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요리로 반려동물과 교감하세요, 펫셰프
[IT동아 이상우 기자] '애완동물'이라는 단어 대신 '반려동물'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더 익숙해지고 있다. 사전적인 의미만 두고 보더라도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동물(애완동물)'에서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기 위해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반려동물)'로 바뀌었다. 개를 마당에 묶고 키우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 집에서 기르는 동물은 마치 가족과도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5년 4월 기준으로 국내 전체 가구의 약 18% 1,000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인 가구나 소규모 가구가 늘면서 외로움을 달래 줄 동반자로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만큼, '내 새끼'에게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고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사람도 늘어났다. 이런 이유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TV 채널이나 질 좋은 먹거리 등 프리미엄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펫셰프 정겨운 대표는 "반려동물은 애완의 존재를 넘어 가족처럼 교감하는 존재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 반려의 대상에 대한 식문화는 정체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에게 식사는 단순히 허기짐을 달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반려동물에게 어디서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사료를 먹이고 있습니다. 펫셰프는 반려동물 요리 연구소로, 요리를 통해 사람과 반려동물이 교감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고 말했다.
펫셰프는 정겨운 대표와 남동훈 CTO 두 명으로 이뤄진 스타트업이다. 외식조리학을 전공한 남동훈 CTO는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서 기르는 반려동물과 함께 먹이기도 한다. 정겨운 대표 역시 강아지를 기르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한 계기는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가 음식 때문에 아팠던 경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요리한 음식을 강아지와 나눠 먹다가 강아지가 아픈 적이 있었습니다. 강아지에게 해로운 재료가 들어있었던 거죠. 그런데,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건강 걱정 없이 반려동물을 위한 요리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됐습니다"
펫셰프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연평균 25% 성장하고 있는 추세로, 오는 2020년에는 6조원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정겨운 대표는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반려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장례식 사업이 있고, 아로마 테라피나 마사지 등 반려동물과 관련한 국가 자격증이 생길 만큼 시장도 세분화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먹거리에도 반영되고 있다.
펫셰프는 현재 반려동물을 위한 간식을 출시한 상태다. 강아지를 위한 베이커리 상품으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간단한 조리도구와 레시피도 제공한다. 베이커리인 만큼 오븐이 있으면 좋지만, 전자레인지로도 조리 가능하다. 무엇보다 사람이 먹어도 문제 없을 재료를 사용하며, 전문 기관을 통해 성분 검사를 거치고, 이를 통해 동물영양학 교수에게 자문도 받는다고 설명했다.
남동훈 CTO는 "저는 요리를 배우고, 직접 하는 사람인 만큼 위생에 관해 철저히 교육받았습니다. HACCP 처럼 사람을 위한 기준도 반려동물의 식품에 적용해 사람이 먹는 것 만큼 깨끗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먹어도 되지만, 당분처럼 강아지에게 해로운 것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사람에게 맛있지는 않겠지요. 어찌 보면 이런 점이 반려동물 식품 스타트업에서 장점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정겨운 대표가 취업보다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가치를 찾아내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변에서 창업을 힘든 도전이라고 말하지만, 취업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남동훈 CTO 역시 비슷하다. 취업한 주변 사람을 보니 그들이 정말 그 일을 좋아하고, 하고싶어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나이 들어서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도전해보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는 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현재 펫셰프는 크라우디를 통한 크라우드펀딩(https://www.ycrowdy.com/cf/campaign/xIK7rz2MLz)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학생이 창업한 스타트업인 만큼, 아직 판매 채널을 많이 확보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향후에는 베이커리 상품 외에도 반려동물을 위한 가정대체식(HMR)으로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전용 앱을 통해 반려동물의 정보를 입력하면 이 정보를 통해 영양이나 강아지 입맛에 맞는 맞춤형 식단을 제공할 계획이다.
남동훈 CTO는 "가끔 유기견 센터에 봉사를 가기도 하는데 정말 열악합니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에 관한 문화가 더 많이 개선되고 외국처럼 가족으로 느낄 수 있는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