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탁 작가와 함께 V20 사운드를 경험하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기존 스마트폰으로 느낄 수 없었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체적인 균형감이 좋고, 아티스트가 의도한 원음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는 듯 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이자 대중음악 평론가로 활동 중인 배순탁 작가는 LG V20을 경험한 뒤 이같이 말하며, LG의 새 스마트폰이 품은 탄탄한 음질을 평가했다. 같이 청음한 세 명의 블로거들도 V20을 미리 청음하고 음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2016년 9월 23일, 서울 청담동에 있는 소리샵 셰에라자드에서 LG V20 청음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배순탁 작가와 IT블로거 스톰, 도니(donnie), 율리시스SS가 참석했으며, IT동아 기자도 청음회에 참석해 비교 청음을 진행했다. 실제 수십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DAP)와 동일한 음원을 듣고 V20의 사운드 실력을 비교하기 위함이다.
비교에 쓰인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는 아스텔앤컨(Astell&Kern)의 AK70, AK120 II, AK380이며, 피오(FiiO) X7도 포함됐다. 리시버에 따른 차이도 경험하도록 유도하고자 오디지(AUDEZE)의 사인(SINE), 메제(MEZE) 99클래식(Classic), 슈어(SHURE)의 SE535 등도 함께 준비했다. 이들은 V20과 함께 제공되는 뱅앤올룹슨(B&O) 플레이 이어폰과의 비교에 쓰였다.
음원은 배순탁 작가가 청음회 진행 전 V20을 경험하며 잘 어울릴 듯한 가수의 노래들을 선택했다. 그는 윤상의 '날 위로하려거든', 라디오헤드의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 핑크 플로이드의 '어스 앤 뎀',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매시브 어택의 '엔젤' 등을 선곡했고 모든 기기에 동일하게 설치됐다. 4곡은 고해상 음원(FLAC)이지만 오래된 곡 하나는 고해상 음원이 없어 MP3가 쓰였다.
약 2시간 가량 진행된 청음회에서는 배순탁 작가와 세 명의 블로거, IT동아 기자가 한 자리에서 V20과 고해상 오디오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준비했지만 일단 어떤 분위기에서 진행됐는지 일단 맛만 보도록 하자.
'고해상 사운드'로 차별화 꾀한 LG V20의 도전
V20은 쟁쟁한 경쟁자들과 함께 비교 대상이 되었다. 모두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고가 플레이어다. 그만큼 좋은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프로세서(DAC)를 탑재했고, 전류가 흐르면서 생길 수 있는 잡음 유입을 줄이기 위한 설계도 적용됐다. 말 그대로 까다로운 귀를 가진 사람들을 겨냥한 물건들이다.
LG의 스마트폰도 만만치 않다. V20에는 32비트 하이파이 쿼드(Hi-Fi Quad) DAC가 탑재됐다. 4개의 DAC를 병렬로 연결해 잡음을 줄이고 원음을 최대한 재생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 결과 32비트, 384kHz(38만 4,000Hz) 음원 포맷까지 지원하게 됐다. 이는 고해상 오디오의 기준이 되는 24비트, 96kHz보다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음원을 흐릿한 음질로 듣느냐와 들리지 않았던 소리까지 선명하게 듣느냐에 따라 전해지는 감동은 분명 다르다. 사운드에 집착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 소리의 감동을 찾아 머나먼 여정을 떠난 사람들이다. 손실음원인 MP3와 더 많은 소리 데이터를 담은 고해상 음원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 감동을 경험했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고성능 DAC를 탑재하고는 끝이 아니다. LG는 덴마크 유명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Bang & Olufsen)과 협업해 완성도를 더 끌어올렸다. 아무리 많은 소리 정보를 담고 있어도 이를 정확히 해석하고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손실 음원이어도 생생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업-샘플링(Up-Sampling) 기술도 도입됐다.
V20의 음질, 배순탁 작가와 블로거도 인정
청음 이후, IT동아의 진행 하에 배순탁 작가와 세 블로거들이 느낀 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작가가 추천한 다섯 음원 외에 꼭 청음해 봐야 할 곡들을 추천하는 자리도 이어졌다. 음악에 대한 궁금증과 기술적인 궁금증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우선 LG V20의 사운드에 대해서는 모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른 고가의 음원 플레이어와 비교해도 손색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평이다. 이전에도 소니 NW-ZX2와 베이어다이나믹 T5p 헤드폰, 슈어 SE535 이어폰 등을 쓰는 기자가 청음한 느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배순탁 작가도 전체적인 균형감이 뛰어나고 아티스트가 의도한 원음을 충실히 구현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V20에 높은 점수를 줬다. B&O 플레이 이어폰에 대한 평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음질 때문에 평소 번들 이어폰을 절대 쓰지 않는다. 그런데 V20에 제공되는 이어폰은 정말 번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뛰어나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블로거 율리시스 SS는 "기대한 만큼 사운드가 깔끔하고 정돈됐다. 하이파이 쿼드 DAC 기능을 끄고 켰을 때의 차이가 확연해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블로거 도니는 "400만 원을 호가하는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와 비교해도 아쉽지 않다. 하이파이 쿼드 DAC는 들리지 않던 악기 소리도 들리게 해주더라. 소위 말하는 막귀도 확연히 구분할 정도의 좋은 음질이었다"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블로거 스톰은 "동일한 음원을 들어보니 소리가 좋다고 느껴졌지만, 지금 쓰는 스마트폰으로 음원을 다시 들으니 허전함이 바로 느껴졌다. 그 정도로 V20의 소리는 상대적으로 풍성하고 생생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음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방법은 있을까? 배순탁 작가는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는 귀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크게 들을 것을 주문했다. 이어 "배철수 선생님도 방송 중간 음악을 틀 때 정말 큰 소리로 듣는다. 그렇게 들으면 마치 아티스트들이 스튜디오에서 직접 연주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귀는 중요한 기관 중 하나이므로 가급적 자극을 주지 않는 선에서 청음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