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F2017] 360 카메라의 선구자가 말하는 VR의 미래
[IT동아 김영우 기자]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을 주제로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5월 25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킨텍스에서 연 VR / AR 글로벌개발자포럼(Global Developers Forum 2017, 이하 #GDF2017)에서는 32명 글로벌 전문가가 31개의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행사 첫날, 오후 세 번째 세션에서는 360도 동영상 스타트업인 이멀전트 VR(Emergent VR)의 피터 윌킨스(Peter Wilkins) 대표가 강연을 담당했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360도 동영상 촬영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최초의 VR 다큐멘터리 영화인 '제로 포인트(Zero Point, 2014)'를 선보여 선댄스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윌킨스 대표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본격적인 VR용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인 오큘러스 리프트의 개발자 버전이 판매를 시작한 것이 2012년의 일이다. 이를 통해 누구나 VR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당시의 콘텐츠 업체들은 주로 게임에만 VR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으며, 동영상에는 딱히 이를 적용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윌킨스 대표의 이멀전트 VR은 당시의 일반 카메라(고프로, 캐논 등) 여러 대를 조합해서 360도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VR 카메라를 자체 제작했다. 초기 제품은 이용 중에 구토를 유발하는 등의 미흡함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개량을 계속해 2014년에 이멀전트 VR은 사실상 세계 최초의 본격적인 VR 영화인 '제로 포인트(Zero Point)'를 제작, 출시하기도 했다.
제로 포인트는 선댄스 영화제에 소개되어 높은 관심을 끌었으며, 스팀(Steam) 서비스를 통해 유료로 판매되기도 했다. 제로 포인트 등장 이후, 360도 동영상의 제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360도 동영상 전용 카메라 역시 다수 개발, 출시되었다. 그리고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서 360도 동영상 서비스를 개시하고 일반 사용자들이 UCC를 제작하는 등, 콘텐츠 면에서도 강화되었다고 윌킨스 대표는 강조했다.
다만, VR 산업은 아직도 해결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를 이용한 수익 모델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시장 전체를 이끌 블록버스터급 콘텐츠가 등장할 필요가 있다는 점, 그리고 아직 360 비디오는 보는 각도는 바꿀 수 있으나 영상 안에서 직접 움직일 수 없다는 제약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행히도 VR 게임 중에 블록버스터급 콘텐츠가 개발 중이며, 영화 제작사에서 새로운 촬영 기법을 도입하고 페이스북이나 라이트로 등에서는 개선된 360도 카메라를 내놓는 등,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는 점도 윌킨스 대표는 언급했다.
한편, 윌킨스 대표는 향후 드론이나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이 결합된 새로운 차원의 360도 카메라가 등장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완전히 뛰어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를 이용해 슈퍼볼 경기장과 같은 화제의 현장을 누구나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언론 역시 VR과 결합해 한층 생생한 뉴스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이미 360도 동영상으로 몇몇 뉴스를 제공하는 'VR 스튜디오'를 서비스하고 있다.
그 외에도 윌킨스 대표는 향후 VR과 AR은 하나가 될 것이며, 기존의 디스플레이 장치는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멀전트 VR는 관련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