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IT] 달리셔스 이강용 대표 "푸드트럭과 쉐프를 필요한 곳에"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17년 3월 2일, 농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농업 시장 규모는 2014년 4조 7,000억 원, 2015년 5조 1,000억 원, 2016년 5조 7,000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인구 증가와 함께 '식량'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던 농수축산업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단계. 이러한 관심을 토대로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등 농수축산업에 다양한 ICT 기술을 융합하는 시도도 꾸준히 증가했다. 더불어 농수축산업이 1차 산업이 아닌 제조와 서비스를 결합한 6차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서울시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가락시장 현대화 시설인 가락몰 1관과 2관 3층(약 500평)에 농식품(Food·Agri Tech)분야에 특화한 '서울 먹거리 창업센터'를 개설했다. 서울 먹거리 창업센터 설립 목적은 농식품 관련 기업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품 개발을 도와 농업 생산물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식품가공기술, 인허가, 특허, 디자인, 홍보 마케팅을 지원하는데 있다.
현재 먹거리 창업센터에는 작년 10월 1차 심사를 통해 22개 업체와 올해 1월 말부터 2월 2일까지 2차 심사를 통해 18개 업체가 추가로 입주해 약 180명의 창업인이 꿈을 키우고 있다. 입주 기업들은 사무공간(개방형, 개별)과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오픈키친'과 입주기업 간 네트워킹 공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창업 교육', '멘토링', '컨설팅', '투자연계' 등 다양한 창업지원 서비스도 지원 받는 중. 또한, 먹거리 창업센터는 입주기업의 성장과 농식품 분야 6차 산업 발전을 위한 컨설팅과 코칭을 지원하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먹거리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 먹거리 창업센터 1관 가장 안쪽에 달리셔스가 입주해 있다 >
이에 IT동아는 우리네 먹거리와 IT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서울 먹거리 창업센터 입주 기업들을 만나 현장의 생생함을 담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실제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을 전하고자 한다.
달리는 키친, 달리셔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얼마 전, 먹거리 창업센터 김동균 센터장님을 인터뷰차 만났었다. 김 센터장님이 현재 입주 기업 중 달리셔스 이강용 대표님 이야기를 넌지시 하더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웃음). 오늘 이 자리에 오기 전에 나름 공부하고 왔는데, …어째 개념 잡는 것이 다소 어렵더라. '달리는 키친, 달리셔스'. 어떤 서비스인지 설명을 부탁한다.
< 달리셔스 이강용 대표 >
이강용 대표: 하하. 맞다. 조금 어려울 수 있다. 푸드트럭과 쉐프, 그리고 케이터링까지. 주변 지인들도 달리셔스를 소개하며 이 3가지를 연결하는 것이라고 소개하는데, 실제 개념은 이렇게 단순하지 않다. 국내에서 '케이터링'을 '출장 뷔페'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케이터링을 단순히 '출장 뷔페와 비슷한 서비스'라고 지칭하지 않는다. 케이터링을 요청한 장소에 쉐프가 직접 가서, (쉐프가 직접) 준비한 재료로, (쉐프가 직접) 요리해서 제공하는, 보다 큰 개념을 케이터링이라고 말한다.
달리셔스는 (케이터링을 원하는) 수요자와 (케이터링을 제공하는) 공급자를 연결하는 O2O 서비스다. '공유'와 '연결'을 통한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요즘 흔하게 말하는 O2O라고 이해해달라.
IT동아: 쉐프가 직접 (소비자에게) 현장으로 간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나. 달리셔스는 이러한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자와 쉐프(공급자)를 중간에서 연결하는 서비스고.
이강용 대표: 실제 달리셔스 서비스를 제공했던 예를 들어 보겠다. 작년 11월, 가수 수이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 달리셔스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다. 촬영 현장이기 때문에 조리 시설이 없지 않나. 현장 관계자는 지친 스템들을 위해 육류 위주의 식단을 요청했었다. 이에 푸드트럭 '스테이크 아웃'과 한식 전문 홍순조 쉐프를 연결해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단순히 푸드트럭 스테이크 아웃이 현장에 가는 방식이 아니다. 한식과 스테이크를 연결해, 재료와 (새로운) 메뉴 선정, 그리고 요리까지 제공한 것이다.
가장 최근(2017년 2월)에는 대전에서 열린 신용보증기금 '대전창업성장지점' 개점식에는 대전 현지에서 유명한 음식점 '성심당' 출신이 운영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베이커리' 제과점과 프란체스코 교황님이 방한했을 때 떡을 대접했던 선명숙 명인의 정성이 담긴 기품 떡으로 케이터링을 제공했다. 제과와 전통 떡으로 새로운 케이터링을 선보인 것이다.
