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F2017] "올해는 VR 콘텐츠로 돈 벌 수 없지만, 노하우를 쌓아야한다"
[IT동아 김태우 기자]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하는 AR/VR 글로벌 개발자포럼 #GDF 2017이 막을 올렸다. 가상에서 현실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AR/VR 분야의 핵심인사 32명이 연사로 나서 31개의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특히 VR/AR 산업을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철학, 인문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2일차 트랙2 첫 연사는 일본에서 모구라(mogura) VR 미디어를 만든 쿠보다 슌(Kubota Shun) 대표가 무대에 올라 '일본 VR시장의 하드웨어와 콘텐츠 진화'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모구라 VR은 일본에서 가장 큰 VR/AR 관련 미디어다. 쿠보다 슌은 VR의 미래와 현재 일본 VR 산업 전반에 관한 이야기로 업계가 준비해야 될 부분을 짚었다.
먼저 쿠보다 슌 대표는 향후 5~10년 이후 VR/AR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 했다.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는데, 안경형, 일체형, MR이 그것이다.
먼저 현재의 무겁고, 촌스러운 VR 단말기는 안경 형태의 착용이 간편하고 거부감 없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한다. 쿠보다 슌 대표는 "모든 업계 메이저 플레이어는 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근 1년만 봐도 빠른 속도로 기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 모구라 VR 쿠보다 슌 대표
PC나 스마트폰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일체형 VR 기기도 개발되고 있다. 작년 5월 이후부터 관련 내용이 발표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페이스북의 산타 크루즈, HTC, 레노버와 협력한 구글, 인텔의 프로젝트 알로이, 퀄컴의 스냅드래곤 835VR 등이 그것으로 빠르면 올해 안에 판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MR에 대해서는 "현재 VR과 AR 이 2가지 단어가 많이 쓰이는데, 이 차이점이 점점 모호해 지고 있다"며 "현실과 디지털 비율이 기준이 된다"고 쿠보다 슌 대표는 말했다. 현실에 디지털을 입히는 AR과 모든 것이 디지털인 VR이지만, VR은 현실을 인식해 가상현실로 표현하기 때문에 AR과 VR이 손쉽게 전환된다는 이야기다. 쿠보다 슌 대표는 이것이 업체의 목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최근 페이스북은 AR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으며, 구글은 탱고라는 AR을 가지고 있다. 쿠보다 슌 대표는 "최종적으로 하나의 디바이스로 VR, AR을 쉽게 스위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 글로벌 ICT 기업은 VR과 함께 AR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VR 시장은 어떻게 될까? 한마디로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쿠보다 슌 대표는 말한다. 먼저 하드웨어에서 개선이 이루어진다. 코드가 없어지고, 가격이 낮아지고, 단독으로 작동하고, 퀄리티가 좋아지게 된다. 이를 통해 디바이스 보급이 올라가게 되면, 점점 콘텐츠 산업도 성장하는 것.
쿠보다 슌 대표는 "2017년을 VR 콘텐츠의 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콘텐츠를 만들면 판매가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며 "2017년 소프트웨어 매출은 작을 것이며, 당장은 VR 콘텐츠를 만들어도 스마트폰처럼 성공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점차 소프트웨어 시장이 커지게 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투자해 콘텐츠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한다.
▲ 모구라 VR 쿠보다 슌 대표
그렇다면 콘텐츠 시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에 대해 쿠보다 슌 대표는 5개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노하우를 배운다, 플랫폼을 만든다, 제작 툴을 만든다, IP을 활용한 아케이드, 엔터프라이즈가 그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현재의 일본 상황을 소개했다.
콘텐츠 노하우로는 일본 VR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이 캐릭터라고 한다. 마치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를 만드는 노하우를 일본 업체들은 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쿠러스(Mikulus)다. 캐릭터 미쿠를 VR로 만날 수 있는 콘텐츠인데, 숨을 쉴 때 몸이 부풀어 오르고, 음성 입력으로 커맨드를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게임 중에서는 헤드붓 팩토리(Headbutt Factory)를 소개했는데, 인디 게임으로 머리를 움직이면서 하는 게임이다. 쿠보다 슌 대표는 "작품을 만들때마다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며 "먼저 콘텐츠를 시작하고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구축으로는 하코스코(Hacosco)를 소개했다. 구글 카드보드 같은 고글을 만들어서 40만 대 이상 판매했었는데, 지금은 360 동영상 쪽으로 비즈니스를 옮기고 있다. 고글을 배포하는 것만으로는 사용자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360 동영상 많이 찍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것.
포브(Fove)는 일본 거점으로 헤드마운드 기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인데, 시선 추적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아직 시판전으로 개발자 버전만 나왔다. 흥미로운 부분은 일본, 한국 PC방에서 포브를 도입하는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디바이스와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VR 툴은 꽤 흥미롭다. 시메트리 알파(Symmetr Alpha)는 건축물 데이터인 3DOC 파일을 VR에서 열람할 수 있는 도구다. 파일을 열람하면 가상의 건축물을 만들어 주고, 내부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추후에는 건축물을 VR에서 변경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할 계획이다.
IP를 활용한 아케이드는 반다이 남코가 만드는 VR 존 사례를 언급했다. 반다이 남코는 아케이드 사업을 했었기 때문에 적극적인데, 올여름에 대규모 VR 아케이드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한다. 활용되는 IP는 에반게리온이다. 직접 조종간을 잡고 에반게리온을 타서 적과 싸우는 내용이다. 3명이 에반게리온을 타고 함께 적을 무찌르는 시나리오까지 고려하고 있다. 쿠보다 슌 대표는 건담 등 다양한 IP를 사용한 관련 사업이 생겨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는 홀로 아이즈를 소개했는데, VR/MR로 수술 중에 환자 위에 수술 지점을 3D 스캔한 내용을 띄워 실시간으로 수술 진행을 돕는 기술이다. 홀로렌즈를 활용한다.
쿠보다 슌 대표는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 노하우를 축적하고, 플랫폼이나 툴을 만들고, IP를 사용한 아케이드와 엔터프라이즈 등 다양한 영역에서 VR이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몇몇은 일본만의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트렌드는 글로벌 흐름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