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의 진화, 테슬라 자리 넘보나
[마운틴뷰=IT동아 강일용 기자] 구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가 시장에 안착한 모양이다. 100여개가 넘는 차량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안드로이드 오토가 탑재되고 있다. 참여 브랜드도 현대/기아자동차, 마세라티, 벤츠, 아우디, 쉐보레, 포드, 폭스바겐, 혼다 등으로 화려하다. 현재 30개국에서 현지 언어와 음성으로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은 이 기세를 빌려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의 선두주자 '테슬라'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를 위해 마세라티, 퀄컴 등과 협력해 15인치 4K 해상도 디스플레이와 퀄컴 스냅드래곤 820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최고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또한 현대자동차 및 혼다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와 협력해 해당 자동차 브랜드의 서비스를 안드로이드 오토에 포함시켰다. 무엇보다 차량의 대시보드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지 않아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할 수 없었던 사용자를 위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떤 차량에서도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안드로이드 오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아보자.
안드로이드 오토?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활용해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이다. 차량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운전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제공한다. 길을 찾기 위한 내비게이션, 귀를 즐겁해 해주는 음악 재생, 전화 및 문자 메시지 기능 등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 다만 안전 운전에 방해되는 게임, 동영상 감상 등의 기능은 제공하지 않거나, 차량의 시동이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만 실행되는 등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오토의 핵심은 차량에서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음성 조작과 대화면 사용자 환경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거치하고 이를 통해 내비게이션, 음악 감상, 전화 및 문자 등을 이용하는 것은 지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화면이 작아 운전 도중 관련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했고, 무엇보다 이러한 행위가 안전 운전에 방해가 되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하면 자동 실행된다. 차량에 설치된 7~8인치 대화면 LCD에 큼지막한 아이콘으로 구성된 사용자환경이 나타나고, 이를 손가락으로 직접 조작하거나 "OK 구글(시동어)"에 이은 "구글 맵을 실행해(앱 실행)", "목적지는 서울 시청(앱 기능 실행)" 등의 명령어로 조작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구글 I/O 2014] 안드로이드 오토, T맵과 김기사 품는다 - http://it.donga.com/18560/ 기사를 참고하자.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 현대자동차 엘란트라 스포츠(아반테 스포츠, 국내 미출시)>
안드로이드 오토의 3가지 신 기능
구글 I/O 2016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의 신 기능을 대거 공개했다.
1. 이제 구글 지도 외에 다른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은 자회사 '웨이즈'의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오토를 시연했다. (안드로이드 오토에 맞춰 개발을 진행하면) 카카오내비, T맵, 올레내비 등도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이용할 수 있다. 정부 정책 때문에 구글 지도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없는 국내에서도 안드로이드 오토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2. 특정 자동차 브랜드의 앱이 탑재된다. 예를 들어 현대/기아자동차의 사후 지원 관련 앱 등을 안드로이드 오토로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자동차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A/S를 호출할 수 있고, 가장 가까운 A/S 센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에 자사 앱을 추가한 브랜드는 현재 현대자동차와 혼다 뿐이지만, 다른 브랜드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3. 차량의 대시보드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지 않아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할 수 없었던 사용자를 위해 스마트폰만 있으면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 오토 앱이 올해 가을에 출시된다. 스마트폰을 차량에 거치하고, 음성만으로 내비게이션, 음악 감상, 문자 및 전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하는 차량이 국내에 출시되지 않아 안드로이드 오토 이용이 불가능했던 국내 사용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스마트폰에서 차량 대시보드로 영역을 확장
안드로이드 오토는 스마트폰에서 실행되는 것이고, 차량 대시보드의 LCD는 스마트폰에서 나온 정보를 대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에 불과했다. 차량 속에 모바일 프로세서와 대화면 LCD를 탑재해 차량 자체를 스마트화했던 테슬라와 다른 방향성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구글 I/O 2016에서 구글은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와 협력해 차량 대시보드에 모바일 프로세서와 초고해상도 LCD를 탑재한 최고급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보였다.
마세라티의 고급 스포츠 세단 '콰트로포르테 2016년 모델'에는 LTE-A 통신을 지원하는 퀄컴 스냅드래곤 820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안테나, 크기 15인치 4K 해상도의 터치스크린 LCD, 안드로이드 오토 등이 기본 탑재되어 있다. 이 고해상도 대화면을 통해 내비게이션, 음악 감상, 전화 및 메시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차량에 탑재된 다중 채널 고급 음악 감상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접속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안드로이드 오토용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차량 자체에서 구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연결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연결해 스마트폰 속 데이터를 가지고 오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가장 진화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테슬라와 비견할 만하다.
<마세라티에 탑재된
고급 안드로이드 오토. 초고해상도 대화면으로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 오토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차량 주행과 관계 없이 운전자 편의성만 제공하는 시스템)만 제공하고 차량 관제 시스템(차량 주행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토파일럿 등 차량 관제 시스템까지 갖춘 테슬라와 차이가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