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리뷰] 애플워치 시리즈 2를 차고 수영을 즐기다
[IT동아 김태우 기자] 작년 9월 애플은 애플워치 시리즈 2를 공개했습니다. 전작보다 성능은 좋아졌고, 새로운 소재도 사용했습니다. 물론 외형은 바뀐 게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웠던 부분은 수영하면서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연히 수영에 대한 운동 기록도 측정해 줍니다. 애플워치의 워크아웃 앱에는 수영 항목이 새롭게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에는 이미 방수가 보편화된 기능입니다. 웨어러블 기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수영할 때 착용한다는 건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물살을 가로지르는 팔에 감겨 있으므로 높은 수압을 견뎌야 합니다. 이 때문에 밴드나 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 중에서 수영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드문 편입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2는 50m의 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수영 동작으로 움직이는 기계를 사용해 24시간 테스트도 완료했습니다. 과연 작동은 잘 될까요? 2주 전 주말에 애플워치 시리즈 2를 착용하고 수영장을 다녀왔습니다.
풀에 들어가기 전 먼저 워크아웃 앱을 켜서 운동 항목 중 '수영(수영장)'을 선택했습니다. 수영장 길이를 선택하고, 운동 목표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간 수영장 레인 길이는 25m입니다.
실내 수영장이기 때문에 GPS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과연 애플워치가 수영한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해 줄지 조금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갔다 왔다 한 바퀴를 돌아봅니다. 애플워치를 확인하니 정확히 2 랩이 찍힙니다.
애플워치에서 수영을 선택하면 화면은 잠깁니다. 터치 조작이 되지 않습니다. 터치 디스플레이는 물속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혹시 모를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 취한 조치입니다. 대신 화면은 켜지기 때문에 운동 기록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쉬어가며 1시간가량 운동했습니다. 쉬는 동안에도 운동 시간은 흘러가지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랩이 기록되지 않습니다. 총 33 랩을 운동했지만, 애플워치는 최종 34 랩으로 기록해줍니다. 오차가 생겼습니다.
1바퀴, 2바퀴씩 돌면서 애플워치가 제대로 인식하는지 확인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정확하게 기록해 줍니다. 어떻게 이것을 측정하는지 궁금했는데, 의문은 뜻밖에 쉽게 풀렸습니다. 쉬는 동안 수영 팔 동작을 연습했는데, 애플워치는 이를 진짜 수영으로 인식하더군요. 즉 애플워치의 자이로센서를 통해 팔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이를 가지고 거리를 가늠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기에 하나 더. 일정 거리 이상 기록되면, 보정을 통해 1 랩으로 계산해 버립니다. 25m를 달렸는데, 애플워치는 23m로 측정되더라도 수치를 보정해 1 랩으로 기록해 버립니다. 수영장 길이가 25m라는 걸 입력해 놓은 상태이고, 한번 출발하면 최소 25m는 가게 됩니다. GPS가 아닌 만큼 오차는 날 수 있기 마련인데, 수영의 특성을 반영해 놓은 셈입니다. 이 때문에 제자리에서 팔 동작 연습을 조금 했을 뿐인데 1 랩이 올라가 버렸습니다. 오차가 발생한 이유입니다.
앞에서 수영 항목에서는 터치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종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옆에 있는 크라운을 몇 번 돌리면 됩니다. 운동을 종료하고 나니 활동 대사량, 거리, 운동 시간, 평균 심박 수, 평균 페이스 등의 결과가 기록됩니다.
매번 수영장을 가면, 목표를 정해서 운동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한참 운동을 하다 보면 몇 바퀴를 돌았는지 종종 헷갈립니다. 게다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나올 때도 있습니다. 얼마나 운동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이 없다 보니 들쑥날쑥 수영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2를 착용하고 수영을 했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1은 스테인리스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데, 무게감이 좀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시리즈 2는 가벼운 알루미늄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시곗줄은 운동에 적합한 스포츠 밴드입니다.
알루미늄과 스포츠 밴드의 조합은 확실히 가볍습니다. 수영하는 동안 애플워치가 거치적거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틈틈이 수영 기록을 확인해 가며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동기 부여도 해줍니다. 수영 거리와 수영 스트로크는 헬스 앱에 별도로 기록도 됩니다. 주, 월, 년 단위로 한눈에 운동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웨어러블 밴드와 시계들이 걷기, 달리기 등은 기본으로 기록해 주지만, 정작 수영에서 쓸 수 있는 제품은 드뭅니다. 수영을 지원하는 제품이 더 다양하게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로썬 애플워치 시리즈 2가 수영인에게 가장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싶네요.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