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진짜 2채널 블루투스 스피커, 엔보우 투빅스
[IT동아 이상우 기자] 블루투스 스피커는 야외 활동이 늘어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초여름부터 판매량이 늘어난다. 좋아하는 음악을 여행지에서 느긋하게 감상하거나 야외 파티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데 제격이다. 과거 블루투스 스피커는 음질이 떨어지거나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아 그다지 유용하지 못했지만, 블루투스 기술이 발전해 고음질 음원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배터리 성능 개선 및 전력 소모량이 줄어들면서 제법 음악을 감상할 만한 기기가 됐다.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에서 고급형 제품은 기존의 대표적인 음향기기 제조사들이 자사의 음질과 설계 기술을 내세우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보급형 제품은 다양한 전자제품 제조사가 합리적인 가격 대에서 수많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5만 원 내외의 보급형 블루투스 스피커 제품 시장에서는 생산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 특별한 기능이나 성능을 넣지 못하는 만큼 디자인 외에 큰 차별점이 없다.
데이비드테크가 새롭게 선보이는 블루투스 스피커 '엔보우 투빅스(TwoBigs)'는 이런 보급형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에서 차별화한 기능을 갖추고 등장한 제품이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스피커는 본체가 하나다. 여기에 배터리, 스피커, 무선 연결 모듈 등 필수 부품을 갖추고, 고급 제품인 경우 두 개 이상의 스피커와 우퍼 등을 내장하기도 한다.
엔보우 투빅스의 차별점은 두 개의 스피커가 서로를 인식하고 무선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스피커처럼 하나만 있어도 사용할 수 있지만, 두 개를 구매한다면 이를 무선으로 연결해 각각의 스피커에서 왼쪽과 오른쪽 소리를 나눠서 출력할 수 있다. 즉 2채널 입체음향을 스피커 두 개가 표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개의 스피커에 2채널을 구현했을 경우 스피커 유닛이 내부에서 서로 가까이 있어 좌우 소리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와 달리 투빅스는 스피커 두개를 멀리 놓고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처럼 입체음향을 구분해서 들을 수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도 두 개를 묶어서 세트로 판매하며 추가적인 할인까지 제공한다. 물론 단품만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외형은 정육면체로 깔끔하며, 모서리는 반투명한 흰색 플라스틱 재질로 돼 있다. 내부에는 다양한 색상을 내는 LED 조명이 있기 때문에 모서리를 통해 은은한 색상이 비친다.
곡 탐색 버튼과 재생/일시정지 등의 주요 버튼이 모두 외부에 갖춰져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직접 손에 쥐지 않고도 스피커만을 이용해 원하는 음악을 찾고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입출력 단자로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과 AUX 단자 등을 갖췄다. AUX 케이블은 기본 제공하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해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다만, AUX 케이블을 연결한 상태에서는 스피커 두 개 사이의 연결이 끊기기 때문에 모노채널(1채널)로밖에 음악을 들을 수 없다. 이밖에 충전 단자는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B형 마이크로USB를 사용한다.
전원을 켜면 앞서 '엔보우~'라는 소리와 함께 조명이 켜진다(사실 이 소리가 조금 부담스럽다). 스피커 두 개의 전원을 켠 뒤 재생 버튼을 길게 누르면 알림음이 들리고, 이 상태에서 다른 스피커의 재싱 버튼을 길게 누르면 짧은 알림음이 들리며 두 제품이 연결된다. 이 상태에서 둘 중 아무 스피커나 선택해 블루투스 연결 모드를 켜고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두 개의 스피커가 모두 스마트폰과 연결된다. 블루투스로 연결되면 어눌한 한국어로 '연결되었습니다'라는 소리도 나온다.
물론 이렇게 연결한 스피커를 이용해 제대로된 스테레오 음악을 들으려면 2채널로 녹음된 파일을 사용해야 한다. 단순히 1채널로 녹음된 음악 파일이라면 좌우 구분 없이 양쪽 스피커에서 같은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스피커 유닛 반대쪽에는 패시브 라디에이터(우퍼)가 내장돼 있기 때문에 저음을 진동으로 바꿔 표현한다. 다만 음량을 크게 키우지 않는한 이 진동을 느끼기는 어렵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소리가 썩 좋은 것은 아니다. 조용한 환경에서 고음질 음원을 감상하기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음량과 울림은 충분하다. 보급형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는 야외에서 주로 사용하는 만큼 음질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니까 음질에 관한 큰 불만은 없을 듯하다.
제품 가격은 단품 2만 9,000원이지만, 두 개를 동시에 구매하면 4만 9,8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보통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가격이 5만 원 내외라, 엔보우 투빅스는 하나 가격에 두 개를 얻는 기분이다. 특히 2채널을 제대로 구현하는 블루투스 스피커는 드물다. 올 여럼 휴가지에서 파티 분위기를 내고싶은 사람이라면 고려할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