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카이레이크로 강력해진 게이밍 노트북, 레노버 Y700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게이밍 노트북은 IT 기술의 발전과 운명을 함께 하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부품 개수나 부피를 키워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데스크톱과 달리, 노트북은 부품을 넣을 수 있는 공간과 크기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프로세서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전력 소모는 줄고, 메모리나 저장장치의 집적도를 높여 같은 크기에도 더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게 하는 등의 기술 발전은 게이밍 노트북의 성능을 높이며, 조금이나마 더 가볍게 해준다. 새로운 세대의 부품이 등장하면 이를 탑재한 다음 세대 게이밍 노트북이 등장하는 것도 당연하다.

레노버가 출시한 게이밍 노트북, 아이디어패드 Y700 역시 과거 출시했던 Y50-70의 후속 제품이다. 일명 스카이 카이저, 직역하면 '하늘의 제왕' 정도가 되겠다.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외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각종 최신 부품을 탑재해 이전 세대와 비교할 수 없는 성능을 내는 제품이다.

레노버 Y700
레노버 Y700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외형은 큰 차이가 없다. 헤어라인 페턴이 들어간 금속 재질의 상판과 윗부분을 살짝 깍아낸 디자인 등 거의 모든 외형이 동일하다. 하지만 속을 뜯어보면 성능 부분에서 크게 개선한 제품이다. 우선 프로세서는 기존 4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6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향상됐다. 기본 동작 속도 및 처리속도 등이 전반적으로 향상됐지만, TDP(열 설계 전력, 프로세서가 최대한으로 소모하는 전력)은 오히려 2와트 줄었다.

스카이레이크
스카이레이크

메모리 용량은 이전 제품과 마찬가지로 기본 8GB며, 여분 슬롯을 갖춰 최대 두 개의 슬롯을 쓸 수 있는 것까지 동일하다(필자의 경우 16GB를 탑재한 모델을 사용했다). 하지만 메모리 종류는 크게 달라졌다.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만큼 DDR4 메모리를 탑재한 것. DDR4 메모리는 이전 세대의 DDR3 메모리와 비교해 대역폭이 두 배 커졌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처리 속도를 향상시켰다.

DDR4 메모리
DDR4 메모리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860M에서 GTX 960M으로 향상됐으며, 2.5인치 저장장치 하나만 사용할 수 있던 이전 제품과 달리, M.2 슬롯을 하나 더 갖추고 있기 때문에 SSD를 추가할 수 있다. 운영체제는 M.2 SSD에, 대용량 파일은 2.5인치 HDD에 보관하는 등 이전 제품보다 저장장치 활용성이 좋아졌다.

화면 역시 달라졌다. TN패널을 사용한 이전 제품과 달리, 광시야각 IPS 패널을 적용했기 때문에 보는 방향에 따른 색상 왜곡이 크게 줄어들었고, 색감 역시 조금 더 좋아졌다. 이 덕에 화면 각도를 딱히 조절하지 않고도 밝고 선명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베젤은 유광 소재를 사용했던 이전 제품과 다르게 무광 소재를 사용해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고, 지문이나 얼룩이 묻어도 티가 덜 난다. 노트북 베젤은 노트북을 여닫을 때 가장 많이 쥐는 부분인 만큼 쉽게 더러워지지 않는 소재를 사용하는 편이 좋다.

IPS 패널
IPS 패널

서브우퍼는 가운데로 위치가 바뀌었다. 이 덕분에 팜레스트에 손을 올리고 사용하면 '둥둥'하는 진동이 손바닥으로 느껴진다. 미묘하지만 내장 스피커 성능도 조금 더 좋아진 느낌이다. JBL의 음장 기술을 적용한 것 역시 이전과 동일하다.

서브우퍼
서브우퍼

키보드는 붉은색 조명이 켜지며 동일하게 3단계(끔, 1단계, 2단계)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전 제품과 비교할 만한 점은 WASD 글쇠다. Y700에서는 해당 버튼의 테두리를 붉은색으로 처리했고, 키보드 조명을 켜면 이 테두리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 이 글쇠는 FPS 게임에서 이동 키로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조금 더 돋보이게 처리해 게임 중 이 키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전체적인 타건감은 무난하다. 조금 얕은 느낌은 있지만, 반발력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 연속 입력이 편하다.

레노버 Y700의 키보드
레노버 Y700의 키보드

측면 포트는 좌우 위치만 바뀌었을뿐, USB 2.0 한 개, USB 3.0 두 개, SD카드 슬롯, HDMI 출력단자 등 구성은 이전과 동일하다. 추가적으로 복구 버튼이 측면으로 옮겨졌다. 레노버 아이디어 패드 제품의 특징 중 하나는 복구모드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버튼으로, 이전 제품에서는 이 것이 전원 버튼 옆에 있었지만 이번 제품에서는 좌측면으로 옮겨졌으며 버튼 방식이 아닌 핀을 사용해 누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덕에 실수로 이 버튼을 누를 우려도 줄였다.

레노버 복구 버튼
레노버 복구 버튼

그렇다면 실제 성능은 어떨까? 당연히 이전 제품보다 우수하다. 고사양 온라인 게임 중 하나인 월드 오브 탱크의 경우 그래픽 설정을 '높음'으로 맞추고 해상도를 풀HD(1,920 x 1,080)으로 설정했을 때 초당 화면 표시수는 80~90프레임 정도로 아주 우수하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 역시 깔끔하게 구동한다. 이전 제품에서는 해상도를 HD급으로 맞춘 뒤 창 모드로 진행해야 25~30 프레임 정도를 겨우 유지할 수 있지만, Y700에서는 전체화면으로 진행해도 40~50프레임 정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월드 오브 탱크
월드 오브 탱크

블리자드의 신작 게임인 오버워치도 무난하게 구동할 수 있다. 그래픽 설정을 '높음'으로 맞추고, 해상도를 풀HD로 설정했을 때 초당 화면 표시 수는 60프레임으로 고정된다. 특히 다수의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을 진행하는 상황에서도 59~60프레임 정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아주 쾌적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오버워치
오버워치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된 만큼 무게와 가격도 늘었다. 무게는 약 2.6kg으로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해 200g 정도 늘었다. 하지만 이전에 15.6인치 게이밍 노트북을 휴대하던 사람이라면 큰 차이를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실제로 Y50-70 모델을 들고 다니고 있으며, 이 것을 Y700으로 교체했을 그리 무겁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그렇다고 게이밍 노트북이 휴대에 어울리는 물건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휴대도 할 수 있는 고성능 PC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제품 가격은 119만 9,000원이다(운영체제 미포함). 필자가 지난해 초 Y50-70을 99만 원에 구매했으니, 약 20만 원 더 비싸진 셈이다. 하지만 가격이 오른 만큼 전반적인 성능 역시 향상됐다. 프로세서 및 그래픽 카드가 세대 교체됐으며, 저장장치 슬롯까지 추가됐다. 여기에 화면은 광시야각 패널로 바뀌어 조금 더 밝고 선명하게 화면을 볼 수 있다. 충분히 의미 있는 가격 상승이라 할 수 있겠다.

레노버 Y700
레노버 Y700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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