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을 딛고 돌아온 노트 시리즈, 갤럭시노트8
[IT동아 강일용 기자] 배터리 폭팔 사건으로 큰 홍역을 치른 갤럭시노트 제품군의 최신작이 다시 우리 곁에 왔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Galaxy Note 8)'을 공개했다.
갤럭시노트8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최신 기술의 전시장이나 다름 없었던 기존 갤럭시노트 제품군과 달리 안정성을 선택했다.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S8과 유사한 스펙에 노트 제품군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했다. 스펙 면에서 큰 상향은 없었지만, 사용자환경과 카메라 면에선 큰 발전이 있었다.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대거 추가하고, 듀얼 카메라를 탑재해 풍경뿐만 아니라 인물 촬영에도 강점을 부여했다.
노트 시리즈의 정체성 S펜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되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S펜일 것이다. 손가락 뿐만 아니라 S펜을 활용해 보다 정밀한 입력을 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8에 탑재된 S펜은 4096단계의 필압을 지원한다. 펜 기울기에 따라 선의 굵기가 달라지는 기술과 0.7mm에 불과한 펜촉 덕분에 실제로 노트에 글을 적는 것과 유사한 필기감을 느낄 수 있다. S펜의 성능 자체는 전작 갤럭시노트7, 갤럭시노트 FE와 동일하다.
대신 사용자환경에 면에서 새로운 기능이 많이 추가되었다. 전작부터 보유하고 있던 꺼진 화면 메모, 번역기 기능에 '라이브 메시지'라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라이브 메시지는 사용자가 S펜으로 적은 글 또는 그림이 움직이는 그림(움짤)인 GIF 파일로 전환되어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이다. 최대 15초까지의 움짤을 만들어서 전달할 수 있다. 한 번 만든 움짤은 갤럭시노트8에 저장해두고 계속 활용할 수 있다. 국내나 아시아에선 사용 빈도가 뜸하지만, 미국 등 북미에선 움짤로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이 각광을 받고 있다. 갤럭시노트8의 라이브 메시지는 이러한 북미 사용자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꺼진 화면 메모 기능도 한층 발전했다. 꺼진 화면 위에 하얀 글씨로 최대 100장까지 글을 메모해둘 수 있다. 번역기 기능의 경우 최대 39개의 단어를 구글 번역 서비스를 통해 71개 언어로 번역할 수 있다. 단순 번역뿐만 아니라 화폐나 무게 단위 변환 등도 지원한다.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최초, 듀얼 카메라
갤럭시노트8은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듀얼 카메라를 도입했다. 듀얼 카메라란 화각(사진의 시야 범위)이 다른 두 개의 카메라를 탑재해, 하나의 카메라로는 인물이나 사물을 찍고 다른 하나의 카메라로는 풍경을 찍어서 최상의 사진 결과물을 얻는 기술이다.
갤럭시노트8의 기본 카메라는 풍경 촬영을 위한 광각 렌즈, 보조 카메라는 인물 촬영을 위한 망원 렌즈로 구성되어 있다. 망원 렌즈의 화각은 광각 렌즈의 절반 정도로, 이를 통해 광학 2배 줌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두 카메라 모두 12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와 광학 손떨림 보정 기능을 탑재했다.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 가운데 모든 카메라에 손떨림 보정 기능을 탑재한 것은 갤럭시노트8이 처음이다. 광각 렌즈의 밝기는 F 1.7이고, 망원 렌즈의 밝기는 F2.4이다. 망원 렌즈에는 렌즈 1매가 더 추가되어 있다.
두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따로 저장할 수도 있고, 둘을 합성해 아웃포커싱 효과(배경의 초점을 엇나가게해서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사진 촬영 기법)를 구현할 수도 있다. 배경을 얼마나 흐리게 할 것인지는 촬영에 앞서 설정할 수 있다.
<두 개의 카메라를 활용해
아웃포커싱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제품 전면에는 800만 화소 밝기 F 1.7의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어 셀카를 편하게 찍을 수 있다.
더 넓고 시원하게 보다, 2:1 비율의 디스플레이
갤럭시노트8은 갤럭시S8 제품군과 동일한 18.5:9 화면비(2:1)의 AMOLED를 탑재했다. 화면 크기는 6.3인치, 해상도는 2960x1440으로 QHD 해상도의 변종이다. 삼성전자는 이 해상도를 QHD+라고 부르고 있다. 선명도는 521ppi다.
갤럭시노트8의 디스플레이는 갤럭시S8 플러스에 탑재된 디스플레이와 대동소이하다. 크기가 0.1인치 더 커지기는 했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다.
갤럭시노트8의 디스플레이는 UHD얼라이언스의 모바일 HDR 프리미엄 인증을 받았다. 때문에 여러 HDR 콘텐츠를 정상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제품 전면은 이러한 디스플레이로 꽉 차있다. 홈, 뒤로가기, 멀티태스킹 등의 안드로이드 메뉴 버튼은 화면 내로 통합되었다. 사용자에 필요에 따라 버튼을 감추고 꺼낼 수 있어 보다 시원한 느낌으로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성능 면에선 갤럭시S8 플러스와 대동소이
갤럭시노트8의 성능은 갤럭시S8 플러스와 대동소이하다. 과거에는 갤럭시노트 제품군의 성능이 갤럭시S 제품군의 성능을 앞섰으나, 작년에 일어난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 때문에 갤럭시노트 제품군이 주춤하는 동안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자리는 갤럭시S8 플러스로 옮겨갔다.
갤럭시노트8은 국내 모델의 경우 엑시노스9 옥타코어 프로세서, 글로벌 모델은 퀄컴 스냅드래곤835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다. 메모리는 6GB로, 일부 모델만 6GB 메모리를 지원하고 대부분의 모델은 4GB의 메모릴 갖췄던 갤럭시S8보다 2GB가 더 늘어났다. 저장공간은 모델 별로 64GB, 128GB, 256GB을 제공하며(UFS 2.1), 별도의 마이크로 SD 카드를 통해 256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3300mAh로 갤럭시S8 플러스보다 200mAh가 줄었다. S펜 수납을 위한 공간 확보를 위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제품 크기는 74.8(가로) x 162.5(세로) x 8.6(두께) mm로, 성인 남성은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크기다. 무게는 195g으로 다소 무거운 편이다.
연결 단자는 USB-C 규격이며, 3.5mm 이어폰 잭도 갖추고 있다. IP68의 방수방진을 지원해 물이 제품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방지한다. 시중의 주요 무선충전 기술을 지원하며, 홍채 인식 센서, 지문 인식 센서, 심박 센서 등 다양한 생체 인식 기술을 탑재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7.1 누가를 채택했다.
갤럭시노트8은 미드나잇 블랙, 오키드 그레이, 딥씨 블루, 메이플 골드 등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출고가는 아직 미정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제품 출고가는 100만 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출시일은 9월 15일이며,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된다.
<갤럭시노트8은
검은색, 파란색, 회색, 금색 등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