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장이 운영하는 300대 PC방, "AMD 라데온 RX480을 선택했습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2016년 11월 14일, 인천 부평역 인근에 위치한, 이제 오픈한지 채 일주일 남짓 지난 'COM, COME PC 카페(이하 컴컴PC카페)'를 찾았다. 사실 기자는 해당 매장을 방문하기 전, 살짝 기대에 차 있었다. 사전에 전달받은 정보에 따르면, 컴컴PC카페의 사장님이 여성(김지연씨, 29세)이라는 것. 더구나 20대라는 말까지 들었을 때는, 살짝 의구심까지 들었다. 더구나 컴컴PC카페가 운영하고 있는 PC 대수는 무려 300대. PC 사양도 수준급이다. 인텔 코어 i5-6500 프로세서와 AMD 라데온 RX 480 그래픽카드, DDR4 8GB 램을 탑재했다.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을 때, 기자가 '진짜냐?'라며 몇 번을 확인한 이유다.
컴컴PC카페는 인천 부평역 문화의거리 맞은편, 부평시장으로 넘어가는 길목 2층에 위치해 있다. 부평역 유흥가와 주변 주거지역 중간 지점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꽤 많은 편. 매장은 들어서는 입구부터 깔끔했다. 계단과 들어서는 입구 부분 모두 하얀색 타일로 마감했으며, 계단 넓이도 5명 정도가 동시에 편하게 오고 갈 수 있을 정도. 인터뷰는 인근 카페로 이동해 진행했다.
29살의여성이 300대 PC방을 운영한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매장에 들어서면서 오픈 축하 화환도 보이고, 내부 시설도 상당히 깨끗한 것을 보니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김지연: 정확한 오픈 날짜는 11월 4일이다. 이제 열흘 정도 지난 셈이다. 내부도 모두 살펴 보셨겠지만, 아직 인테리어가 전부 마무리된 단계는 아니다(웃음). 몇몇 인테리어 구조물이나 위치 등을 고민 중이다. 그렇다고 매장 내 어딘가에서 쿵쿵 거리며 공사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장식물이나 포스터 같은, 벽면을 장식할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을 붙이는 정도만 남아 있다. 그리고 300대 정도 되다 보니, 분명 문제 없는 PC였는데, 설치 초기라 셋팅이 덜 된 PC가 있는 정도다.
IT동아: 인터뷰하러 오면서 가장 궁금했던 질문이다. 어떻게, 그 나이에, 이런 큰 규모의 PC방을 운영하게 되었는지.
김지연: 원래 PC방을 운영할 생각이 아니었다(웃음). 오봉 도시락 가맹점을 운영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현재 200대 규모의 PC을 운영하고 계시는 친한 친척분이 권유하셨다. 도시락 판매 매장도 좋지만, 함께 PC방을 운영해보지 않겠냐고. 그래서 고민 끝에 지금에 이르렀다. 아, 매장 카운터에서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오봉 도시락도 판매 중이다. 쉽게 말하자면, 컴컴PC카페는 오봉 도시락 가맹점이기도 하다. PC방과 도시락 판매를 함께 운영 중이다.
IT동아: 그리고... 글쎄. 이 정도 규모를 그냥 큰 규모라고 말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자그마치 300대다. 기자도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약 5년 동안 PC방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100대만 넘어서도 정말 큰 규모의 PC방이었다. 이렇게 많은 PC를 운영할 생각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하다.
김지연: 음... 이 말부터 하고 싶다.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학교도 인천에 있는 곳을 다녔고,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여기 부평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다닌, 지리를 가장 잘 아는 공간이다. 일단, 이 근처 PC방은 300대 규모의 대규모 매장이 없다. 얼마 전까지 친척이 운영 중인 200대 규모 PC방에서 매니저로 10개월만 일했는데, 당시 경험상 이제는 PC방도 규모가 클수록 경쟁력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이곳 부평처럼, 식당과 유흥가가 많고, 전철역이 가까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대규모 매장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부평 유동인구는 정말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아, 그리고 PC방이라고 하면 꼭 손님들이 이용하는 PC 사용료만 수입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PC방에서 판매하는 먹거리 수입원도 무시할 수 없다. 비율로 보면.. PC방 수익과 먹거리 수익이 6:4 정도에 달한다.
IT동아: 이 질문을 어떻게 드려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마치 성 차별이라고 느껴질 것도 같고. ...절대 그런 의미는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있는 그대로 말하겠다. 여성 분이시잖은가. 어떻게 이런 결심을 하게 되셨는지.
김지연: (웃음) 그런 질문을 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방금 전에도 말했지만, 200대 규모 PC방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여자도 충분히 PC방을 운영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하나, 이건 장단점이 있겠지만, PC방 사장이라고 꼭 PC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PC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면 스스로 판단하는데 도움될 수 있지만, 주변 여건을 활용하면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로 친척 분과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는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PC방은 서비스업이라는 점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의 PC방은 PC 성능도 성능이지만,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다. 자주 오시는 분들에게 먹거리를 가져다 드릴 때도, 그 손님의 성향에 따라 어떻게 드리는지에 따라 호감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손님에게는 조심스럽게 놔드리고, 조금 여유롭게 즐기시는 손님에게는 책상 주변을 정리해드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사소한 서비스가 중요한 차이를 만든다. 그리고 스스로, 이러한 서비스 제공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AMD 라데온 RX480을 선택한 까닭
IT동아: 음.. 맞다. 맞는 말이다. 기자도 PC방을 운영할 당시, 손님들에게 공짜로 드리던 냉커피(믹스커피를 얼려서 제공했다)를 단골들이 찾는 이유라고 말했었다. PC 사양은 어떤지 궁금하다.
