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차단 앱, 모두에게 도움을 주려 만들었습니다 - 필아이티 민병용 책임연구원
[IT동아 이상우 기자] 스팸 전화는 첫 줄만 읽어보고도 알 수 있는 스팸 문자 메시지와 다르게 직접 받기 전까지는 스팸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업무와 관련한 전화도 받아야 하는 만큼, 스팸 전화에 흔히 쓰이는 060, 070 등의 식별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거르지 않고 받을 수밖에 없다.
스팸 전화 차단 앱은 사용자가 전화를 받지 않아도 알림창을 통해 어떤 종류의 전화인지 알려주고, 사용자가 전화를 받지 않고 끊거나 원한다면 해당 번호를 즉시 차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여러 기업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가장 최근에 서비스를 시작한 필아이티의 에이콜(A-Call)은 기본에 충실한 스팸 전화 차단 앱이다. 이미 여러 대기업이 자리를 잡은 시장에서 에이콜은 어떤 방법으로 사용자에게 다가갈까? 에이콜 개발을 총괄하는 필아이티 민병용 책임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실 처음 이 앱을 개발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늦은 시장 진입 때문에 사용자 확보나 수익성 같은 부분에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이 앱의 취지를 사용자의 불편함을 줄이는데 두자고 이야기를 했고, 수익성 같은 고민을 버리니 개발할 만한 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종의 재능 기부 같은 셈이죠."
실제로 에이콜은 현재 앱을 통한 광고를 전혀 하고 있지 않으며, 앱도 무료로 설치할 수 있다. 일반 사용자라면 아무런 부담 없이 앱을 쓸 수 있는 셈이다. 그는 에이콜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내기보다는 서버와 관리 인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되면 만족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에이콜의 가장 큰 특징은 스팸 차단이라는 기본 기능에 집중한 점이다. 최근 스팸 전화 차단 앱은 단순한 차단 기능뿐만 아니라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업종별 안내, 점포 소개 등 일종의 포털 사이트처럼 진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앱이 전체적으로 무거워지고 있다.
민병용 책임 연구원은 "에이콜의 경쟁력은 단순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팸 전화 차단 앱에서 맛집을 소개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있어 정보 과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정보를 넣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정보가 많아지면 결국 앱의 취지가 흐려지니까요."
사실 이러한 앱 서비스는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 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다른 업체의 경우 오랜 기간 정보를 쌓아왔으며, 자사의 전화번호 정보 서비스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에이콜 역시 이러한 데이터베이스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자사의 OCR 기술을 이용해 국내외 전화번호부를 통해 데이터를 쌓고 있으며, 웹 크롤링을 통해 웹에 노출된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걸려오더라도 'OO카드', 'OO고객센터' 등의 정보를 사용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 스팸 전화에 대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통화 패턴을 파악해 특정 번호에서 단시간에 많은 번호로 전화를 건다면 이를 스팸으로 예상하고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또한, 스팸 전화를 받은 사용자의 신고를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iOS 버전 출시 계획도 내비쳤다. 그는 "iOS의 경우 얼마전까지 주소록 등의 기본 정보를 다른 앱에서 사용하거나 전화가 걸려왔을 때 알림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iOS 개발 환경에서도 이런 것들이 가능하도록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iOS 버전 개발도 곧 진행할 계획입니다"고 말했다.
그는 에이콜을 통해 사용자가 스팸 전화로 인한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개인이 스팸 전화를 받는 시간도 엄청난 사회적 손실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가 조금만 더 신경 쓰고 서비스를 제공하면 많은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광고성 전화를 10분, 20분씩 못 끊고 받고 있는 사람도 있고, 스팸이나 사기 전화로 금전적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것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면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