< 수이 뮤직비디오(좌)와 대전창업성장지점(우) 사진 >
tvN 도깨비 촬영 마지막 날에도 스텝들을 위한 선물을 전달했었다. 선명숙 명인의 기품 떡과 프랑스 직수입 제과점 '브리오슈도레'가 콜라보해 케이터링을 제공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찬란하신 도깨비님들에게 전달한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했다(웃음).
< 도깨비 촬영 현장 >
아, 부산의 모습을 담을 것으로 공개된 헐리우드의 블록 버스터 촬영 현장에도 달리셔스 서비스가 찾아갈 예정이다. 푸드트럭 '삼촌밥차'와 바쁜 당신을 위한 특별한 한 끼를 추구하는 '플레이팅', 그리고 커피 푸드트럭 '카페시울'을 콜라보해 촬영장 스탭들에게 약 3주간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어떤 영화 촬영장인지는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다는 것을 양해해달라.
IT동아: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달리셔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이강용 대표: 아우…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사례들은 주변 지인들을 통한, '인적 네트워트'를 적극 활용했던 사례였다(웃음). 우리 스스로도 아직은 테스트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기존 서비스를 다변화하기 위한 (절절한) 시도 중이라고 이해해달라.
달리셔스의 케이터링 서비스, 메뉴가 없다?
IT동아: 가만히 듣다 보니, 특정 메뉴가 없다.
이강용 대표: 맞다. 우리는 메뉴가 없다. 그게 중요하다. 달리셔스 홈페이지에서 '맞춤 케이터링'을 선택하면, '날짜'와 '시간(시작부터 종료)', '위치', '인원', '예산', '음식타입'만 입력하게 되어있다. 음식점에 들어갔더니 메뉴판이 없는 것과 같은데, 음식타입에서 간단하게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을 선택할 수만 있다(웃음).
예를 들어, 오는 4월 3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경기도 안양시에서 20명 정도에게 100만 원 예산으로 양식을 주문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우리는 예산을 뺀 나머지 정보를 달리셔스에 등록한 쉐프(멤버스)들에게 알린다. 이어서 쉐프들이 장소와 시간, 인원 수, 음식타입 등을 보고, 역경매 방식으로 예산을 책정한다. 달리셔스는 이 중간 과정에서 케이터링을 원하는 소비자와 쉐프를 중간에 연결한다. 결과적으로 총 3명의 쉐프를 소비자에게 노출시켜 주고,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IT동아: 어떤 쉐프들이 참여하는지 궁금하다.
이강용 대표: 앞서 언급했던 명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음식점에서 20년 이상 요리한 쉐프님까지 다양하다. 일반인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쉐프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맞다. 최현석 쉐프다. 하지만, 최현석 쉐프 이외에도 그와 함께 20년, 30년을 일한 쉐프가 있지 않은가. 실제 식당을 20년 이상 운영한 쉐프가 달리셔스 멤버스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음식점은 임대료와 인프라 이용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때문에 음식점 점주는 인건비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 20년, 30년 경력의 음식점 쉐프도 많지 않은 연봉을 받는 일이 부지기수다. 실제로 오랜 경력의 쉐프들이 아르바이트로 외부에서 나가 일하는 경우도 많다.
달리셔스는 이러한 쉐프와 케이터링을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를 연결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요리할 경우) 쉐프들을 위한 푸드트럭도 연결한다. 수요자와 공급자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연결하는 것, 이게 바로 달리셔스가 추구하는 모델이다.
< 달리셔스 이강용 대표 >
기업을 위한 '정기 케이터링', 점심에 식당 앞에서 줄을 선다면…
IT동아: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오래 생각한 것 같다. (음식) 주문을 받고, (쉐프가) 역경매로 참여하는 방식이 새롭다. 그런데, 달리셔스 홈페이지에는 맞춤 케이터링뿐만 아니라 '정기 케이터링'도 있더라. 정기 케이터링, 어떤 서비스인지.
이강용 대표: 맞춤 케이터링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라면, 정기 케이터링은 기업을 위한, B2B 서비스다. 현재 미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제로 케이터', '케이터 투미'를 떠올리면 된다. 맞춤 케이터링은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푸드트럭을 이용해 연결하는 방식이라면, 정기 케이터링은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일반 음식점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달리셔스를 창업하기 전, 다른 여타 회사원들과 마찬가지로 삼성동에서 일했었다. 당시에 점심을 먹기 위해 주변 식당가에서 10분, 20분 정도를 기다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건, 지금도 마차가지다. 주요 회사 주변 식당은 언제나 대기시간이 존재한다.
정기 케이터링은 일반 음식점과 연계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우리는 '식단화 하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식단을 받아 업체 주변 음식점에 미리 주문하고, 이를 업체에게 달리셔스 케이터링 차량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주변 음식점(쉐프)은 주문을 미리 받아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손님이 몰리기 전에 미리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
IT동아: 재미있는 개념이다. 약간의 발상 전환이랄까. 그러니까… 점심 시간에 주변 음식점으로 매번 나가는 일이 없어지는 것 아닌가. 사실 우리 IT동아 편집부도 점심시간에 매번 주변 음식점으로 나가면서 '오늘은 뭐 먹지?'하고 고민한다. 결정하고 음식점에 가보면 사람이 많아서 기다리기도 해야 하고….
