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음질 더 돋보이게 할 '휴대용 오디오 앰프'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폰이 세상을 장악하기 전, 디지털 음원을 듣기 위해서는 별도의 재생장치를 써야 했다. MP3 C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같은 전용 재생기가 대표적이다. 고음질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리시버(스피커)의 성능이 중요시 되었고, 음질 향상을 위해 좋은 선재를 쓴다거나 재생장치 성능이 뛰어나야 했다.

반면, 스마트 시대에 접어들면서 음악감상 환경에도 일대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바로 고해상 음원(HRA)이 등장하면서다. 일반 MP3 음원과 비교해 용량이 크지만 더 많은 소리 정보를 담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피커나 이어폰 등 성능이 충분하다면 그만큼 세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오디오 업계는 24비트 96KHz 이상을 고해상 음원으로 본다.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고해상 디지털 음원을 재생하기 위해 오디오 마니아들 대부분은 전용 플레이어를 사용해 왔다. 아이리버(아스텔앤컨)나 코원(플래뉴) 등 국내 브랜드 외에도 오포(Oppo)나 소니(Sony) 등 해외에서도 고해상 음원 재생기를 선보였으며,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시대의 흐름을 재빠르게 답습하는 스마트폰도 음질에 초점을 맞추는 듯 하다. 무손실 음원 재생 지원은 기본인데다, 음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일부 스마트폰은 음원 처리를 위한 전용 칩을 스마트폰에 탑재하기도 했다.

LG G5와 함께 공개된 B&O 하이파이
모듈.
LG G5와 함께 공개된 B&O 하이파이 모듈.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함을 느끼는 마니아는 음질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별도의 장치를 연결하기도 한다. 특히 음원이 디지털이기 때문에 아날로그 단자가 아닌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 디지털 음원을 즉시 처리하는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DAC)가 떠오르고 있다, 많은 오디오 제조사들을 통해 DAC가 출시되고 있는데, 최근 LG가 뱅앤올룹슨(B&O)과 손잡고 자사 스마트폰 G5를 위한 DAC를 공개해 주목 받기도 했다

앰프를 쓰면 어디에 좋은 건가요?

당연히 음원을 고음질로 들을 수 있다. 대부분 헤드폰 앰프나 DAC는 단순 출력이 아닌 오디오 출력에 최적화한 설계가 이뤄진다. 스마트폰이나 재생기(플레이어) 내부에서 발생하는 신호잡음(노이즈)을 억제하고 순수한 음성 신호를 증폭 전달해 이어폰이나 헤드폰 등으로 더 나은 음질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곧 고성능 헤드폰이나 이어폰의 성능을 100%에 가깝게 끌어내는 역할도 겸한다.

휴대 플레이어는 출력이 낮기 때문에 원하는 음량이나 출력을 얻기 힘들다. 여기에 고가의 헤드폰 또는 이어폰을 연결하면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 못한다. 이유는 임피던스(저항)에 있다. 대부분 고성능 제품은 이 수치가 높은데, 수치를 만족해야 적절한 음량을 얻는다. 야외에서 좋은 장비로 음원을 감상하려면 장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장점이 있는 휴대용 앰프 또는 DAC라 해도 선택에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제조사와 설계 구조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특색이 존재하는데, 제품 가격이 높아 쉽사리 구매하기 어려운 구조다. 제품에 따라 휴대용 앰프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가급적 휴대용 앰프나 DAC를 구매할 때 청음을 미리 해보는 것이 좋다.

'작거나 혹은 만능이거나' 다양한 앰프의 세계

휴대용 앰프와 DAC는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다. 그만큼 기능이나 성능 세부적 요소들이 다양하게 나뉘어 선택의 폭은 넓은 편이다. 디지털 음원을 증폭시켜 재생하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 있는 반면, 다양한 단자를 지원해 여러 기기나 리시버(스피커나 헤드폰 등) 연결이 가능한 것도 있다. 최근에는 스테레오 단자가 아닌, 좌우 소리를 분리해 명확한 소리를 구현하기 위한 밸런스 접속을 지원하는 앰프도 수를 늘려가고 있다.

코드 모조
코드 모조

코드 모조(Chord Mojo)는 작은 크기에 다양한 입력 단자를 제공하는 휴대용 DAC다. 영국을 대표하는 하이파이 오디오 브랜드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손바닥 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지만 광출력과 동축 케이블(코액시얼) 입력을 받는다. 다양한 음원 재생장치와 호흡을 맞춘다는 이야기. 스마트폰 연결을 위한 마이크로 USB 단자도 제공된다.

출력은 3.5mm 스테레오 단자로 이뤄진다. 밸런스 접속은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3.5mm 스테레오 단자를 2개 배치해 2명이 동시에 고음질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친구나 연인과 함께 고음질 음원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

제품 내에는 디지털 신호 처리를 위해 자일링스 아르틱스(Xilinx Artix) 7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낮은 저항값과 높은 출력을 위해 6개의 병렬 트랜지스터 라인을 보유했다. 내장 배터리는 4시간 충전으로 최대 10시간 가량 쓸 수 있다.

밸런스 접속이 가능한 소니 PHA-3.
밸런스 접속이 가능한 소니 PHA-3.

소니 PHA 시리즈는 헤드폰 라인업 MDR 시리즈와 함께 휴대용 앰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제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현재 소형화를 추구한 PHA-1A와 고성능 제품인 PHA-3 두 가지를 선보이고 있다.

PHA-1A는 아이폰이나 워크맨,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와 호흡을 맞추지만 3.5mm 스테레오 단자 1개만 제공된다. 반면, 강한 전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외부 노이즈를 제어하기 위해 비동기 전송 방식을 적용해 선명한 음원을 즐길 수 있다.

PHA-3는 고성능 휴대 앰프로 연결 방식은 PHA-1A와 동일하지만 좌우 음분리가 가능한 밸런스 접속을 지원한다. 기기 전면에 3.5mm 스테레오 출력과 함께 스테레오 미니(2.5mm) 규격의 단자 2개를 배치했다. 밸런스 접속을 지원하는 이어폰과 음원이 있다면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10만 원대 이하 가격으로 휴대용 앰프의 향기를 느낄 수도
있다.
10만 원대 이하 가격으로 휴대용 앰프의 향기를 느낄 수도 있다.

앞서 소개한 제품이 30~100만 원대로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는 반면, 피오(FiiO) E11K 같은 휴대용 앰프는 10만 원대 이하로 접할 수 있어 저렴하게 고음질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저렴한 만큼이나 기능이나 성능에는 제한이 있으니 선택하기 전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한다.

피오 E11K는 외부 입력 및 출력이 3.5mm 스테레오 단자로만 이뤄져 있다. USB나 광출력 등 디지털 입력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만큼 외부 기기와 앰프를 연결하기 위한 케이블 선재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충전은 약 4시간에 최대 16시간 가량 재생 가능하다.

고음질도 좋지만… 고가인 만큼, 선택은 신중하게

스마트폰에 연결해 고음질 음원을 더 생생하고 선명하게 듣도록 도와주는 휴대용 앰프, 더 나은 음감 생활에 도움이 되지만 제품 자체가 고가인 만큼 구매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기가 앰프와 호환되는지,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 여부를 구매 전 꼼꼼히 따져보자. 쉽지 않겠지만 청음 가능한 매장을 방문해 실제 제품을 접해보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구매할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활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다. 제품 가격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해외 구매와 서비스 절차 등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문제 없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국내 정식 유통된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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