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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기술 통합과 두뇌 재현으로 AI 맹주 노린다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작년 3월에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국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발휘하며 세계인을 경악시켰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돌아왔다. 오는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알파고는 중국의 바둑 고수인 커제 9단과 대국할 예정이다. 돌아온 알파고는 작년보다 한층 성능이 향상되었다고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는 강조하고 있다.

다만, 알파고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활약하게 될 수많은 AI 중 극히 일부의 사례일 뿐이다. AI 관련 업체들은 이미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으로 유명한 인텔(Intel) 역시 AI에 미래를 걸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다.

AI 생태계 조성과 관련 기업 영입에 힘쓰는 인텔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AI 플랫폼의 상당수가 인텔의 CPU에 기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예전의 인텔은 단순히 CPU의 연산능력을 높이는데 기업의 역량을 집중했다. 물론, CPU의 성능이 향상되면 AI의 능력 역시 향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연산능력만으로 따진다면 엔비디아의 GPU도 만만치 않다. 특정 분야에 한정한다면 GPU가 CPU보다 더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물론 이는 말 그대로 특정 분야다. 범용성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CPU가 더 우위에 있다.

그리고, 단순히 하드웨어의 연산능력을 높이는 경쟁을 하는 것 만으로는 차세대 AI 시장의 주역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텔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최근 인텔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콘텐츠,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5G 등)에 이르기까지 AI에 관련한 전반적인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는 중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AI 관련 기술을 갖춘 외부 기업의 인수 합병에도 적극적이다.

인텔이 구축하고 있는 AI 생태계

이러한 움직임이 본격화된 2015년경부터 인텔이 인수한 AI 관련 업체로는 머신러닝(Machine Leaning) 업체인 사프론(saffron), 비전 프로세싱 기술 업체 모비디우스(Movidius), 딥러닝(deep leaning) 업체 너바나(Nervana)까지 등 다양하다.

CPU와 메모리, 그리고 저장소까지 통합해 인간 두뇌 재현

이들 업체의 핵심 인력들은 현재 인텔의 AI 그룹에 배치되어 있다. 특히 너바나 출신 인사들의 경우, 인공신경망 기반 AI 학습 기술에 최적화된 차세대 프로세서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2017년 안에 그들의 첫 결과물인 코드명 '레이크 크레스트(Lake Crest)'가 등장할 예정이며, 2020년에는 현재의 프로세서 대비 딥러닝 성능을 100배로 높인 코드명 '나이트 크레스트(Knight Crest)'를 내놓는 것이 목표다.

너바나 기반 AI 프로세서의 개발 계획

올 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텔의 ‘AI 데이’ 행사 발표 내용에 따르면 너바나 프로세서의 목표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의 벽을 낮추다가 결국은 통합, 인간 두뇌 및 신경망과 유사한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실제로 2020년 출시가 목표인 나이트 크레스트는 뛰어난 가속 능력을 가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부팅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인텔은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인텔은 주기억장치(RAM)과 보조기억장치(SSD)를 융합시킬 계획도 세우고 있다. 속도는 빠르지만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DRAM,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보존되지만 속도가 느린 SSD, 이 양쪽의 장점만 갖춘 새로운 개념의 메모리를 개발해 컴퓨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것이 실현되면 인공지능 솔루션의 성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인텔이 올해 처음으로 제품을 상용화한 인텔 옵테인 메모리(Intel Optane Memory)가 이러한 인텔의 목표를 엿보게 한다. 2017년 5월 현재 인텔 옵테인 메모리는 16GB 및 32GB 용량의 제품이 나와있다. 아직 RAM을 대체하기엔 속도가 다소 느린 편이고, SSD를 대체하기엔 용량이 적은 편이라 기존에 쓰던 HDD의 성능을 보강하는 고속의 캐시(임시 저장소) 개념으로만 쓴다. 인텔은 향후 기술 개발을 통해 속도와 용량을 점차적으로 높일 것이다.

인텔 AI 그룹의 아미르 코스로샤히 부사장

한편, 너바나의 창업자 중 한 명 이자 현재 인텔 AI그룹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아미르 코스로샤히(Amir Khosrowshahi) 부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본래 신경학자로서 대뇌피질의 작동 과정 등을 연구하다가 이를 반도체에 적용할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며, "인텔의 우수한 자산을 통해 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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