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6] LG G5의 2가지 '모듈' 체험해 보다
[IT동아 김태우 기자] LG전자가 전에 없던 스마트폰을 내놨다. 스마트폰 일부분을 교체해 하드웨어적으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모듈'형 스마트폰 'G5'가 그것이다. G5 공개와 함께 선보인 모듈은 2가지. 카메라와 사운드 기능을 강화해주는 모듈인 ’LG 캠 플러스’와 ’LG 하이파이 플러스’.
구글의 아라 프로젝트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로 기능이 바뀐다니 재밌는 방법이다. 아마 모듈에 대해 관심이 많을 듯싶어 MWC 현장에서 요모조모 살펴봤다.
하이파이 음원을 즐겨라
사운드 모듈인 'LG 하이파이 플러스'는 사운드로 회사로 잘 알려진 뱅앤올룹슨(B&O)과 협업으로 탄생했다. 덴마크 회사로 설립된 지는 90년이 넘었으며, 소리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상당히 신경 쓰는 회사다. 오디오, TV, 스피커, 차량용 음향 시스템을 주로 만들고 있으며, B&O Play 브랜드는 이어폰, 헤드폰을 취급한다.
그동안 LG전자는 B&O와 꾸준히 협업해 왔었다. TV, 사운드 바 등에 B&O 기술이 쓰인 것. 하지만 스마트폰 적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크기, 시스템 구조, 전력 소모량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일반 가전과 다르다 보니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이번에 G5의 모듈을 통해 B&O의 소리를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LG 하이파이 플러스를 G5에 장착해 봤다. 색상은 검정으로 중앙에 B&O 로고가 눈에 띈다. LG전자가 자신의 로고를 과감히 포기한 것. 그만큼 B&O의 사운드 기술이 제대로 녹아있다는 뜻일 테다. B&O 로고 때문에 얼핏 보면 G5가 아닌 B&O가 만든 스마트폰이라는 착각마저 든다. 앞으로 모듈을 통해 다양한 로고를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전작인 V10은 32bit 하이파이 DAC(Digital to Analog Convertor)이 적용되어 있었다. 하지만 32bit, 384kHz의 음원을 재생하지는 못했다. 업샘플링(Up-Sampling)을 통해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준 것.
하지만 LG 하이파이 플러스는 32bit, 384kHz 음원 재생을 지원한다. 물론 V10처럼 업샘플링을 통해 32bit급 재생도 해준다.
여기서 32bit는 무얼 말하는 걸까? 스튜디오에서 마스터링한 곡은 CD로 제작하게 되면 16bit 44kHz로 제작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없는 영역을 벗어난 부분은 제거해 버리는 손실 압축을 사용한다. 32bit 음원은 손실 압축 없이 그대로 만든 것으로 가장 원음에 가깝다. 가청 영역을 넘어서는 고음질의 음원까지 담는다. 그런 탓에 용량이 무척 크다. mp3 음원이 3~4mb 정도라면, 32bit 음원은 100mb를 훌쩍 넘는다. 하이파이 음원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하이파이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mp3 플레이어는 많지 않으며, 고가에 판매된다. 하지만 G5에 LG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장착하면,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현장에서 직접 소리를 들어 봤다. 주변이 상당히 시끄러운 편이라 청음이 쉽지 않았지만, 깨끗한 고음, 단단한 중음, 묵직한 저음까지 고루 전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해상력과 디테일이 꽤 좋아 음악을 즐길 맛이 낫다. 기회가 된다면, 정식 출시 후 제대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LG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은 한 가지 더 좋은 점이 있다. G5 모듈에 장착하지 않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것. 제품과 함께 캡(Cap)이 제공되는데, 이 캡을 씌우면 일반 스마트폰이나 PC와 유선으로 연결해 포터블 하이파이 덱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 사정이 생겨 G5가 아닌 다른 스마트폰을 쓰게 되어도 B&O 사운드는 계속해서 즐길 수 있게 된다.
카메라폰으로 변신
한 해 동안 수십 종의 스마트폰이 출시되며, 특정 기능을 강화한 제품도 여럿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카메라 특화폰.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이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은 것이다. 하지만 카메라폰들은 일반 스마트폰으로 쓰기엔 불편함이 따른다. 손에 쥐기 편한 형태를 위해 디카에 가까운 디자인을 채용하다 보니, 특정 부위가 뚱뚱한 경우가 많다.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인 탓에 평소엔 얇고 가벼운 게 최고다. 이런 점에서 G5는 2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이다. 평소엔 일반 스마트폰으로 사용하고, 특정한 날엔 LG 캠 플러스 모듈을 장착해 카메라폰으로 쓸 수 있는 것. 게다가 카메라 모듈을 장착하면, 배터리 용량도 늘어나니 촬영 시간도 그만큼 늘릴 수 있다.
G5를 카메라 폰으로 만들어 보자. 모듈을 장착하면, 후면 일부분이 툭 튀어나오게 된다. 이는 좀 더 안정적으로 손에 쥐고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지털카메라처럼 잡을 수 있는 것. 촬영이 한결 편하다.
카메라 모듈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외부 버튼이다. 총 4개의 버튼이 장착되어 있다. 카메라 작동(Camera on/off), 셔터(Shutter), 녹화(Recording), 줌인앤아웃(Zoom In & out) 등이다. 카메라 작동 버튼은 아래로 내리면, 반동으로 다시 올라가는 방식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카메라 앱을 실행해 준다. 디지털카메라는 전원만 켜면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G5도 카메라 모듈을 장착하면, 마치 디지털카메라처럼 바로 켜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G5를 더욱 디지털카메라답게 만드는 요소다.
줌인앤아웃 버튼은 휠로 만들었다. 손가락으로 돌리면 확대, 축소된다. 특히 G5는 일반 카메라와 광각 카메라가 함께 장착되어 있어 다양한 사진을 찍게 해준다. 2개의 카메라 장착은 G5를 더욱 카메라폰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휠을 통해 일반 카메라와 광각 카메라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다.
촬영과 관련한 버튼은 2가지 있다. 하나는 사진 촬영, 다른 하나는 동영상 촬영이다. 다소 길쭉한 버튼이 셔터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동그란 버튼으로 녹화할 수 있다.
요즘 많은 이가 디지털카메라 대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스마트폰 구조상 사진 찍기가 그리 편한 것은 아니다. LG 캠 플러스 모듈은 이런 가려움을 긁어줄 모듈이다. 카메라 모듈을 G5에 장착해 이래저래 사진을 찍어 봤는데, 화면의 셔터 버튼을 눌러가며 촬영하는 것보단 확실히 편하다. 스마트폰이지만, 디지털카메라 영역을 상당 부분 품고 있다. 점점 디지털카메라가 설 자리는 좁아져 간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