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SDDC에서 SBDC로 데이터센터 변할 것"
[IT동아 김영우 기자] 경쟁이 심화되는 IT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업체들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최근 지난해 10월, 델(Dell)은 데이터 센터용 스토리지 전문업체인 EMC의 인수 합병에 나섰고 이제 그 절차를 마무리하는 단계다. 이를 통해 델은 데이터 센터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모바일, PC 등에 이르기까지 IT업계 전반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침 이러한 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델은 오늘(9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자사의 최신 기술 및 제품, 그리고 서비스를 소개하는 델 솔루션 서밋(Dell Solution Summit) 2016을 개최하고 이에 관련한 기자 간담회도 열었다. 기자 간담회의 시작을 알린 델 코리아의 김경덕 지사장은 올 행사에 1,000여명의 인원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고 밝혔다.
행사를 위한 방한한 앨런 앳킨슨(Alan Atkinson) Dell 글로벌 스토리지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은 델과 DMC의 합병에 대해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8월 초나 가을 사이에 통합이 완료되면 양사의 역량이 하나가 되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델과 EMC 외에 VCE, VMWARE, RSA, Pivotal 등도 한 배를 타게 되어 한층 광범위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새로운 델이 선보이는 대표적인 솔루션으로는 스토리지용 소프트웨어인 스토리지 센터 오퍼레이팅 시스템 7(Storage Center Operating System, 이하 SCOS7)을 내세웠다. SCOS7은 기존 델 스토리지 SC 시리즈 사용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되며, 성능 향상 외에도 다양한 환경에서 쓸 수 있는 높은 유연성 및 이기종 통합 능력이 특징이라고 한다. 특히 GB당 0.45달러 수준의 낮은 비용으로 플래시 스토리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최신 가상화 기술을 지원한다는 점이 주요 장점이다.
서버 및 스토리지, 네트워크, 가상화 등이 통합된 ‘하이퍼컨버지드(HyperConverged)’의 주도권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관련 기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하이퍼컨버지드 사업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델은 마이크로소프트, 레드햇 등의 많은 대형 업체에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었다면서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상에 오른 라비 펜데칸티(Ravi Pendekanti) Dell 글로벌 서버 솔루션 제품 총괄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의 근본적변화를 강조했다. 최근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oftware-Defined DataCenter, SDDC)가 주목 받고 있으나 이는 결국 소프트웨어 기반 데이터센터(Software-Based DataCenter, SBDC)로 바뀔 것이라 주장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솔루션이 가상화, 클라우드화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해 평상시 20% 수준의 활용성에 머물고 있는 물리 서버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제품으로 델의 신형 서버인 파워엣지(PowerEdge) FX2 시리즈를 소개했다. 이 제품은 특히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작은 모듈을 자유롭게 결합해서 이용하는 '레고 블록' 같은 서버를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델은 여러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지만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끈 건 EMC와의 합병 이슈였다. 행사장의 델 관계자들은 양사의 사업 영역이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완전히 겹치는 부분이 그다지 많지 않다며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대단히 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MC와의 합병과 맞물려 델의 사업 방향은 일반 소비자 제품 시장 보다는 기업용 솔루션 시장으로 한층 무게를 싣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PC로 대표되는 일반 소비자 제품 시장은 이미 성장동력을 잃은 반면, 클라우드 및 네트워크, 스토리지 기반의 기업용 솔루션 시장은 성장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