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VR·AR 전문가들의 시선이 경기도에 몰린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콘텐츠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은 기술의 발전을 부추겼고, 다양한 체감형 기기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과 콘텐츠의 발전은 ICT 시장의 생태계를 빠르게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과거 입체영상(3D)가 그랬고, 현재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뒤를 잇고 있다.
이렇게 대중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가상현실 세계를 구현하려면 PC 또는 관련 시스템의 성능이 중요하며, 시야 확보를 위한 디스플레이 및 광학 기술도 필요하다. 기기에서 즐기는 콘텐츠도 빼놓을 수 없다. 대중이 최종적으로 즐기는 가상현실 콘텐츠는 여러 업계의 기술이 융합되어 나타나는 결과물인 셈이다.
다양한 산업 기술로 구현되는 가상·증강현실
우리가 현재 누리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가 그렇지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여러 산업의 다양한 기술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어떻게 보면 융합(Convergence) 기술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단순히 즐기는 가상/증강현실 콘텐츠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기술은 물론이고 콘텐츠 개발(프로그래밍)과 예술 문화의 영역까지 아우른다.
먼저 디바이스만 살펴보면 다양한 기술이 접목됐다. 가상/증강현실 기기에는 사용자 행동을 인지하는 센서와 디스플레이, 심지어 디지털 이미징 기술까지 포함하고 있어서다. 여기에는 삼성, 구글, 페이스북(오큘러스), 소니, HTC, LG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모두 뛰어든 상태이며, 중국 업체들 또한 가격을 무기로 가상현실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가상현실은 콘텐츠 유통 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콘텐츠를 배포할 창구가 필요해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해외 의존도가 높다. 관련 플랫폼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 유통 플랫폼은 이동통신사가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재 SKT와 KT가 가상현실 영상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네트워크의 역할도 수면 위로 떠오르는 중이다.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가상현실 콘텐츠들의 특성상 5G와 기가 인터넷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수다.
집중 육성이 필요한 VR·AR
가상·증강현실은 업계가 주목하는 시장 중 하나지만 폭발적이라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 비록 지난 2016년부터 오큘러스 리프트를 시작으로 HTC 바이브, 플레이스테이션 VR 등이 출시되며 영향력을 넓히기 시작했으나 시장의 기대를 100%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
걸림돌은 가격과 콘텐츠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현재 제대로 된 가상·증강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기기들의 초기 도입 비용이 높다. 오큘러스와 바이브 등 VR 기기는 100만 원 상당의 비용은 물론이고 이를 구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비용도 감안해야 된다. 플레이스테이션 VR도 콘솔게임기와 가상현실 기기를 모두 구매하기 위한 비용이 제법 소요된다.
콘텐츠도 아직 부족하다. 기존 콘텐츠 일부가 가상현실 기기에 맞춰 개선이 이뤄졌지만 절대적인 수 자체가 아쉬운 상황이다. 이는 국내외 모두 해당되는 부분이라는 점이다. 아직 희망적인 전망이 많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가상·증강현실도 과거 3D처럼 되는 것이 아닌가 내다보기도 한다.
과거와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과감한 투자와 집중 육성이 필요하다는 시선도 있다. 국내에서도 경기도가 가상·증강현실 산업 육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관내 가상·증강현실 혁신기업 100개를 육성하고, 킬러 콘텐츠 15개 이상 제작 및 유통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 4월 30일에는 가상·증강현실 매직 스튜디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했다. 판교·광교·의정부에 위치한 경기창조문화허브와 경기도콘텐츠진흥원(부천) 등과 연계해 50개 관련 기업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국내외 VR 산업계 민간 전문기관과 공조 전략도 활발하다. 지난 4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25개 국내외 민간 전문기관과 차세대 가상현실 산업육성에 대한 협약식을 맺기도 했다.
VR·AR 전문가들이 경기도에 주목하는 이유
경기도가 가상·증강현실에 대한 투자와 육성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국내외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5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가상·증강현실 글로벌 개발자 포럼 '#GDF2017'이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상·증강현실 전문가 및 관계자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는 자리가 될 #GDF2017은 '가상에서 현실로(Virtual To Reality)'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로벌 가상현실 전문가 32인이 키노트와 기조연설 등을 포함해 총 31개의 가상현실 산업 관련 주제를 놓고 발표하게 된다.
포럼은 해외 유명 콘텐츠 개발자는 물론이고 교수와 행정인도 포함되어 있어 폭넓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철학자 강신주 박사는 '철학과 가상현실-감각의 논리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카이스트 원광연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가상현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강연할 예정이다. 또,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기조연설에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발전 가능성을 언급하고 그에 따른 경기도의 지원 정책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콘텐츠 출시 다음 과정에 대한 내용과 소비자 접점 및 수익 관점에서 본 가상현실 체험시장 등 개발과 유통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 본 발표도 이어진다.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민관 차원의 노력은 어떤 결실로 이어질까? 가상·증강현실 전문가들이 경기도에 주목하는 이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