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질 음원을 무선으로 듣는다' 블루투스 리시버의 세계
[IT동아 강형석 기자] 선 없이 음악을 듣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음질이 좋아진 것은 물론 편의성 또한 남다르기 때문이다. 꼭 음질을 따지지 않더라도 거추장스러운 케이블에서 해방된 쾌감을 경험하고 나면 그 편리함에 매료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무선의 편리함을 위해 이미 유선 이어폰이 있음에도 무선 이어폰을 사자니 이중지출이라 부담되는 것도 사실.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무선 리시버에 눈길을 주기도 한다.
블루투스 리시버는 음성 신호를 무선으로 받아 대신 출력해주는 장치다. 무선 이어폰이나 헤드폰과 달리 무선 송수신 기기만 있으니 구조가 단순하고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클립 형태로 옷이나 가방 등에 걸어 쓰거나, 목걸이 형태로 쓸 수 있게 고안된 제품도 있다. 최근에는 무선으로 CD음질(16비트, 44.1kHz)을 구현하는 aptX 코덱 또는 더 고음질 구현이 가능한 aptX HD 등을 쓰는 블루투스 리시버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무선은 알아도 aptX/aptX HD는 무엇인가?
apt는 오디오 처리 기술(Audio Processing Technology)사에서 유래한다. 개발도 이 회사에서 이뤄졌다. 음원 압축 효율을 높여 무선으로도 CD 음질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인데, 캠브릿지 실리콘 라디오(CSR)가 인수했다가 지난 2013년 삼성전자가 CSR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4년, CSR은 퀄컴(Qualcomm)에 매각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두각을 드러낸 것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관련 기술은 과거에도 쓰였다. 전송 지연이 짧고 처리에 많은 자원을 쓰지 않는다는 장점으로 라디오 방송에 주로 사용됐다. 현재는 스마트폰이나 음원 플레이어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는 기술 중 하나가 되었다.
이론적으로 aptX는 CD 음질인 16비트 44.1kHz 재생에 대응한다. 물론 실제 음질은 최종적으로 리시버에 탑재되는 앰프와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DAC)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 참고하자.
더 나은 음질을 구현하기 위한 aptX 기술도 있다. aptX HD가 그것인데, 24비트 48kHz 재생을 지원한다. 고해상도 오디오(HRA)에 해당하는 24비트 96kHz에 비하면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만 무선에서도 고해상 음원 재생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유이(?)하게 LG G5와 V20이 aptX HD 기술에 대응한다.
마지막으로 aptX 기술을 쓰려면 플레이어와 리시버가 모두 기술에 대응해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대응하지 않으면 일반 블루투스 음원 코덱(SBC)로 신호 전송이 이뤄진다. MP3는 무난히 청음 가능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고음질 기대할 무선 리시버는?
블루투스 리시버는 정보의 바다를 조금만 헤엄쳐도 수없이 나올 정도로 다양하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제품 몇 개를 골라봤다.
아반트리 클리퍼 프로(Clipper Pro)는 작은 크기로 고음질 무선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장치다. 폭 50mm, 높이 20mm, 두께 10mm 정도로 작은 크기에 무게는 10g 정도로 휴대성이 뛰어나다. 클립 형태로 옷이나 가방 끈, 주머니 등에 걸 수 있다. 음악을 들을 때 리시버에 가지고 있는 유선 이어폰을 꽂으면 된다. 무엇보다 단자가 2개여서 최대 2명이 동시에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시간(연속재생) 사용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aptX 기술을 지원하지만 음질 저하를 최소화한 저지연(Low Latency) 기술이 적용됐다. 기기간 무선 통신에 의해 발생하는 지연을 줄여 끊김이나 느려지는 등 청음에 방해되는 요소를 줄였다. 본체에는 음악을 재생하거나 멈추는 등의 기능도 있어 스마트 기기나 플레이어를 꺼내지 않아도 된다.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약 3만 8,000원 대에 구매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
썬텔 어썸(ASOME) 블루투스 리시버는 조금 독특한 개념으로 접근한 제품이다. 클립형이 아닌 목걸이 형태로 도입되었기 때문인데, 젊은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목걸이형과 같을 수 없겠지만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클립형 대비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클립이나 후크 등 액세서리(별매)가 존재하는 점이 돋보인다. 다양한 색상과 고급스러운 디자인도 이 제품이 내세우는 요소들이다.
폭 49.5mm, 높이 18mm, 두깨 17.9mm 정도의 크기로 리시버라기 보다는 작은 액세서리와 같은 인상을 준다. 이 제품 역시 유선 이어폰을 기기에 꽂아 들으면 된다. aptX 기술에 대응하고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시간(연속재생) 사용 가능하다.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 약 4만 5,000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아스텔앤컨(Astell&Kern) AK XB10은 다른 블루투스 리시버와는 다르게 음질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고해상 음원 대응을 위해 aptX HD 기술을 적용했고, 고성능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DAC)와 아날로그 앰프를 탑재했다. 기기에는 별도로 일반 스테레오와 함께 좌우측 소리를 분리해 더 자연스러운 공간감을 구현하는 밸런스드(Balanced) 출력이 가능해졌다. 단자는 2.5mm 규격이다.
앰프와 DAC의 조합으로 낮거나 혹은 높은 저항(임피던스)을 갖는 고성능 헤드폰도 충분히 소화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음량 조절은 기본이고 재생과 정지 버튼이 제공되어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내장 마이크도 있어 통화도 지원한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시간 연속 재생 가능하다. 크기는 지름 50mm의 원에 두께 12.3mm, 무게 23g으로 휴대는 간편하다.
문제는 제품의 성향으로 인해 가격이 매우 높다는 점. 인터넷 최저가 기준 약 18만 원대로 일반 블루투스 리시버를 3개 가량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다. 대신, 무선으로도 고해상 음원을 즐기고 싶다면 이 제품 외에 다른 선택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희소성이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