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이 다시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인 왕홍 한국뚱뚱
[IT동아 이상우 기자] 최근 한국과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관계가 경직돼 있다. 양국 네티즌은 틈만 나면 서로를 비난하고, 중국에서는 한국 브랜드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냉랭한 양국 관계가 조금이나마 풀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중국 IT 기업 바이두와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왕홍, 한국뚱뚱(韓國東東, 韩国东东)이 손잡았다.
이들은 지난 3월 23일 중국 청사 헤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펼쳐진 한국과 중국의 경기를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하고, '우정'을 소재로 7부작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왕홍이란 인터넷 스타라는 의미로, 우리나라에서 BJ, 유튜버(스트리머), 1인 콘텐츠 창작자(크리에이터)라고 부르는 사람과 같다. 한국뚱뚱은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인 먀오파이 등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왕홍으로, 양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문화 차이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오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요즘 한국과 중국은 정치적인 문제로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IT 기업인 바이두는 이런 분위기를 풀고자 하고 있고, 이 때문에 바이두와 함께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중국 현지에서 한국과 중국의 축구 경기를 중계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인 걱정했어요. 너무 눈에 띄게 다니지 말라고… 사실 저도 한국이 크게 이겼으면 경기가 끝나기 전 몰래 빠져나갈 계획도 세웠고요. 하지만 다행히 현지인들이 인터뷰도 잘 받아주고, 제가 중계한다는 소식이 현지 언론에서도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한국뚱뚱의 현장 중계는 바이두 앱을 통해 실시간 생방송으로 중국 바이두 사용자에게 송출됐다. 또, 경기 하이라이트와 함께 우정을 테마로 한 7부작 특집 방송도 경기 이후 바이두 및 중국 영상 플랫폼인 백가호를 통해 송출되고 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축구 경기가 있었던 후난성 창사에서 주로 진행했다. 우정을 주제로 진행했던 만큼, 한국인 친구와 함께 이곳을 다니며 중국 문화를 소개하고, 현지인과 교류하는 모습을 다뤘다.
"이번 중계를 계기로 바이두와 함께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해왔던 방송 콘텐츠를 더 발전시키고, 한국에 대해 중국인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는 생방송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재 한국뚱뚱은 중국에서 뚱뚱박사, 뚱뚱뷰티, 뚱뚱토이 등 3가지 방송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뚱뚱박사는 대중문화나 신문화를 주제로 한국과 중국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뚱뚱뷰티는 패션과 코스메틱, 뚱뚱토이는 장난감을 소개하는 방송이다.
"이전까지 중국에서 대중문화를 주로 다뤄왔지만, 이제는 뷰티나 토이 같은 콘텐츠도 집중해서 다양한 구독자와 소통하고 싶습니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디지털 싱글 음원도 무료로 공개할 계획입니다. 국내 유명 밴드에서 활동 중인 분이 이번 작곡에 참여해 주셨고요. 아직은 제 콘텐츠를 상업적으로 쓰기 보다는 인지도를 높이고 팬들과 더 가까워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뚱뚱은 인터뷰를 마치며 국내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충분히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1인 창작자 시장이 이미 포화된 만큼 중국 같은 해외로 눈을 돌려 관심을 가지고, 재능 있는 국내 창작자도 중국에서 함께 활동했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