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vs 아반떼' 준중형 세단 맞대결, 누가 웃을까?
[IT동아 강형석 기자] 지난 17일, 쉐보레가 준중형 세단 올 뉴 크루즈(All New Cruze)를 선보이면서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우선 직접적으로 현대 아반떼와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 쉐보레는 여유로운 공간과 다양한 편의사양을 바탕으로 준중형은 물론 중형 세단, 나아가 소형 SUV 시장까지 공략해도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단 여러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보면 중형 세단까지 공략한다는 것은 무리수가 따르고, QM3와 같은 소형 SUV와는 비교 가능한 수준이다.
크루즈와 아반떼, 여기에 향후 르노삼성이 선보일 SM4(가칭)가 더해지면 지난해 중형 세단 경쟁에 이어 준중형 시장이 또 한 번 들썩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크루즈와 아반떼(스포츠 제외)를 비교하는 자리를 마련해봤다. SM4도 비교 대상에 포함하고 싶지만 출시되지 않았으니 제외했다. 그렇다고 출시 시기가 오래된 SM3와 비교하는 것은 조금 미안한 부분도 있으니 두 차량과 우선 비교해 보도록 하자. 가격과 사양은 각 제조사가 제시한 가격표를 참고했다.
크루즈 대 아반떼, 기본 트림 비교
트림별 사양을 살펴보자. 일단 두 차량의 트림 수가 다르기 때문에 구분해 놓을 필요가 있었다. 크루즈는 LS와 LT, LTZ로 나눴고, 아반떼는 스타일과 스마트(스페셜)/모던(스페셜), 프리미엄으로 각각 나눴다. 스타일과 스마트 사이에 있는 밸류 플러스 트림은 비교에서 제외했다. 또한 두 차량의 가격은 모두 기본 엔진을 기반으로 했으니 엔진과 트림(엔진에 따라 운용 트림이 다르다)에 따라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크루즈는 1.4 터보 가솔린 엔진을, 아반떼는 1.6리터 가솔린 엔진(132마력) 을 기준으로 했다.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트림을 살펴봤다. 크루즈는 LS, 아반떼는 스타일(Style) 트림부터 시작한다. 각각 기본 가격은 1,890만 원과 1,410만 원으로 크루즈가 480만 원 비싸다.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동일한 사양에서 크루즈는 브레이크 어시스트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그 외 에어백은 6개,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TPMS), 자세 제어장치, 4륜 디스크 브레이크, 급제동 경보 시스템 등이 기본 제공된다.
그러나 아반떼의 구성 또한 돋보인다. 에어백이 7개로 크루즈보다 1개 더 제공된다.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는 제쳐 두더라도 일단 눈길이 가는 요소다. 여기에 앞좌석 하체상해 저감장치와 후방충격 저감 시트 기술이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그 외 탑재 기능은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외관에서는 크루즈가 앞선다. 헤드램프 레벨링 시스템이 적용됐고 후방 안개등도 기본이다. 둘 다 아반떼에는 찾아볼 수 없는 기능이다. LED 보조제동등 또한 기본 제공된다. 아반떼도 주간주행등을 시작으로 에스코트 기능이 있는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열선 사이드 미러, 보조제동등이 있다. 물론 이건 크루즈에도 있다.
내장은 호불호가 갈릴 듯 하다. 둘 다 직물 시트가 기본이지만 아반떼는 옵션으로 인조가죽 시트를 선택하도록 해놨다. 크루즈는 옵션조차 제공되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가죽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트림은 아닐 듯 하다.
크루즈의 장점은 시작 트림부터 6:4 폴딩 시트가 제공되는 것이다. 아반떼에는 없는 부분인데, 대신 아반떼는 스티어링 휠 오디오 리모컨과 6 스피커 구성으로 만회하고자 했다. 결국 살펴보면 아반떼가 저렴하다. 제공되는 옵션을 모두 더해도 그렇다.
크루즈 대 아반떼, 중간 트림 비교
이번에는 중간급 트림으로 전장을 옮겨봤다. 크루즈는 LT/디럭스가 아반떼는 스마트(스페셜)/모던(스페셜)이 포진해 있다. 두 차량의 가격만 놓고 보면 모던 트림과 비교해도 좋을 정도로 크루즈가 더 가격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엄청난 비용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크루즈는 LT가 2,134만 원, LT 디럭스가 2,286만 원이다. 옵션이 더해지면 최대 295만 원이 추가된다. 반대로 아반떼는 1,798만 원(스마트)부터 2,090만 원(모던 스페셜)까지 형성되어 있다. 옵션을 더하면 트림에 따라 185만 원에서 347만 원이 추가된다.
기본 차량 가격만 따져봐도 196만 원에서 336만 원의 차이가 나타난다. 옵션이 더해지면 모던 트림은 격차가 다소 줄어들지만 스마트 트림은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다.
사양은 하위 트림을 거의 그대로 흡수하면서 약간의 추가가 발생한다. 먼저 크루즈는 후방 카메라와 후방 주차보조 기능이 추가된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탑재되지만 지능형(ASCC)은 아닌 평범한 크루즈 컨트롤 기능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외형에 변화가 추가된다. 프로젝션 방식의 안개등, 16인치 알로이 휠과 타이어가 기본이다.
