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휠 돌리며 저음 즐겨라, LG전자 톤플러스 HBS-920
[IT동아 김영우 기자] 블루투스 헤드셋인 '톤플러스(Tone+)' 시리즈는 LG전자의 효자 제품 중 하나다. 지난 2010년 첫 출시 이후 올해 3월까지 2천만대 이상을 세계 시장에 판매했을 정도이며, 우리나라는 물론 북미 지역에서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호조에 힘입어 신제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데, 그 중에 눈에 띄는 건 역시 고음질 제품군이다. 예전의 블루투스 기반 무선 헤드셋은 편의성이 높은 대신, 음질은 어느정도 양보할 수 밖에 없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최근 출시되는 블루투스 제품들은 코덱(데이터 압축 기술)의 개선이나 블루투스 규격의 향상, 오디오 전문 업체와의 협업 등을 통해 유선 제품 못지않은 고음질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4월) 출시한 LG전자 톤플러스 HBS-920 역시 그런 제품 중 하나다.
무난하고 익숙한 디자인, 높은 배터리 효율
톤플러스 HBS-920는 이전의 톤플러스 시리즈 주력 제품군과 유사한 넥밴드(목에 걸어 착용) 디자인의 제품이다. 제품을 접을 수 있는 기능은 없지만, 밴드 가운데 부분이 유연한 실리콘 재질이라 다양한 체형의 이용자들이 무리없이 착용 가능하다.
넥밴드 디자인의 제품은 머리 뒤로 밴드나 케이블을 넘기는 백헤드 디자인, 케이블 없이 양쪽 귀에 각각 끼워 쓰는 완전 무선형 제품에 비해 휴대성은 다소 떨어지는 대신, 분실 위험이 적고 조작이 편하며, 배터리 이용 시간이 긴 것이 특징이다. 가장 무난한 형태라 취향을 덜 타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톤플러스 HBS-920는 완전 충전 상태에서 음악 재생 최대 12시간, 통화 시간 최대 15시간, 대기시간 최대 600시간에 이르는 높은 배터리 효율을 갖췄다.
물론 그렇다 하여, 디자인 면에서 차별화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음악 감상을 마치고 밴드 안쪽의 줄감기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이어폰이 수납되는데, 이어폰 수납 공간 위쪽에 메탈릭 무늬의 커버가 있어 이어팁 부분을 깔끔하게 숨겨준다. 한층 정돈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다루기 편하고 기능성 뛰어난 조작 인터페이스
줄감기 버튼 외에 통화, 이전/다음, 볼륨 등의 조작 인터페이스가 큼직해서 조작하기 편하며, 특히 이전/다음, 볼륨 스위치는 누르는 버튼이 아니라 손 끝으로 미는 조그 스위치 방식이라 한층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것이 호감을 준다.
특히, 전원 ON/OFF 조작부가 별도로 존재하며, 이 역시 누르는 스위치가 아니라 손으로 밀어 전환하는 스위치 방식이라는 것 역시 장점이다. 요즘 나오는 블루투스 헤드셋의 상당수는 간결함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버튼 수를 줄이거나 버튼 크기가 지나치게 작아 조작이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톤플러스 HBS-920는 그런 면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다. 충전은 밴드 바깥쪽의 커버를 열면 나타나는 마이크로 USB 규격 포트로 이루어지므로 흔히 쓰는 스마트폰 충전기로 가능하다.
이어폰 휠 돌리면 저음이 살아난다?
그 외의 눈에 띄는 특색 있는 기능이라면 간편한 조작으로 저음을 강화(+6dB) 시킬 수 있는 Bass On/Off 기능이다. 이는 이어폰의 가장자리에 달린 베이스 휠을 돌려 조작할 수 있다. 묵직한 저음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즐겨 이용할 만한 기능이다.
마이크는 총 2개가 위치하며, 스마트폰과 페어링 된 상태에서 깨끗한 음성통화가 가능하다. 위치 때문에 소음 유입이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 통화를 해보면 감도가 높을 뿐 아니라 주변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잡음 제거를 위해 2개의 MEMS 마이크(통합 반도체 기반 디지털 마이크)를 탑재하고 사용자의 음성을 효과적으로 모으는 빔포밍 기술을 적용한 덕분이다. 고음질 통화 기능인 VoLTE(HD 보이스)도 지원하는 것 역시 장점이다.
좀 더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전용 모바일 앱인 톤앤토크(Tone & Talk)를 스마트폰에 설치해보자. 이를 통해 EQ 모드 설정(저음강화, 고음강화 등), 전화 수신이나 메시지/SNS 수신 알림 설정(진동, 음성 여부 등) 등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헤드셋을 통해 녹음한 음성메모 기능을 이용하거나 제품 사용 설명서를 열람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
aptX와 하만카돈, 블루투스 4.2가 결합된 음질은?
제품의 대략적인 특색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음질을 체험해 볼 차례다. 참고로 LG전자 톤플러스 HBS-920는 메탈 소재 진동판을 적용해 보다 소리의 명료성을 높이고 중~고음 영역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LG전자는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고급 오디오 전문 업체인 하만카돈 (Harman/kardon)과의 협업을 통해 음질을 튜닝한 점, 그리고 CD 수준의 음질을 손실 없이 전달할 수 있는 aptX 코덱 및 고음질 데이터 전송에 유리한 블루투스 4.2 규격을 지원하는 점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여기에 aptX HD 코덱까지 지원했다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아쉽게도 이는 미지원이다.
왜곡이나 과장 최소화한 원음에 충실한 음질
LG전자 G6 스마트폰에 톤플러스 HBS-920를 페어링하여 다양한 장르(락, 클래식, 가요)의 음악을 들어봤다. 음원 포맷 역시 MP3, FLAC, WAV 등 여러가지를 택했다. 청취 결과, 톤플러스 HBS-920는 왜곡이나 과장 없이 원음에 충실한 소리를 들려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지나치게 날카로운 고음이나 무리하게 증폭시킨 저음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다. 저음 강화 기능이나 고음 강화 기능을 이용하면 다소 느낌이 달라지긴 하지만, 음질의 특성 자체를 바꿀 정도로 극적인 변화는 없다. 특히 '둥둥' 울리는 저음이 아니라 귀 전체로 퍼지는 느낌의 저음을 구현한다. 자극적인 소리에 익숙해진 사용자라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해당 음원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소리를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한 번 들어보며 가늠해 볼만한 가치는 있다. 그리고 이런 특성을 가진 음향기기는 오래 청취해도 귀에 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톤플러스의 정체성 유지하며 상품성 강화
LG전자 톤플러스 HBS-920는 기존의 톤플러스 시리즈가 가진 장점과 특징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세부적인 기능 및 편의성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한 제품이다. 얼핏 봐선 기존 제품(HBS-910)과 비슷한 것에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블루투스 4.2 지원이나 베이스 휠 조작을 통한 저음 강화 기능, 그리고 향상된 배터리 효율(대기 시간 기준 540 시간->600 시간) 등 은근히 개선점이 많다.
그리고 안정적인 음질을 포함, 우수한 조작성의 인터페이스 및 깔끔한 디자인 등, 기존 톤플러스 시리즈의 정체성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장점일 수도 있다. 다만, 저음 강화 기능을 강조하는 제품이긴 하지만, 귀를 때리는 느낌이 아니라 귀 전체로 널리 퍼지는 느낌의 저음을 구현한다는 점은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다소 갈릴 것 같다. LG전자 톤플러스 HBS-920의 가격은 17만 9,000원이며, 블랙, 실버 및 핑크 컬러의 모델이 판매 중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