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중저가 스마트폰의 새로운 대안 될까? 위코 퓨어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루나, 쏠, 화웨이 Y6 등 가격 부담을 낮춘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들은 이미 출시 시기에 따라 최소 2만 대부터 15만 대 이상 판매될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중저가 스마트폰 인기의 원인이야 여러가지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격대 성능’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앞서 언급한 스마트폰은 대부분 국내 통신사 자체 유통하는 제품들이다. 가격적인 매력은 있어도 선택의 폭은 넓다고 하긴 어렵겠다. 때문에 몇몇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저렴한 스마트폰을 구매해 직접 개통하는 방식으로 쓰기도 한다. 샤오미나 원플러스, 요타 등 국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중저가 스마트폰이 많이 유입되기도 했다.

얇은 두께는 손에 쥐었을 때 확연히
느껴진다.
얇은 두께는 손에 쥐었을 때 확연히 느껴진다.

지금 소개할 위코 퓨어(Wiko Pure)도 국내에서 구입할 수 없는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때문에 해외 직구 형태로 개인이 개통해야 된다. 직접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으나, 번거롭다면 스마트폰 구매 대행사도 있으니 참고하자. 국내에서는 쓰리케이에이치(3KH)가 위코 퓨어 스마트폰을 국내 구매 대행하고 있다. 위코는 프랑스 마르세이유에 본사를 둔 스마트폰 브랜드다. 퓨어는 프랑스 생산은 아니고 아이폰이 폭스콘을 통해 제조되는 것처럼, 중국 티노모바일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얇아도 너무 얇아

위코 퓨어의 생김새는 지극히 평범하다. 하지만 금속과 유리 재질을 잘 조합해 어디 들고 나갔을 때 “어머~ 이거 XX 폰 짝퉁(가짜) 아니야?”라는 소리는 듣지 않게 생겼다. 일부 접합부는 아이폰이나 갤럭시를 연상케 하지만 형태나 크기는 그들과 많이 어긋나 있다. 그런데 두께가 심상치 않다. 그 얇다는 아이폰 6S나 갤럭시 S6보다도 얇다. 두께는 5.1mm. 어지간한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아쉽지 않다.

스마트폰 중 얇다는 갤럭시 S6보다도 얇다.
스마트폰 중 얇다는 갤럭시 S6보다도 얇다.

색상은 블랙/골드와 블랙/그린, 화이트/실버, 블랙/그레이로 4가지다. 사실 본체 색상은 화이트와 블랙 뿐이지만 측면 색상이 어떤가에 따라 4가지로 분류된다.

위코 퓨어의 무게는 100g이다.
위코 퓨어의 무게는 100g이다.

얇은 만큼이나 무게도 가볍다. 제조사 자료에는 98g, 실제 측정한 무게는 이보다 아주 조금 무거운 100g이었다. 직접 측정한 갤럭시 S6 무게가 140g이었으니까 40g 가량 가볍다. 손에 쥐었을 때, 100g 무게가 확연히 체감될 정도다.

디스플레이는 4.8인치, 해상도는 HD(1,280 x 720)다. 최근 스마트폰이 풀HD(1,920 x 1,080)은 기본이고 QHD(2,560 x 1,440) 해상도까지 지원하는데, HD는 조금 뒤쳐지는 듯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과 중저가를 같은 선상에 놓고 보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들의 가격과 이 제품의 가격은 최소 3배 이상이니 말이다. 그래도 필요한 부분은 다 갖췄다. 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AMOLED) 액정에 고릴라 글래스 3를 채용해 화질과 내구성을 높였다.

위코 퓨어
위코 퓨어

실제 위코 퓨어의 화면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정도다. 갤럭시 S6나 아이폰 6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약간 흐린 느낌은 있지만 발색은 뒤떨어지지 않는다.

전면에는 셀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가 있다. 500만 화소 사양인데, 화질이나 반응 속도 모두 좋은 편이다. 후면에는 800만 화소 사양의 카메라가 달린다. 디지털 4배 줌을 지원하는데, 위코 퓨어 뿐만 아니라 대부분 스마트폰 카메라의 디지털 줌은 화질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급할 때가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통신칩은 나노 규격을 쓴다.
통신칩은 나노 규격을 쓴다.

통신칩(USIM)은 나노 방식을 쓴다. 현재 국내에서 쓰는 칩 중 가장 작은 형태다. 전원버튼 위에 통신칩을 위한 틀이 있고, 클립을 넣은 뒤 빼면 된다. 통신은 4G LTE를 지원하고 800/1,800/2,100/2,600MHz 주파수와 호흡을 맞춘다. 이외 3G는 규격에 따라 850~2,100MHz까지 대응한다.

