV 서비스 'BTV'에 누구를 탑재하고, 2018년에는 누구를 오픈 플랫폼으로 공개한다. 더 많은 개발자와 서드파티 파트너들이 누구를 이용해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와 아이디어,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T맵에 누구 서비스를 탑재하며, 1,000만 명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실제로 누구와 같은 AI 비서 서비스는 사용 건수 즉, 모수가 많을수록 서비스와 성능을 고도화할 수 있다. 만약 하루평균 사용자 240만 명의 T맵 사용자들이 하루에 2건씩만 음성명령을 이용해도 매일 누구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는 480만 건이 쌓이는 것. 이를 통해 누구를 사용자 친화적인 AI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참고로 T맵x누구 구동어는 '아리아', '팅커벨' 두 종류 중 선택할 수 있으며, T맵x누구 업데이트는 삼성 갤럭시S7과 S7 엣지에 먼저 적용된다. 이후 15일부터 앞서 언급한대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 업데이트 이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 모델로 확대되며, 아이폰 사용자들은 10월부터 이용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