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렐즈 임원 인터뷰 "크로스 플랫폼으로 기업 경쟁력 높여야"
[IT동아 김영우 기자] 한국에서 '애플'이라고 한다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기기가 먼저 떠오를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애플의 뿌리이자 전통은 흔히들 맥(Mac)으로 부르는 매킨토시 컴퓨터에 있다. 윈도우 PC에 비하면 사용자 수가 훨씬 적긴 하지만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독특한 사용 감각, 그리고 뛰어난 외관이 매력이다.
이런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맥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맥의 운영체제인 OS X애서는 윈도우용 소프트웨어가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해도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패러렐즈(parallels)의 맥용 윈도우 가상화 소프트웨어인 패러렐즈
데스크톱(Parallels Desktop)을 이용하면 맥 상에서 윈도우 운영체제를 동시 구동하거나 윈도우용 소프트웨어를 맥에서 이용할 수
있다.
최신 버전인 패러렐즈 데스크톱12의 출시에 즈음하여 미국 패러렐즈 본사의 임원이 방한했다. IT동아는 패러렐즈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사장인
제리 황(Jerry Huang)과 패러렐즈 수속 프로덱트 매니저인 커트 슈무커(Kurt Shumucker)를 8얼 30일에 만나 패러렐즈
데스크톱12의 의의, 그리고 패러렐즈의 향후 전략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 인터뷰에 응한 제리 황 부사장(왼쪽)과 커트 슈무커 매니저(오른쪽)>
Q: 패러렐즈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간단한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A: 패러렐즈는 10년 전에 설립되었으며, 맥과 윈도우를 하나로 만드는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다. 이 방면에선 독보적이라고 자부한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외에도 스마트 기기로도 데스크톱에 접근해 맥이나 윈도우 앱을 모바일 앱처럼 쓸 수 있는 패러렐즈 액세스, 모든 장치에서 가상
애플리케이션 및 데스크톱을 이용하는 패러렐즈 리모트, 다수의 맥을 관리하고자 하는 기업에서 유용한 패러렐즈 맥 매니지먼트 등도 그런 일환으로
제공하고 있다.
Q: 패러렐즈 데스크톱12는 개인 사용자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유용한 기능을 다수 갖췄다. 판매 비율은?
A: 일반 사용자와 기업 사용자의 판매 비율은 거의 50 : 50 수준이다. 당초에는 개인 사용자의 비율이 높았지만 기업 사용자의 비율이
급상승 하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 시장은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더 많은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Q: 패러렐즈 데스크톱12의 주요 기능 중 눈에 띄는 건 툴박스 기능이었다. 맥 사용자를 위한 유용한 편의 기능이 20가지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툴박스 기능만 쓰기 위해 패러렐즈 데스크톱12를 사는 건 좀 부담스러운 데 따로 팔지는 않는가?
A: 우리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래서 패러렐즈 툴박스만 별도 판매도 한다. 한국에선 1년 사용권을 1만 1,000원에 판다. 지금은
20여가지의 기능만 있지만 차차 추가될 것이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추가 예정 기능이 90여가지에 이르니 충분히 가격만큼의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Q: 최근에는 맥과 윈도우로 동시에 출시되는 소프트웨어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패러렐즈 데스크톱과 같은 가상화 소프트웨어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닐까?
A: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두가지 버전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맥용과 윈도우용 MS 오피스를 비교해보면 윈도우용이
한층 더 온전한 기능을 제공한다. 그리고 패러렐즈 데스크톱 이용자가 가장 많이 쓰는 윈도우 기능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인터넷
익스플로러다. 상당수 웹 페이지는 아직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필요로 하는데, 이건 맥용으로는 없다.
Q: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구버전의 지원이 거의 끊어진다. 때문에 구 버전의 사용자들은 유료 업그레이드를
강요당한다는 지적도 있다.
A: 패러렐즈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에 있다. 그들이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면 우리도 함께 업그레이드를 해야한다. 우리 고객들이 어떤
OS와 하드웨어를 쓰는지 보고가 올라오는데, 메버릭과 같은 구형 OS를 쓰는 비율은 대단히 낮았다. 우리는 대다수 사용자에게 유리한 지원을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적은 과거의 특정 버전을 지원하는 데 우리의 자원을 쓰는 것 보다는 이것이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Q: 현재와는 반대로 윈도우 상에서 맥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는가?
A: 많이 받는 질문이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법적인 문제가 있다. 누구나 사용권을 손쉽게 살 수 있는 윈도우와 달리,
맥OS는 애플의 기기에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다. 맥OS를 윈도우에서 구현하는 순간, 당장 애플의 무시무시한 변호사들이 우리에게
달려들 것이다. 그리고 마케팅 적인 문제도 있다. 윈도우용 소프트웨어에 비해 맥용 소프트웨어는 그 수가 훨씬 적기 때문에 윈도우 사용자 중에
맥용 소프트웨어를 요구하는 수요 역시 적을 수 밖에 없다.
Q: 패러렐즈 데스크톱12에서 인기 게임인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를 지원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게임 구동에 대한 요청이 많았는가? 추천할 만한
지원 게임은?
A: 게임 지원에 관심을 가진 사용자들이 있긴 하지만 수요가 아주 많다고는 할 수 없다. 오버워치 같은 경우에는 우리와 블리자드 사이에
협력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지원이 가능했던 것이다. 다만, 아직도 구동되지 않는 게임들이 더 많기 때문에 패러렐즈 데스크톱12는 게임 외의
용도에 더 적합하다. 이번 오버워치의 지원을 통해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Q: 한국에는 맥 사용자가 적은 데도 불구하고 패러렐즈는 한국에서 꾸준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매출은 만족스러운 수준인가?
A: 일반 사용자는 적은 편이지만 기업 사용자의 성장세가 좋다. 특히 한국의 한 유력 IT업체에서 iOS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패럴렐즈
제품을 대량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Q: 애플과 공동 마케팅을 해도 좋지 않겠는가?
A: 물론 그렇게 되면 좋다. 하지만 애플은 외부 개발사의 제품을 직접 홍보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집 근처의 애플스토어에서 팔리는 외부
개발사의 소프트웨어는 맥용 MS 오피스와 우리의 패러렐즈 데스크톱 뿐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Q: 한국 소비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A: 크로스 플랫폼은 이미 대세다. 내가 사용하는 컴퓨터엔 윈도우 XP부터 10까지, OS X 라이언부터 시에라까지 전부 설치되어 있다.
덕분에 언제든지 어떤 작업이건 가능하다. 또한, 요즘은 교육 현장에서도 윈도우 뿐 아니라 맥이나 크롬북을 쓰는 경우도 있다. 한국은 인터넷
비즈니스가 강하고 관련 기업들의 역량도 높으니 패러렐즈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경쟁력을 키웠으면 좋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