김지연: 프로세서는 인텔 코어 i5-6500이고, 그래픽카드는 사파이어의 AMD 라데온 RX480, 메모리는 DDR4 8GB이다. 주변 PC방과 비교해 가장 좋은 사양이라고 자부한다. 또한, 현재 PC방에서 즐기는 대부분의 게임은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는 성능이다.
IT동아: AMD 라데온 RX 480을, 300대 PC에 모두 설치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지연: 반대로 묻고 싶다. 그 질문은 AMD 라데온 RX480을 굳이 왜 찾아서 설치했는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왜 설치 안했는지 라고 해석하면 되는지 말이다. 컴컴PC카페를 오픈하기 전, 기존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설치한 PC방을 대상으로 조사도 했었다. 글쎄. 엔비디아와 비교해 굳이 나쁜 점이 없다. 다이렉트X 12에서 강세도 보이고. 이 가격에 이 정도 성능이면, 괜찮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PC방을 오픈할 때는 성능과 함께 가격을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가격은 PC 본체만의 가격이 아니다. 책상과 의자, 모니터, 스피커, 키보드, 마우스 등을 모두 더한 가격을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PC 본체는 80만 원에 맞추고, 모니터와 주변기기를 30만 원 정도라고 생각했다고 가정하자. 만약 PC 본체는 70만 원으로 줄인다면, 나머지 10만 원을 모니터나 키보드, 마우스에 투자할 수 있다. 아니면, 더 넓은 책상이나 축신한 의자도 고민할 수 있겠다.
컴컴PC카페는 PC 성능과 함께 모니터에 집중했다. 40인치 이상의 넓은 모니터, 32인치 크기의 커브드 모니터, 그리고 일반 모니터 등을 매장에 비치했고, FPS 게임을 보다 전문적으로 즐기시는 손님을 위해 CRT 모니터도 갖췄다. 프리싱크를 지워하는 모니터도 구비할 예정이다. 특히, 커플을 위한 커플석에 PC 50대와 큰 모니터를 비치했다. 25 커플을 위한 공간이라고 보시면 된다(웃음). 책상과 의자까지 이어 놓을까 생각했는데, 차마 그렇게 까지 준비하지는 못했다.
IT동아: 그러고 보니, 모니터가 정말 다양하다.
김지연: 손님들마다 성향이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즐겨하는 게임에 따라 선호하는 모니터가 다르고. 손님들의 피드백을 받아, 다양한 모니터를 설치한 셈이다. 어떤 손님은 아주 큰 크기의 모니터를 선호시고, 어떤 손님은 이제는 신제품도 없는 CRT 모니터를 선택하신다. 아, 여자 손님들은 대부분 큰 모니터를 좋아하신다(웃음). 커플석에 큰 모니터를 설치한 이유다. 여자들은 PC방에 간다고 꼭 게임만 하러 가지 않는다. 인터넷 검색도 하고, 지난간 방송을 다시보기도 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들처럼 한 게임을 몇 시간씩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PC 사용하는 습관이 조금 다르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손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모니터를 준비했다.
여담이지만, CRT는 알다시피 FPS 때문에 준비했다. 발품팔아서 찾았다. 조만간 모니터 정 가운데에, 손님들이 원하시면 까만 점이라도 찍어놔야 하지 않을까 싶다(웃음).
IT동아: 여자 손님이 많이 오실 것 같다.
김지연: 아직 오픈한지 열흘 정도 지난 시점이라, 어떤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결론 내릴 시점은 아니다(웃음). 다만, 매장이 깨끗해서 인지 다른 매장과 비교해 여자 손님이 많은 편이긴 하다. 많을 때는 남여 비율이 6:4 정도일 때도 있었다. 아, 여기 화장실은 여자 칸이 4칸, 남자 칸이 2칸이다. 그래서 공사를 하려고 했다. 남자 칸을 늘리려고.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공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여자 손님이 많은 편이다.
IT동아: 마지막 질문이다. 컴컴PC카페의 장점은 '이것'이라고 정한다면, 어떤 것을 말할 수 있을까.
김지연: 서비스다. 처음 오시는 손님에게도 좀더 살갑게 다가가는 편이다(웃음). 다른 지역에는 대부분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부평역 인근 PC방에는 선불기기가 많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선불기기를 처음 사용하시는 손님들이 꽤 계시는데, 천천히 차근차근 설명을 드리는 편이다. 나름, 세심하게 챙겨드리는 편이하고 생각한다. 아, 처음에 얘기했던 오봉 도시락도 있다. 오봉 도시락은 컴컴PC카페에 아예 들어와 있는, 가맹비를 부담하는, 가맹점이다. 여기 와서 오봉 도시락만 사서 나갈 수도 있다.
아, 한마디만 더 하겠다. 대형 PC방이 주변에 들어서면, 기존 PC방 입장은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가격을 주변에 맞췄다. 주변 PC 가격이 제각각이라 동일하게 맞췄다고 할 수 없지만, 평균 가격으로 책정했다. 기회가 된다면, 주변 PC방 사장님들과도 같이 의견을 교환하고 싶다. 이 지역 상권을 크게 흔들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웃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