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평창 올림픽 5G는 국제 표준 아니다"
[IT동아 김태우 기자] KT가 2월 15일 서울 세종로 KT광화문빌딩 West에서 평창 올림픽 대회통신망 및 5G 준비현황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 및 평창동계올림픽 기술 고문 등이 참석했으며, ‘홀로그램 라이브’, ‘싱크뷰(Sync View)’ 등 실시간 5G 서비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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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88서울올림픽, 2002한일월드컵,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거쳐 2018평창동계올림픽 주관 통신사로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평창지역에 구축되는 1,391km의 통신 관로를 기반으로 3만 5,000개의 유선 통신라인을 설치하고 최대 25만여 대의 단말이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무선 통신망을 구축한다. 이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보다 2배 이상 규모이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의 대회 통신망은 30% 이상 구축(2월 기준)을 완료하였으며, 경기 시설 구축일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 전체 통신망 구축 작업이 완료된다. 2017년부터는 본격적인 대회통신망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KT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5G다. 상용 서비스에 준하는 5G 통신 서비스를 시연해 보이겠다는 것이 목표. 기자간담회에서는 5G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도 공개했다. 싱크 뷰, 360도 VR, 홀로그램 라이브, 5G 세이프티 등이 그것이다.
▲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부사장이 평창동계올림픽 통신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소 희한한 부분은 평창 올림픽 개최 시기가 5G의 표준화가 이루어지기 전이라는 점이다. 표준화도 되지 않았는데, KT는 5G 기술을 평창에 선보인다는 다소 이상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 5G의 실제 표준은 2019년에 완료될 계획이다. 이를 그나마 KT 주도로 6개월 정도 당겨 놓은 상태. 그런데도 평창 올림픽 전에 표준화 작업이 완료되지 못한다.
현재 5G는 어떤 모습이 될지 구체적으로 그려진 것이 없다. 이동통신 세대(5G)를 구분하기 위한 근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 얘기하는 대략적인 조건만 있을 뿐. 지난 2015년 10월 11일, 부다페스트 ITU Telecom World 2015에 하루 앞서 개최한 ’7차 CTO 회합’에서 5G, IoT 등 유무선 하이브리드 네트워크 하의 서비스 호환설, 러스트 기반 정보 인프라 및 오픈소스 솔루션에 관한 전략적 우선순위 등을 구체화했다. 당시 회합에는 각국 통신사업자 및 연구소 기술 임원들과 ITU 표준화총국(ITU-T) 담당자를 포함한 총 14인이 참석해 ’ITU 표준화 수요’와 ’ICT 산업의 최근 트렌드에 관한 성명서(communiqu)’를 발표했지만, 겨우 방향성에 대해서 의견을 모았을 뿐이다.
하지만 KT는 당장 5G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평창만을 위한 규격을 만들었다. 국내외 밴더들과 협조해 5G 핵심 기술을 담은 ’평창 5G 규격’을 확정한 것. 해당 규격에는 20Gbps 속도, 1ms 이하의 응답 속도, OFOM, 빔포밍 기술 등 5G 핵심 기술을 모두 담았다고 KT는 밝혔다. 한마디로 평창 올림픽 5G는 KT만의 5G인 셈으로 나 홀로 규격을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KT는 해당 규격을 평창 용이 아닌 5G 국제 표준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한다. 문제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제 겨우 방향성에 대한 의견만 모았을 뿐 5G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 3년 후 완성될 국제 표준이기에 한참을 앞서 나간 셈이다. 추후 국제 표준과 평창 규격의 간격이 더 커질 수도 좁혀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평창 규격이 국내외 밴더와 힘을 합쳐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작지 않다는 것이 위안이다. 다소 무리한 행보를 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과연 국제 표준화 작업에서 웃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