이강용 대표: 맞다. 정기 케이터링의 개념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했지만, 이미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 많다. 공장이나 공단 주변에 '함바집'이 있지 않은가. 구내 식당도 마찬가지고. 실제로 요즘은 강남 일대에 보면 치킨집이나 호프집에서 돈가스와 같은 튀김 식단을 뷔페처럼 판매하곤 한다. 정기 케이터링은 이러한 음식점을 식단화해 업체나 단체에게 전달하고, 정기적으로 현장에 음식을 케이터링하는 개념이다.
최근 하나생명의 경우, 푸드트럭을 이용해 지점별로 돌면서 아침을 제공하곤 했다. 직원들이 나와서 받아가는 형태인데, 정기 케이터링은 (식사하러 오가는) 시간과 (식사하기 위한) 공간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요즘 직장인들은 외부에서 먹는 한두끼 식사가 대부분이지 않은가. 이걸 매일 똑 같은 메뉴로, 똑 같은 곳에서, 똑같이 먹지 말고, 좀더 잘 먹자라는 뜻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달리셔스 이강용 대표 >
케이터링, 푸드트럭, 그리고 O2O.
IT동아: 듣고 보니, 현재 서비스 중인 다른 O2O 서비스(배달 대행 등)와 겹치는 개념이 있는 것 같지만, 신선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이강용 대표: 푸드트럭 커뮤니티를 취미로 약 4년간 운영했다. 사실 푸드트럭이라는 개념 자체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4년 전만 해도 오뎅, 만두 정도를 길거리에서 파는 트럭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때는 '푸드트럭'이라고 부르지도 않았다(웃음). 단어 자체가 생소한 시기였다.
지금처럼 푸드트럭을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2년 정도에 불과하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유흥가나 학원가, 학교 주변 등에 (푸드트럭이) 있기는 했지만, 사람들이 크게 인식하지 못했던 시기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푸드트럭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 초창기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서비스와 연계한 푸드트럭이 등장하면서 부터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밤도깨비 야시장'도 푸드트럭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그러고보니, 서울시에서 밤도깨비 야시장을 처음 기획하고 진행할 당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밤도깨비 야시장을 기획하기 전, 푸드트럭을 활용한 행사를 이미 진행하기도 했었다. 학교에 푸드트럭을 보내준 경우도 있었고, 환경재단에서 1년에 한번 잠수교를 통제하고 진행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이 때 행사장에서 푸드트럭을 활용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밤도깨비 야시장의 전조격이다.
< 밤도깨비 야시장, 제공: 서울시 >
처음 행사를 운영할 당시에는 영리로 할 생각이 아니었다. 다양한 형태의 푸드트럭이 운영되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실제로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국내에 운영 중인 푸드트럭의 절반은 츄러스 또는 커피다. 다양한 식단을 만들 수 없다. 법적으로 막혀 있는,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서 고민한 것이 바로 달리셔스, 케이터링 서비스다.
IT동아: 최근 서비스를 조금씩 넓히는 단계로 알고 있다. 푸드트럭을 이용해, 서비스를 더 확장될 수 있던 계기가 많았을 것 같은데.
이강용 대표: 최근 캠핑장에서 푸드트럭을 요청했던 일이 있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홈페이지를 구축하지 않은 시점이라, 실제 서비스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요즘 캠핌장 이용하는 사람들 정말 많지 않은가. 그런데, 처음에는 캠핌장에서 직접 고기도 굽고, 요리도 하는 이용자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요리를 직접 하지 않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한다. 오로지 자연 속에서 잘 쉬는 것을 추구하는 방문객이 많다는 것.
그래서 스테이크나, 훈연한 고기 등을 제공해줄 수 없냐는 요청이 있었다. 앞으로 이러한 서비스, 그러니까 푸드트럭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있는 곳과 서비스를 연계할 예정이다.
현재 딜리셔스는 외식 유통, 식품 유통, 식품 제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경력을 4~5년 정도 쌓은 직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협력하고 있는 직원까지 더하면 총12명 정도이며, 오로지 달리셔스에 속한 인원은 6명이다. 달리셔스 서비스를 준비한 기간까지 모두 더하면 약 2년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웃음).
달리셔스 법인 설립은 작년 4월이었다. 그리고 이제 만 1년이 되어 간다. 궁극적으로 서비스 형태는 웹앱을 추구한다. 앱의 경우 안드로이드는 등록을 완료했으며, iOS는 현재 심사 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일만 남았고, 올해 상반기는 배운다는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 열심히 준비했다. 열심히 뛰고 있고. 열심히 달릴 생각이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