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플랫폼, CPU 역할 점차 커진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C에서 게임을 원활히 구동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구성품은 CPU(중앙처리장치)와 그래픽카드라는데 이의가 거의 없다. 그런데 두가지 중에 어느 쪽의 성능이 더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CPU가 콘텐츠의 구동을 위한 기본적인 뼈대를 구동하는 역할을 한다면, 그래픽카드는 이러한 콘텐츠를 보기 좋게 꾸미는 역할에 충실하다.
최근 몇 년간은 그래픽카드 쪽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게임들의 그래픽 수준이 워낙 높아져서 일정수준 이상의 그래픽카드 없이는 게임을 제대로 구동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게이머들이 PC를 선택할 때 CPU는 보급형, 그래픽카드만 고급형으로 구성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e스포츠용 게임의 인기, 게이밍 성능 향상된 신형 CPU의 등장
다만 최근 들어 이런 기류에 변화가 감지된다. 이는 최근 게임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작품들이 화려한 그래픽 외에도 게임 시스템이나 네트워크 기능, 인공지능과 같은 그래픽 외의 요소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리그오브레전드(LOL)'이나 '스타크래프트2', '카운터스트라이크' 같이 e스포츠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온라인 게임들은 그다지 고성능의 그래픽카드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임 구동과 관련한 CPU의 성능이 향상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작년에 출시된 인텔의 6세대 코어(코드명 스카이레이크)와 올해 출시된 7세대 코어(코드명 카비레이크)의 경우, CPU에 내장된 GPU(그래픽처리장치)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어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꽂지 않고도 LOL이나 스타크래프트2, 카운터스트라이크 정도의 게임은 무리 없이 플레이 가능하다. 시중에 팔리는 10만원 이하 수준의 보급형 그래픽카드는 6세대 코어나 7세대 코어 CPU의 내장 그래픽 기능으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CPU 활용도 높아진 최신 게임 증가 추세
게임 개발사들 역시 그래픽카드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CPU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2개 이상의 코어(core)를 갖춘 멀티코어 CPU가 PC 시장의 주류가 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기존의 게임들은 아직도 단일코어만을 활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프로그래밍된 경우가 많았다. CPU 코어는 여럿인데 그 중 1개의 코어만 열심히 일을 하고 나머지 코어는 놀고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신 기술로 개발된 게임들이 멀티코어 CPU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최고의 인기 게임 중 하나인 오버워치의 경우, 6개까지의 CPU 코어를 동시에 활용한다. 덕분에 CPU의 성능이 높으면 한층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할 뿐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다른 작업을 동시에 구동할 때도 유리하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그래픽카드가 게임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어스오브워4'나 '타이탄폴2'와 같은 본격적인 고사양 패키지 게임을 원활히 즐기기 위해선 여전히 고가의 그래픽카드가 필수다. 지포스 GTX 1080과 같이 100만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그래픽카드 역시 여전히 꾸준하게 팔린다. 다만, 예전과 같이 그래픽카드에만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 보다는 CPU와 그래픽카드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한층 원활하게 게임을 즐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게이밍 분야 투자 늘리고 있는 CPU 업계
한편, CPU 업계에서도 게이밍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의 대표주자인 인텔은 2006년부터 대규모의 국제 게임 리그인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IEM)'를 후원하고 있으며 올해 12월에는 한국 고양시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인텔은 지난 8월,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의 특성을 모두 갖춘 MR(융합현실)용 플랫폼인 프로젝트 얼로이(Project Alloy)를 발표하며 이를 이용한 차세대 게임의 등장도 예고한 바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