단순하게 꾸며 놓은 인터페이스

설정을 마치고 정겨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진다. 운영체제 버전은 5.0.2(롤리팝)이다. 중저가를 표방한 일부 제품은 옛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최신 운영체제를 탑재해 출고하는 추세다. 위코 퓨어도 비교적 최신 운영체제를 설치해 제공하고 있다.

위코 퓨어에 설치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위코 퓨어에 설치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초기 실행 시 제공되는 기능은 제품의 성격상 많지 않다. 안드로이드 기본형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인데, 불필요한 파일이나 메모리를 정리하는 클린 마스터, 터치 관련 게임이나 앱을 소개하는 터치팔(TouchPal) 2016 애플리케이션 정도만 설치되어 있다. 국내 스마트폰은 별도의 앱이나 위젯 설정을 위한 화면이 따로 존재하지만 여기에는 없으니 참고하자.

몇 번 만져보면 특별한 애플리케이션이나 기능은 찾기 어렵다. 아무래도 가격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불필요한 기능이 빠질 수 밖에 없다. 다른 스마트폰의 화려함을 찾는다면 어울리지 않을 수 있겠다. 하지만 분명히 명심하라. 얻는게 있다면 잃는 것도 있음을.

구성에 비해 램은 여유가 있다.
구성에 비해 램은 여유가 있다.

그래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본은 충실하게 제공된다. 메일이나 연락처, 지도, 크롬 등 기본 제공되는 것은 모두 있다. 플레이스토어도 기본.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아 설치하면 된다. 단, 저장 메모리 용량이 16GB라는 점을 감안하자. 실제 저장공간은 11.73GB가 제공된다. 확장은 아쉽게도 지원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램 용량이 2GB라는 점이다. 루나의 3GB 보다는 적지만 쏠과 동일하다. 비슷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분류되는 화웨이 Y6는 1GB 램을 제공한다. 애플리케이션 실행 환경에서 조금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 잘 됩니다

위코 퓨어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MSM8916, 스냅드래곤 410이다. 쿼드코어 구조로 1.2GHz의 속도를 갖는다. 고성능과 거리는 멀지만 게임을 일부 실행해 본 결과, 실행하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물론. 3D 게임은 조금 힘겨웠지만 작동은 된다. 일부 게임은 그래픽 품질을 조절하는 옵션이 제공되므로, 잘 하면 비교적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게임은 무난히 처리할 성능이 나온다.
게임은 무난히 처리할 성능이 나온다.

즐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 되는데, 힘겨운 것은 설치다. 내부 메모리 용량은 16GB인데 속도가 조금 느린 편이다. 때문에 게임을 설치한 다음, 초기 데이터를 설치하는 과정이 조금 오래 걸린다. 이에 이동 중에 게임을 즐길 생각이라면 미리 업데이트를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캐주얼 게임 실행도 어렵지 않았다.
캐주얼 게임 실행도 어렵지 않았다.

배터리는 2,000mAh 용량이지만 적당히 게임이나 영상을 보고 통화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용량 자체가 적다 보니까 한계는 있다. 사용 중 전원이 꺼지는 불미스러운 일을 막고 싶다면 5,000mAh 용량 이상인 보조배터리를 하나 정도 휴대하는 것이 이로워 보인다.

부담 없는 가격, 자녀용 스마트폰으로 적당할 듯

이 스마트폰을 국내 구매대행하는 쓰리케이에이치는 공기계에 대한 가격을 정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SKT 가입 조건(신규, 기기변경)으로 10만 5,000원임을 확인했다. 배송비가 더해지니 실제 지불 예정 비용은 12만 원이었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로 인해 대부분 제 값을 주고 스마트폰을 사야 하는 상황에서 저 가격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제품 구성은 무난한 편이다. 스마트폰 본체와 이어폰, 사용설명서, 통신칩 어댑터는 같지만 외부 흠집에서 측면과 후면을 보호하는 케이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모바일 게임 히트도 무난히 실행됐다.
모바일 게임 히트도 무난히 실행됐다.

유일한 아쉬움은 외장 메모리 확장의 부재다. 내장 메모리만을 제공하는데, 16GB(실제 11.7GB)라서 고화질 영상이나 음악을 담아 감상하는 사람은 답답할 수 있다. 반면, 온라인 실시간 영상·음악 재생 서비스 활용도가 높으면 용량 갈증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러나 요즘 애플리케이션 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차후에는 32GB 정도 용량을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거에는 보조금을 통해 스마트폰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자유롭게 비용 지불하며 스마트폰 구입할 성인보다 부모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할 때가 더 고달프다. 당장 초기 구매비용이 높아진 것 때문이다.

위코 퓨어는 구매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다른 중저가 스마트폰도 있다. 여름 분위기 만연한 브로마이드 2개와 보조 배터리 등을 얻을 수도 있고, 어떤 걸그룹 멤버의 깜찍한 영상을 무제한 볼 수도 있을거다. 위코 퓨어에는 그런 것은 없지만 적어도 실리는 챙길 수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