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균형 잡힌 게이밍 노트북, HP 오멘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제품의 '가성비'를 따지는 사람에게 게이밍 노트북은 적합하지 않다. 비슷한 가격으로 조립PC를 맞추면 몇 배는 좋은 성능으로 PC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업그레이드 역시 불리하다. 조립PC의 경우 SATA 포트나 메모리 슬롯 등이 남는다면 저장장치나 메모리를 쉽게 추가할 수 있고, GTX 1080 같은 신제품이 출시되면 기존에 사용하던 그래픽 카드를 중고로 팔고 신제품을 구매해 장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게이밍 노트북만의 이점도 있다. 우선 부피가 작아서 집에서 사용할 때도 설치를 위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책상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노트북은 본체와 키보드 그리고 모니터 등을 모두 포함한 PC 시스템이기에 언제 어느 곳이든 휴대하는 것도 용이하다. 특히 최근에는 게이밍 노트북도 크기는 15~17인치 정도로 작지만 QHD나 UHD급의 고해상도 패널을 장착하고 있다. 데스크톱에서 이런 모니터까지 추가 구매하는 가격을 생각하면 그리 손해보는 건 아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HP 오멘
HP 오멘

HP가 출시한 게이밍 노트북 오멘(HP OMEN, 모델명: 15-ax012tx) 역시 이러한 맥락의 제품이다. HP 오멘은 고성능 부품을 다수 탑재했다. 우선 프로세서는 인텔 6세대 코어 i7-6700HQ(코드명 스카이레이크)를 탑재했다. 코어 수는 4개지만,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통해 8코어처럼 작동한다. 열 설계 전력(TDP)는 45W로 노트북용 프로세서로서 높은 편이지만, 기본 작동 속도나 최대 작동 속도 등이 높다.

인텔 코어 코어 i7 프로세서
인텔 코어 코어 i7 프로세서

메모리는 16GB(8GB * 2, DDR4)다. 스카이레이크의 특징 중 하나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대역폭이 두 배로 커진 DDR4 메모리도 지원하는 점이다. 기존에 출시된 스카이레이크 노트북의 경우 DDR3L 메모리를 장착한 모델이 많았지만, 오멘은 스카이레이크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DDR4 메모리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처리속도를 높였다.

저장장치는 1TB HDD와 256GB M.2 SSD를 모두 탑재했다. 속도가 빠른 SSD에는 운영체제 및 주요 게임을 설치하고, HDD에 사진이나 동영상 등 고용량 파일을 보관하면 저장장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운영체제는 64비트 윈도우 10이 제품 구매 시 SSD에 기본 설치돼 있다.

화면 해상도는 UHD(3,840 x 2,160)이며 IPS 패널을 탑재해 시야각이 넓고 색 재현율이 좋다. 또, 화면은 무광택이라 화면에 반사되는 빛을 줄여준다. 이밖에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965M을 탑재했다. 그래픽카드는 전용 메모리 4GB를 갖췄다.

IPS 패널
IPS 패널

제품 실제 성능은 어떨까? 몇 가지 게임을 구동하며 확인해봤다. 가장 먼저 구동한 게임은 온라인 게임인 '월드 오브 탱크'다. 요구 사양이 높은 'HD 클라이언트'로 게임을 실행했으며, 해상도는 UHD, 그래픽 설정은 '높음'으로 맞췄다. 이 때 초당 화면 표시 수는 25~30프레임 정도로 무리 없이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정도다. 다른 설정을 그대로 두고 그래픽 품질을 중간으로 낮추면 초당 화면 표시 수는 35프레임 정도로 조금 더 쾌적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월드 오브 탱크
월드 오브 탱크

다음으로 실행해본 게임은 '워해머: 디 엔드 타임즈 버민타이드'다. 화면 해상도를 UHD로 맞추고 그래픽 설정을 '높음'으로 한 다음 게임을 실행했을 때, 초당 화면 표시 수는 20프레임 정도로 대단히 부드럽게 흐르진 않지만, 게임을 즐기기에는 큰 지장 없다. 다만 좀더 원활한 플레이를 원한다면 해상도를 한 단계 낮추거나 그래픽 설정을 '중간' 혹은 '낮음'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좋겠다.

워해머: 디 엔드 타임즈 버민타이드
워해머: 디 엔드 타임즈 버민타이드

전반적인 게이밍 성능은 만족스럽지만 그만큼 발열과 소음이 발생한다. 약 30분 고사양 게임을 구동했을 때 방열구 가까이에서 나는 소음은 약 60dB 정도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거리에서는 약 45dB 정도다(생활 소음 기준이 약 40dB). 열은 주로 본체 오른쪽에서 난다. 이 부분에 GPU와 M.2 SSD가 있는 듯하다. 높은 성능과 발열/소음은 뗄 수 없는 관계라,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처리/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

발열이 제법 있다
발열이 제법 있다

노트북이다 보니 입출력 단자는 딱 필요한 것만 갖췄다. USB 3.0 두 개, 2.0 한 개, SD카드 슬롯 등이 있으며, 이밖에 디스플레이 출력을 위한 HDMI 단자, 음성 입출력을 위한 단자, 유선 랜 단자 등이다. 하판은 각종 단자 끝에 걸려있어 분리하기 어려운 구조라 부품을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어려운 편이다.

측면 입출력 단자
측면 입출력 단자

키보드는 후방 조명을 내장했으며, 밝기 조절은 할 수 없고 조명을 켜고 끄는 것만 가능하다. 글쇠의 반발력이 좋은 편이라 타건감이 제법 좋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방향키 중 위/아래 키 크기가 너무 작아서 바로 위에 있는 시프트 키를 실수로 누르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아울러 방향키를 사용하는 게임을 진행하기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있다.

키보드 백라이트
키보드 백라이트

방향키가 작아서 오타가 자주 난다
방향키가 작아서 오타가 자주 난다

제품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185만 7,000원이다. 성능이 비슷한 제품과 비교해서 가격이 크게 비싸거나 크게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이 가격대의 제품 중 해상도가 가장 돋보인다. 균형 잡힌 성능을 갖춘 고해상도 노트북이 필요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제품이다.

HP 오멘
HP 오멘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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