내장을 살펴보면 몇몇 편의 장비가 추가됐다. 7인치 마이링크가 기본 적용되며, 센터페시아 부분의 앰비언트 라이트 등이 추가된다. 그럼에도 시트는 여전히 직물이라는 점이 아쉽다. 2,000만 원이 넘는 차량임에도 LT 디럭스(2,286만 원) 트림을 선택해야 가죽 시트가 적용된다.
옵션은 대부분 내장과 외장 일부에 적용된다. 8인치 마이링크, 보스 사운드 시스템 등을 적용하려면 140만 원을, 전자동 에어컨과 하이패스 적용 ECM 룸미러가 컨비니언스 패키지로 50만 원이다.
아반떼는 트림에 따라 기본 편의/안전 사양이 세분화 되어 있다. 스마트 트림에는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과 자동 라이트 제어 기능이 탑재되고, 모던이 되어야 크루즈 컨트롤과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등이 기본 적용된다. 16인치 타이어는 모던 트림 이후에야 적용할 수 있다.
LED 주간 주행등이나 HID 헤드램프는 스마트 스페셜 이상 트림에 적용된다. 제동등과 후미등, 보조등 등을 모두 LED로 맞추려면 모던 스페셜 트림(2,090만 원)을 선택해야 가능하다.
기본기는 조금 더 풍성해진다. 스마트 트림 이상부터 통합 주행모드가 추가된다. 버튼을 눌러 스포츠나 에코 모드로 바꿔 기분에 따라 주행하도록 돕는 기능이다. 여기에 스티어링 열선과 듀얼 전자동 에어컨도 적용된다. 뒷좌석 통풍구, 자동 김서림 제거 기능 등도 특징이다. 운전자를 위한 기능으로는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있는데 모던 트림 이상에 기본 적용된다는 점 참고하자. 크루즈 LS 부터 적용되는 6:4 폴딩 시트는 모던 스페셜 트림이 되어야 쓸 수 있다.
아반떼 또한 이 등급의 옵션은 보조 사양에 집중되어 있다.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30만 원), 내비게이션(70만 원)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와 스마트 스페셜 트림에는 옵션으로 통풍 기능과 10단계 조절 전동 기능을 갖춘 시트 선택이 가능하다. 대신 60만 원을 더 줘야 한다.
크루즈 대 아반떼, 상위 트림 비교
마지막으로 상위 트림을 비교해 보자. 크루즈는 LTZ와 LTZ 디럭스, 아반떼는 프리미엄(Premium) 트림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가격은 각각 2,437만~2,478만 원과 2,165만 원이다. 기본 사양만으로 약 300만 원 가량의 차이가 발생한다. 옵션을 모두 추가한 상태에서의 가격은 2,807만~2,848만 원이며, 아반떼는 2,630만 원이다.
최고 트림이다 보니까 대체로 편의/안전 장비가 풍부한 편이다. 크루즈는 외관과 내장에 주로 집중되어 있으며, 출시 때 강조했던 여러 안전 장치는 120만 원(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을 추가해야 누릴 수 있게 구성했다. 이 때 차량 가격은 2,500만 원을 돌파하게 된다.
아반떼는 반면 2,165만 원에 주요 안전 장비를 쓰려면 하이테크 패키지를 200만 원 주고 추가해야 가능하다. 여기에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경보, 스마트 하이빔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 기본으로는 4.2인치 컬러 슈퍼비전 클러스터나 가죽 통풍시트 등이 추가 된다.
크루즈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을 시작으로 내장 가죽 색상을 젯 블랙과 브라운 중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고 등급이어도 헤드램프는 프로젝션 방식이라는 것을 참고하자. 아반떼는 옵션이지만 HID 램프(라이트 패키지, 60만 원)를 선택할 수 있다.
가격대비 구성은 아반떼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크루즈와 아반떼는 주요 구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일단 파워트레인부터 다르다. 크루즈는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가 호흡을 맞추고, 아반떼는 1.6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가 호흡을 맞춘다. 이 때 출력은 크루즈가 우위다. 그러나 아반떼는 이 외에도 1.6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자동 변속기가 맞물린 스포트(SPORT)와 1.6리터 터보 디젤, 2리터 가솔린 엔진, LPI 엔진 등 총 5가지 파워트레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심지어 크루즈 LTZ 트림(2,437만 원)과 아반떼 스포트 익스트림 셀렉션 트림(2,455만 원)과 직접 경쟁해도 크루즈에 불리하게 작용되는 점들이 있다. 공간이나 차량 완성도는 뒤로 하더라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눈에 드러나지 않는 것보다 드러나는 것들이 많은 것에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지난 1월 17일, 쉐보레는 크루즈 신차 발표회 당시 "준중형 시장을 새로 정의할 것이고 중형차와 소형 SUV까지 공략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것이 가능할지는 시간이 증명해 줄 것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