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양 PC 게임, 프로세서의 성능도 중요하다
[IT동아 이상우 기자] 컴퓨터 게임은 해를 거듭하며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점 몇 개로 이뤄진 도트 그래픽이 이제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그래픽이 향상됐다. 게임 속에 표현된 빛의 방향에 따라 자연스러운 그림자가 생기는 것은 물론,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 한 올까지 표현한다. 단순히 프로그래밍 된 내용으로만 움직이던 게임 속 적이나 아군도 이제는 게이머의 행동에 맞춰 움직일 정도로 인공지능이 발전해 재미를 더한다.
이처럼 최근 출시되는 게임은 고품질 그래픽과 고성능 인공지능을 탑재하는 등 성능이 점점 더 향상되고 있다. 특히 프로세서나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이를 십분 활용한 게임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고사양 게임 구동 시 그래픽 카드와 메모리를 중요시 했지만, 그래픽 카드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메모리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프로세서의 중요성이 떠올랐다. 3D 게임에서 각종 그래픽 효과나 3D 물체의 표면은 그래픽 카드가 담당하지만, 3D 물체나 캐릭터를 움직이는 뼈대와 인공지능은 프로세서가 담당한다. 한 화면에 게이머의 캐릭터와 함께 여러 NPC나 적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프로세서의 성능이 부족하다면 그래픽 카드가 우수하더라도 게임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같은 고사양 게임을 즐기려면 GTX 1070 같은 퍼포먼스급 그래픽 카드와 함께 6세대 코어 i7 프로세서 같은 부품도 필요하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 프로세서보다 전력 소모는 줄이면서 전반적인 성능은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내장 그래픽 성능이 크게 향상돼 리그 오브 레전드 정도의 게임을 그래픽 카드 없이도 구동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4K(UHD) 해상도도 지원해, 단순한 웹 서핑이나 문서작업뿐만 아니라 고화질 콘텐츠 감상에도 6세대 코어 i3 프로세서만으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을 위해서는 적어도 코어 i5 프로세서, 고사양 PC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코어 i7 정도의 프로세서가 요구된다. 코어 i7의 경우 기본적인 연산 능력이 다른 제품군보다 뛰어난 것은 물론, 실제 연산을 담당하는 부분인 코어 수도 많다. 특히 i5 프로세서와 비교했을 때 코어 하나를 두 개로 인식해 성능을 높이는 하이퍼스레딩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더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게임 개발사 역시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중시하는 기존 개발 방식을 탈피해 프로세서의 멀티 코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프로세서의 코어가 아무리 많더라도 이 중 하나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프로세서의 최대 성능을 끌어낼 수 없었지만, 최근 개발된 게임은 상당수가 멀티 코어 프로세서를 적극 활용해 게임 구동 성능을 높인다. 일례로 블리자드가 개발한 오버워치의 경우 최대 6개의 코어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4코어 8스레드를 지원하는 코어 i7 프로세서에서 구동했을 때 초당 화면 표시 수가 조금 더 안정적이다.
가상현실 게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고성능 그래픽 카드와 코어 i7 정도의 프로세서가 필수적이다. 국내 출시 예정인 가상현실 시스템 HTC바이브는 기본적인 작동을 위해서 최소 코어 i5 이상의 프로세서, GTX 970 이상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작동을 위한 필수 시스템 사양이며, 여기에 조금 더 '진짜' 같은 가상현실을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고성능 프로세서 같은 부품이 필요하다.
최근 출시되는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고성능 부품으로 PC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 이러한 높은 가격이 게임 애호가에게는 장벽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개발사 입장에서는 발전한 프로세서와 그래픽 카드 기술을 바탕으로 현실에 가까운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러한 게임을 선택하고, 여기에 맞는 PC 사양을 맞추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