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IoT '로라'...첫걸음 뗐다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연말까지 25개 서비스 론칭할 계획이다. 지난주에 35개 가까이 나올 수 있다는 보고를 받기도 했다. 적극적인 개발자들은 50개도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한다. 예정한 숫자 범주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년 10월 SK텔레콤 IoT 사업본부 차인혁 전무가 한 말이다.

작년 7월 SK텔레콤은 소물인터넷 서비스 '로라'의 전국 상용화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SK텔레콤은 최소 20개 이상의 서비스를 내놓을 거라고 밝힌 바 있다. 10월에는 국내서 국제 로라 총회가 처음 열렸다. 여기서도 로라 서비스 론칭은 문제없을 거라는 확신에 찬 이야기를 들었다.

2017년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용화된 로라 서비스는 미미하다. 상용화한 지 6개월가량 되었고, 국내 파트너사만 745여 개가 넘는다. 분주히 활동은 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어찌 속 빈 강정처럼 보인다.

예고했던 서비스들은 어디로?

SK텔레콤이 로라 전국 상용화 발표 당시 언급한 서비스로는 휴대용 무선 가스 검지기, 가스 AMI 사업, 응급 알림 웨어러블 기기 세이프 워치(Safe Watch), 환경 모니터링, 맨홀 관제, 실시간 주차 공유 등이 있다.

현재 로라 기반으로 출시된 서비스로는 스파코사의 '지퍼'가 있다. 지퍼는 가로, 세로 각 5cm, 두께 1.6cm, 무게 48g밖에 되지 않는 단말기로 위치 추적 기능을 제공한다. 단순 위치 추적이지만 활용도는 높다. 어린이나 치매 노인을 위한 안전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에서 통학 버스에 부착 후 학부모에게 위치를 공유하면, 보호자는 차량의 위치와 도착시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자전거 등 생활 기기뿐 아니라 컨테이너 차량과 같은 물류산업 등 여러 방면에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1차 생산 물량 2000대는 모두 소진되었고, 2차 생산 중이다.

지퍼
지퍼

▲ 스파코사 지퍼(출처 : 스파코사)

혹시 출시된 다른 서비스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SK텔레콤에 문의해 보니 B2B 서비스로 스마트미터 LPG(LPG 벌크의 가스량 체크), 가스AMI(서울 한 도시가스 회사), 농어촌공사의 수위/계량 측정(해남 지역) 등이 로라망을 적용한 상태라고 한다. 이외에는 여전히 대부분 개발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현재 엔코아링크는 교통신호등의 고장 여부를 신호등 전류 센싱을 통해 판단하고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신호등 고장 모니터링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LK테크넷이 개발 중인 '휴대용 가스감지기'는 다양한 작업 환경(멘홀, 탱크 등)에서 가스 질식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작업 전 손쉽게 가스를 감지할 수 있는 포터블(Portable) 솔루션이다. '리니어블'과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는 치매 어르신, 지적 장애인, 시각 장애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위치추적 디바이스를 다양한 형태(의류 부착형, 시계, 목걸이 등)의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1000억 원을 넘게 들여 전국망을 깔았음에도 반 년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아직은 속 빈 강정, 올해는 수확하려나?

물론 SK텔레콤이 로라 활성화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대략 살펴보면, 작년 8월 AJ네트웍스, 삼성SDS와 함께 로라 망을 활용한 렌탈사업 협약을 진행했다. 9월에는 한국농어촌공사와 로라망을 활용하기로 협약했다. 2G망을 이용하는 기존 약 3100개소 원격 계측 관리를 먼저 로라로 전환하고, 농업용수 중장기 계획에 따라 전국에 산재된 저수지 및 10만 km의 수로에 대해 수위, 유량, 유속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농업용 수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10월에는 한국LP가스판매협회중앙회, 코리센, 어빌리티시스템즈와 로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LP 가스 사용량 원격 검침과 잔류랑 체크, 사용 패턴 바탕의 안전관리 솔루션 '스마트미터LPG'를 적용 협약도 맺었다. 앞서 언급한 LP가스 원격검침기다. 많은 개발자 참여를 위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협력해 로라 네트워크 기술 표준화 및 검증 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TTA는 로라얼라이언스에 지난해부터 참여하고 있다.

11월에는 '비즈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행사를 통해 우수 아이디어 12종을 선정해 발표했다. 또한 산학연 연계를 위해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인 제주대학교 LINC 사업단과 IoT-LPWA 사업 추진과 관련 협력을 맺었다. 또한 SK네트웍스와 손잡고 렌터카 종합관리시스템(TCMS)에 로라 적용을 합의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TCMS 단말기 제조업체에게 모듈을 무료 지원한다.

12월에는 메리츠 화재와 하이브리드 IoT망을 활용한 새로운 상품 개발 협약도 진행했다. 로라와 LTE-M을 활용해 차량 운행정보 및 부품 상태, 진단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서비스를 메리츠화재에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로라 전국망 발표 이후 진행한 협력, 협약 건만 해도 8개나 된다. 다방면으로 로라 확대에 힘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에 비해 뚜렷하게 결과물이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로라
로라
▲ 출처 : 로라 얼라이언스 홈페이지

작년 11월 KT-LG유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김준근 KT 기가 IoT 사업단장은 로라에 대해 "서비스될 때 봉착하는 문제들이 있다"며 "실제 어려운 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 1월이 되어도 로라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이 작다"며 "아직은 로라 망에 대한 확신이 없는 탓인지 업체들이 투자는 하지 않고 SK텔레콤 눈치만 살피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로라 네트워크 전국 구축 완료와 함께 로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로라 전용 모듈 무료 배포에 나섰으며, 현재까지 총 500여 개의 벤처기업과 개인개발자/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배포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IoT 에코시스템 활성화에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셈이다. 작년에 뿌려놓은 로라 사업들을 올해는 알차게 수확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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