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 자율주행 완성도, '기술 협력'으로 극복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현지시간으로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최대 IT관련 행사 중 하나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가 진행된다. 전 세계 많은 IT 기업들이 이곳에 모여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공개한다. 특히 자동차 업계도 CES에 '자율(무인)주행' 기술을 앞세우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눈에 띄는 점은 머신 러닝 또는 딥러닝을 활용한 자율주행을 앞세웠던 지난 행사와 달리, 올해는 기술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음은 물론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술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를 활용한 IT 기술 업계와의 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우디+엔비디아 = 2020년까지 인공지능차 상용화 협력
지난 CES에서 자사 A7을 활용해 자율주행을 시연했던 아우디는 이번에 본격적인 자율주행 자동차 구현을 위해 움직였다. 동반자로 선택한 것은 인공지능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준 엔비디아. 이전에도 두 기업은 밀접하게 협력하며 다양한 기술을 접목했지만 올해는 2020년까지 첨단 인공지능 차량의 상용화를 목표로 협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우디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자비에(Xavier)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손톱 크기 정도의 작은 칩이지만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 프로세서를 품어 복잡한 연산을 자연스레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현재 공개된 드라이브 PX와 드라이브웍스(DriveWorks) 소프트웨어를 더해 자율주행 완성도를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반 부조종사(Co-Pilot) 기술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람의 언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음성 외에도 사람의 얼굴(안면)을 인식하는 인공지능을 따로 둬 운전자를 인식하고 개인 맞춤형 설정을 제공할 예정이다.
안면 인식을 통해 자동차 환경은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이 운전자를 인식해 문을 열어주고 시동까지 걸어주면 굳이 자동차 열쇠가 필요 없어진다. 또한 사람을 계속 인지하므로 운전자의 행동에 따라 음악을 재생하거나 통화 연결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일단 CES 2017에 아우디와 엔비디아가 내세운 차량은 Q7 파일럿 드라이빙 콘셉트(Pilot Driving Concept)다. 이 차량에는 일단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드라이브 PX2가 탑재되어 있다.
BMW+인텔 = 2017년 하반기부터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BMW는 IT 공룡 인텔과 모빌아이와 손을 잡았다. 이들은 2017년 하반기부터 약 40여 대로 구성한 자율주행차를 시범 운행할 예정이다. 우선 7 시리즈가 인텔과 모빌아이의 기술을 품고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활동한다.
이번 제휴를 통해 BMW는 주행 제어와 역학, 고성능 시뮬레이션 엔진, 전장부품 통합, 시험 차량 제작 등 자율주행차 설계/생산 전반을 담당한다. 인텔과 모빌아이는 차량에서 데이터 센터까지 도달하는 컴퓨팅 과정을 제공하고 차량 곳곳에 탑재된 카메라의 정보를 처리/해석하고 위치 표시까지 가능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는다.
이를 위해 인텔은 고(GO)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 역시 최고 수준의 프로세서 성능과 소형화 기술이 적용됐다. 자동차 시장이 요구하는 엄격한 발열과 안전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확장 가능한 개발 및 컴퓨팅 플랫폼으로 센서 융합, 운전 정책, 환경 모델링, 경로 계획 및 의사 결정 등의 주요기능을 제공한다. 데이터센터는 정밀한 머신러닝과 딥러닝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구축했다.
BMW와 인텔, 모빌아이는 꾸준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2021년 소개할 BMW 아이넥스트(iNEXT) 모델에서 이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르노 닛산+DeNA = 상업 서비스 제공하는 무인차 개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선택한 곳은 일본 모바일 인터넷 기업 디엔에이(DeNA)다. 둘은 2017년부터 일본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시범 운행할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2020년까지 무인 이동통신 서비스 플랫폼을 탑재한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사업 모델 상용화를 준비한다는 것. 단순히 자율주행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차량 내에서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로 풀이된다. DeNA는 서비스 외에도 서비스 분야 설계와 운영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닛산은 이 외에도 미항공우주국(NASA)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자연스러운 자율성 구현 기술(SAM – Seamless Autonomous Mobility)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차량 내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율주행차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의사를 결정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도록 설계했다.
흥미로운 점은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율주행차 성능 향상을 중점으로 내세운 것과 달리 르노-닛산은 완성도와 함께 이를 활용한 수익 창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행보가 운전자의 개입이 점차 축소되는 자율주행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