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LG 울트라파인 5K 모니터]② 작업의 '퀄리티'를 높여라
[IT동아 김태우 기자] 이전 리뷰(http://it.donga.com/26534/)에서 LG전자 울트라파인 모니터와 맥북프로의 사용 경험에 관해 살펴봤다. 5K 해상도를 지원하는 27인치 모델과 4K를 지원하는 21.5인치 모델로 각각 출시됐는데, 그저 맥북프로와 연결해 쓸 수 있는 기본 기능을 넘어, 다분히 '애플'다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기존 모니터와는 확연히 다른 출력 결과를 보여준다.
우선, 일반 모니터를 연결하는 경우 노트북 전원, 모니터 전원, HDMI 케이블 등이 주렁주렁 매달리지만 이는 그저 화면 송출 만을 위한 것이다. 이에 비해 울트라파인 모니터는 썬더볼트3 단자 혹은 USB-C 케이블 연결만으로 화면 송출은 물론 데이터 전송, 맥북 충전까지 가능하다. 맥북 사용을 위한 최적의 사용환경이다.
특히 5K 모니터의 경우 썬더볼트 3 단자를 통해 5K 영상을 비롯 최대 초당 40Gb 속도로 실시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썬더볼트3 이외에 3개의 USB-C 단자를 제공해 다양한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즉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폰, USB외장하드 등을 모두 연결해 워크스테이션 작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먼저 5K 모델 '27MD5K'와 일반용 27인치 풀HD 모니터의 해상도 및 화질을 비교했다. 당연하겠지만, 일반 풀HD 모니터보다 약 7배 높은 해상도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사용하는 내내 '와!와!'하는 감탄사만 연발했다. 비교 사진으로도 명확한 차이를 볼 수 있듯, 일반 풀HD 모니터는 거친 질감에 모아레 현상까지 나타난다.
이에 비해 울트라파인 모니터는 5K 해상도답게 부엉이의 잔털 하나하나 마저 선명히 출력된다. 특히 DCI-P3 규격 99%의 색재현력은 누구라도 우수한 화질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썬더볼트3 단자는 약 900MB의 5K 초고해상도 영상을 송출하는데 거침이 없다. 초고해상도 영상 전송이라 어느 정도 딜레이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지체 없는 출력 처리가 아주 인상적이다. 영상 편집 작업을 직접 해보니, 그동안 13인치 맥북프로 화면으로 작업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그야말로 '신세계'다.
울트라파인 모니터의 27인치 화면은 그동안 접했던 레티나 디스플레이 중 가장 크다. 같은 화면 크기의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 이후로 오랜만에 27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는데, 역시 널찍한 화면에 펼치진 선명함은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익숙한 필자에게도 새로운 느낌을 준다(직접 눈으로 보기 전에는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평소처럼 웹브라우저를 열고 글쓰기 툴을 불러봤다. 그동안 맥북의 13인치 좁은 화면을 쓰다가 화면이 확 넓어지니 작업이 편하다. 물론 모니터가 커지니 당연한 거겠지만, 이 크기의 화면에서 텍스트 하나하나가 종이에 인쇄한 듯 깨끗하게 출력되는 모습에 이질적인 느낌마저 든다.
'이질적인 느낌'은 익숙지 않음을 뜻한다. 일반 모니터는 거친 픽셀을 마주해야 하니 실제로 거의 잘 쓰지 않게 된다. 아직 20인치 이상 모니터에서 선명함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울트라파인 27인치 모니터를 통해 바라보는 활자의 선명함은 조금 과장해 경이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늘 글을 읽고 써야 하는 직종이다 보니 이것만으로도 울트라파인 모니터에 홀딱 반했다.
<실제로는 사진보다 훨씬 깨끗하고 선명하게 출력된다>
아울러 파이널 컷 프로도 띄워 봤다. 파이널 컷 프로는 맥에서 사용하는 영상 편집 툴이다. 종종 영상을 찍어 편집하는데, 대부분 풀HD인 1920 X 1080 해상도의 영상이다. 울트라파인 5K에서 파이널 컷 프로를 띄우고 풀HD 영상을 출력해 보니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흥미로운 일이 생긴다. 미리보기 화면에서 풀HD 영상을 100% 크기로 볼 수 있는 것. 5K 해상도가 5120x2880니 그럴만하다.
현재 맥북프로에 울트라파인 5K 모니터를 연결해 듀얼 모니터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평소 듀얼 모니터 환경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데, 울트라파인을 사용하면서 그 필요성을 새삼 느꼈다.
4K 영상 편집 작업도 해봤는데, 27인치 화면에서 전혀 문제없이 매끄럽게 작동한다. 단지 케이블 하나로 맥북프로와 울트라파인 5K 모니터가 연결된 뿐인데... 기술 발전에 다시 한번 놀란다.
이번엔 울트라파인 5K 모니터에 사진을 펼쳤다. 한마디로, 잡지에 인쇄된 사진 같다. 역시 활자보다 사진에서 5K의 선명함은 더 위력적이다. 사진을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즐거움과 함께 충격도 있다. 그동안 일반 모니터에서는 보이지 않던 사진 속 결점이 27인치 화면과 5K의 선명함으로 확연히 드러났다. 취미활동으로 종종 찍었던 사진을 울트라파인 5K 모니터으로 띄웠더니, 이전에는 꽤 괜찮은 사진이라 여겼던 화면에 색수차가 확연히 드러나기도 하고, 초점이 엇나간 결과도 발견됐다. 그동안 이런 사진을 찍어 놓고 좋아라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사진 촬영/편집을 전업으로 하는 이들에겐 사진 품질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 생각한다.
<부족한 촬영 실력이 여지 없이 드러낸 울트라파인 5K 모니터>
추가로, 내장 스피커와 모니터 상단의 웹캠을 통해 영상/화상회의는 물론 애플 페이스타임으로 전세계 사람들과의 네트워킹도 가능하다.
<울트라파인 5K 모니터의 멀티 펑션 스크린 매니저 기능>
이외에도 모니터 설정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맥OS 화면 밝기, 대비, 채도 등 세밀한 디스플레이 설정이 가능하고, 작업 환경에 맞춰 여러 비율로 화면을 분할할 수 있는 멀티 펑션 스크린 매니저 기능도 나름대로 유용하다.
그동안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받쳐줄 모니터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LG 울트라파인 모니터는 필자와 같은 맥북프로 사용자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제품이다. 더구나 애플과 함께 만든 모니터라 맥북프로와의 궁합은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이다. 그간의 모니터 사용 경험마저 바꿔놓을 정도다. 5K, 4K의 선명한 화질은 정말이지 '퀄리티'적 경험을 확 뒤짚는다. 기존 모니터가 그저 노트북 화면을 확장 출력하는 기능만 제공했다면, 울트라파인 모니터는 맥 사용환경에서 주연으로 등극할 만한 제품이라 평가한다.
솔직히 리뷰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리뷰를 마치는 지금은 '업무적'을 넘어 '개인적'으로도 탐이 난다. 조만간 지갑을 열게 될 수도 있겠다. 다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맥북프로도 신형으로 바꿔야 하는 쓰라림이 있다.
끝으로, LG 울트라파인 모니터는 MS 윈도우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때는 노트북이 썬더볼트3 연결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 썬더볼트3를 지원하는 데스크톱은 아직 없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