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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5G 표준 제정에 팔 걷은 이유

김영우

[IT동아 김영우 기자] 드론(drone)은 요즘 정말 '핫'한 아이템 중 하나다. 드론의 발전을 통해 물류 혁명이 일어난다고 하고, 심지어는 사람이 탑승 가능한 드론 덕분에 교통수단의 개념이 바뀔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많은 업체들이 드론 시장에 뛰어들었으니 이런 예측이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

컴퓨터용 프로세서 제조사로 잘 알려진 인텔(Intel) 역시 드론 관련 시장에 투자를 하고 있다. 이색적인 성과도 내놓은 바 있다. 인텔은 지난 6월 8일 호주 시드니에서 100대의 드론을 하늘에 띄웠다. 100대의 드론은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미리 짜여진 동선대로 빈틈없이 움직이면서 하늘에 그림을 수 놓았다. 이른바 '드론 에어쇼'다.

인텔이 드론 에어쇼에 이용한 기체

하지만 인텔이 그 행사에서 가장 강조한 건 드론 자체가 아닌, 드론이 품고 있는 여러가지 기술적 가능성이었다. 특히 드론을 제어하기 위한 무선통신 기술, 그 중에서도 5세대 이동통신(이하 5G)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드론은 주로 무선랜이나 FM 신호, 혹은 블루투스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 신호들은 혼선이 생길 수 있고, 도달 거리에도 한계가 있다. 고속의 이동통신망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무인 비행을 해야 하는 드론의 특성상 조종사가 마치 드론에 올라탄 것처럼 느낄 수 있을 만큼 빠른 통신이 필요하고 동시에 주변의 여러 사물과 실시간 통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에는 0.01초의 반응 속도도 긴 시간이다. 5G는 통신 기반 기술이자, 사물인터넷의 열쇠이기도 하다.

다운로드 속도 이상으로 '응답 속도'가 중요한 5G

과거, 4G까지는 단순히 얼마나 고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지에만 주목했다. ‘영화 한편 다운로드 하는데 몇 분 걸린다’ 하는 식이었다. 물론 5G는 4G보다 훨씬 빠른 다운로드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5G에서 구상하는 전송 속도는 LTE보다 100배 이상 빠르다. 현재 표준화 전에 시연되는 기술만 봐도 27Gbps, 1초에 약 3GB를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이 정도면 영화를 1초에 두 개씩 내려 받을 수 있다.

5G 이미지

하지만 5G에는 이 외에도 ‘응답 속도’가 중요하다 PC나 스마트폰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는 모뎀을 통해 기지국으로 전송되고, 다시 네트워크 망을 타고 서버로 흘러들어 간다. 그리고 서버에서 다시 처리된 데이터가 상대방의 단말기로 전달되거나, 다시 원래의 기기로 되돌아오는 일련의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IT업계의 고민이고, 5G의 숙제이기도 하다.

현재 4G LTE의 응답 속도는 10~30밀리초, 즉 100분의 1~3초 수준이다. 이 정도면 눈 깜짝할 시간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 몸은 이 정도로는 실시간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바로 옆에서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실제 목소리에 비해 전화를 통한 목소리가 꽤 뒤에 들리는 게 바로 이 응답 속도 때문이다. 5G는 이 시간을 3밀리초, 1천분의 3초 이내로 줄이고자 한다. 기술 목표는 1밀리초 수준이다.

인텔, 5G 표준 제정 위한 동맹군 모집 노력

하지만 2016년까지도 아직 5G의 기술 표준은 확정되지 않았다. 쓰는 입장에서는 단순해 보이지만 기술적으로는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 혼자 풀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현재로서는 각 기업들마다 누가 더 많은 기술을 기여하느냐가 관건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협업도 중요하다.

인텔의 2세대 모바일 5G 테스트 플랫폼

현재 인텔에서는 2세대 모바일 5G 테스트 플랫폼을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그리고 SK텔레콤 및 페이스북과 손잡고 '텔코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해 3G와 LTE, 5G를 단일칩으로 처리할 수 있는 통합 모뎀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 KT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조기 상용화를 시작하기 위해 '국제 무선산업 컨소시엄 5G 워크숍'을 지난 4월 개최, 인텔과 함께 무선 기술과 관련 기기 개발뿐 아니라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들을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역시 지난 2월에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을 통해 텔레매틱스 관련 기술을 두고 인텔과 손을 잡는다고 발표했다.

컴퓨터 시장의 맹주라는 과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물인터넷(IoT) 및 클라우드와 같은 IT 생태계 관련 플랫폼 업체로 변신하고자 하는 인텔 입장에서 5G는 중요하다. 모든 IT 구성요소를 연결해주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인텔이 직접 5G 플랫폼을 개발하는 한편, 다양한 관련 기업들과 손을 잡고 기술 표준 제정에 힘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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