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G 표준화, 와이브로 불명예 씻어낼까?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KT가 평창 올림픽에서 사용할 5G 규격을 완성하고 공개했다. 11월 8일 KT 스퀘어에서 진행한 퓨처포럼을 통해 해당 사실을 알렸으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관한 설명도 진행했다.

5G의 정식 표준은 2019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이것도 2020년에서 1년 당겨진 일정이다. 문제는 KT가 5G 시범 서비스를 진행할 평창 올림픽이 2018년이라는 점. 2020년 도쿄 올림픽이 5G를 선보이기 가장 좋은 무대가 될 수 있지만, 평창 올림픽은 국내서 열리기에 KT는 이 기회는 최대한 살리고 싶었을 터. 이 때문에 KT는 평창 올림픽에서 사용할 규격을 별도로 만들었다.

이를 위해 지난 2015년 11월 KT는 삼성전자, 노키아, 인텔, 퀄컴, 에릭슨 등과 함께 KT 5G-SIG(Special Interest Group, 5G 규격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나온 것이 바로 평창 올림픽에 사용될 'KT 5G-SIG 규격'인 것이다.

KT와 삼성전자는 이 규격을 기반으로 2016년 10월 28GHz 주파수 대역에서 퍼스트 콜을 성공했으며, 퀄컴은 이를 지원하는 모뎀 칩 '스냅드래곤 X50'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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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부사장

이번 규격은 28GHz의 밀리미터파를 기반으로 한다. 대역폭은 800MHz로 최대 다운로드는 20GHz까지 지원될 수 있지만, 이동 시 최소 보장 속도는 100Mbps다. 문제는 고대역 주파수는 전파 도달 거리가 짧으므로 기지국을 기존보다 더 촘촘하게 깔아야 한다는 점

256개의 다중 안테나를 사용한 빔포밍 기술을 사용해 전파 도달 거리를 늘리고, 새로운 프레임 구조를 적용해 지금의 20ms보다 더 짧은 1ms의 지연속도를 만들어 내는 기술도 쓰였다.

범용 서버를 활용한 네트워크 가상화도 적용된다. 기존에는 재난망, IoT망 등은 별도의 하드웨어가 필요했지만, 5G에선 소프트웨어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 한결 유연해질 뿐만 아니라 한 지역에 몰리는 트래픽도 클라우드로 분산처리할 수 있단다.

이런 5G를 통해 큰 대역폭이 필요한 VR 실시간 전송, 라이브 멀티 스트리밍 등을 할 수 있게 되며, 지연 시간이 없어야 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공장 로봇 제어, 원격 수술 등에 쓰일 수 있다.

KT는 전국망을 28GHz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파수 도달 거리가 짧은 탓에 도심의 핫스팟은 28GHz를 사용하고, 3.5GHz 주파수도 활용할 계획이다. 물론 도심 외곽인 LTE의 도움을 받게 된다.

KT 5G-SIG 규격은 표준이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2019년이 되어야 표준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 KT는 이번 규격을 최대한 표준이 많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KT가 삼성전자, 노키아, 퀄컴, 에릭슨, 인텔 등 5개의 글로벌 밴더와 협의체를 구성한 이유다. 이들과 함께 만든 만큼 표준에 포함될 여지가 많다.

물론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KT는 3GPP에 5G 관련 다수의 기고를 했을뿐만 아니라, ITU, GSMA, IWPC, CEATEC 등 여러 협의체에서 5G 활동을 펼치고 있다.

KT는 과거 와이브로를 활성화하기 위해 엄청 공을 들였지만, 결국 LTE에 밀려 현재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KT 입장에서는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부사장은 이날 "5G 표준에 있어 제2의 와이브로가 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3GPP에 많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물론 장담할 수는 없다. 5G 표준에서 미국, 중국과 경쟁을 하는 상황. 다만 KT처럼 규격을 내놓은 곳은 아직 없으므로 다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 2019년이 되어야 그 결과를 알게 되겠지만, 핵심 부분은 많이 포함될 것이라고 오성목 부사장은 예상하고 있다. 물론 많은 부분이 달라지더라도 5G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적용하기 때문에 바꾼 부분은 쉽게 바꿀 수 있단다. 평창 올림픽이 끝나더라도 해당 시스템 활용은 문제없다는 이야기다. 과연 KT의 바람처럼 이루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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