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의 보드게임 활용, 더욱 늘어날 전망
[IT동아 안수영 기자] 방과 후 시간, 초등학교 교실에서 시끌벅적한 보드게임 판이 벌어졌다. 4~6명씩 모여 앉은 30여명의 사람들의 치열한 게임승부가 2시간 가량 이어졌다.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초등학생이 아닌 교사들이었다. 지난 3일 부천 송일 초등학교에서 진행된 보드게임 교사 연수의 풍경이다.
교사들이 게임에 빠져있는 동안, 조용성 보드게임 강사(코리아보드게임즈 교육사업부장)는 각 보드게임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우봉고는 초등 3학년 과정인 도형 밀기, 돌리기, 뒤집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수학 교구재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꼬꼬미노는 수 개념과 확률에 대한 사고를 길러줄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보드게임 연수를 진행하거나 교육 과정에 보드게임을 활용하는 것은 이제 생소하지 않다. 송일 초등학교 역시 이전부터 교사 연수를 통해 익힌 보드게임을 성공적으로 교육에 도입해 왔다. 보드게임 교사 연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새로운 보드게임들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보다 확대하기 위함이다.
교사들이 보드게임 제작에 참여한 경우도 있다. 역사를 소재로 만든 보드게임 ‘타임라인: 한국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교사들의 모임인 ‘인디스쿨’ 안에서 소모임으로 ‘놀이샘’을 운영하고 있는 교사들이 직접 기획부터 참여해 뛰어들어 내용을 만들어냈다. 역사 과목에 활용할 만한 보드게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날 사용된 보드게임은 우봉고, 꼬꼬미노, 숲속의 음악대, 타임라인: 한국사 등 총 4종이었다. 학교 측에서는 교육적 효과를 충분히 검토한 후, 수업에 필요한 게임을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몇 년간 보드게임이 교육과 치료 목적으로 점차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가 경제 교육에 보드게임을 활용하거나, 영동교육지원청의 사례처럼 보드게임 학부모 연수를 진행하는 사례도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 리터러시 직무 연수에서도 보드게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올해 1월에 진행된 3회차 직무 연수에서는 ‘마이게임 스튜디오’를 사용해 교사들이 보드게임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의 변화인 셈이지만,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보드게임을 학교 수업에 활용하거나 보드게임이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것이 일상적인 풍경이다. 보드게임의 역사가 깊은 독일에서는 도서관에 반드시 보드게임이 비치되어 있어야 한다는 협회 지침을 내린 주가 있을 정도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보드게임은 수 개념과 언어능력, 시공간구성 능력 등 학업 수행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어, 교육 현장에서 적극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어떤 게임이 어느 과목의 과정에 가장 좋은지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자율학기제의 운영과 더불어, 교육 현장에서 보드게임을 만나는 일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