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들의 보금자리 '도전숙', 창업 생태계의 터전이 되다
[IT동아 안수영 기자]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해결 과제다. 이를 위해 각 정부기관 및 지역 사회에서는 창업과 일자리를 지원하는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성북구(구청장 김영배)의 경우 SH서울주택도시공사(구 SH공사, 사장 변창흠)와 서울지방중소기업청(청장 김흥빈)과 협약을 체결해, 1인 창조기업인들을 대상으로 '도전숙(도전宿)'이라는 수요자 맞춤형의 직주 일체형 공공원룸주택을 지원하고 있다. 도전숙은 '도전하는 사람들의 숙소'라는 뜻으로, 1인 창조기업인 및 창업준비생(입주 후 1개월 내 창업 예정자)들이 사업을 구상하고 다른 창업자들과 정보를 교류하도록 돕는 사무공간 겸 주거공간이다.
도전숙은 2014년부터 성북구에서 전국 최초로 공급됐으며 1, 2, 4호점은 입주를 완료했다. 성북구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서울지방중소기업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2018년까지 도전숙을 10호점까지 확대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31일에는 성북구 보국문로16길 24에서 도전숙 3호의 개소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배 성북구청장과 변창흠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성북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 센터에 입주한 창업자 등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도전숙은 청년 일자리와 창업 지원을 위해 마련한 주택 정책이다. 성북구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최초로 법을 바꾸어서 해냈다. 이는 임대주택 분야에서도 새로운 사례이지만, 우리나라 지방정부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도 의의가 있다. 청년 일자리를 위해 법까지 바꾸며 정책을 만들고, 그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도전숙에서 성장한 기업에서 더 많은 사람이 고용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또한 도전숙의 사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할 용기를 주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본래 SH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추진하는 공공임대주택은 입주 대상자가 저소득층에 한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저소득 1인 창조기업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을 운영하려면 국토교통부의 지침을 개정해야 했다. 성북구는 1인 창조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침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2014년 1월에 지침 개정이 이루어졌고, 도전숙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변창흠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은 "청년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은 저희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성북구청장님과 함께 제도를 개선해서 일구었고, 그러한 노력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어 기쁘다. 도전숙은 향후 10호까지 문을 열 예정이다. 향후 도전숙이 창업자들의 클러스터를 형성해 기업가들의 거점이 되길 바란다. 도전숙에 입주하는 창업자 분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셔서 하나의 역사로 남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판식과 함께 도전숙 3호 공간을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도전숙 3호점은 6층 건물로 지어졌다. 1층은 공용 주차장으로 사용되며, 회의실도 있다. 원룸은 총 19호실로 각 원룸마다 싱크대, 화장실 등을 갖췄다. 1층과 4층에 마련된 회의실에는 빔 프로젝터, 사무전산기기, 회의탁자, 의자 등이 설치되어 있어 사무 및 회의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6층 옥상에는 작물을 심어 창업자들이 함께 나눠먹을 수 있도록 했으며, 네트워킹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도전숙에는 어떻게 입주할 수 있을까? SH서울주택도시공사 홈페이지의 입주자 모집 공고를 확인하면 된다. 자격 요건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독립 세대주로서,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의 요건을 갖추고, 소득 기준에 적합한 무주택 세대주, 서울시에 거주하는 예비창업자나 1인 창조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에 입주신청서를 제출하면, SH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소득기준 등 자격요건을 확인한 후 서울지방중소기업청에서 사업계획서 등을 심사해 입주자를 최종 선정한다. 입주 기간은 2년이며, 기간 연장을 통해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월세는 평당 1만 5,000원으로,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임대보증금 산정표를 기준으로 한다. 별도 관리비는 없다. 공용 사용 부분은 입주자들의 자체 기금으로 충당한다. 세대당 월 1만 원을 걷어 계단 청소 및 정수기와 사무기기 유지 보수를 하거나, 공용 회의실의 전기/수도 요금, 가스비 등을 납부한다. 기금을 아껴 창업자들이 함께 야유회를 가기도 한다.
도전숙은 창업자들이 함께 모여 사는 만큼, 창업자들 간 생태계를 형성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일반적인 아파트나 원룸의 경우 옆집에 누가 살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잘 모르지만, 도전숙은 다르다. 서로 다른 건물에 거주하는 도전숙 창업자들 간 소통도 이루어진다. 그 이유는 창업자들 간 동호회가 마련되어 서로 모일 수 있는 계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수영, 택견, 악기 연주, 등산, 앱 개발, 영어회화 동호회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1가지 이상 참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다른 창업자들을 만나고,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거주하는 만큼 서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홍보, 마케팅 등에서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아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도전숙은 창조 기업가들이 주거비 걱정 없이 사회활동에만 전념하도록 돕고, 창업자 생태 환경을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청년 창업과 주거 정책을 동시에 지원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도전숙이 10호점까지 문을 연다면 성북구에는 1인 창업자들의 거대한 창업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다. 성북구의 이러한 시도가 창업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일자리 창출의 터전이 되길 바란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