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음 편한 보급형 공유기, 네티스 WF2002
[IT동아 김영우 기자] IT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늘 최신, 혹은 최고급 제품만 눈에 띄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최신, 최고급 제품만 추천할 순 없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쓰기가 편한 기존 기술 기반의 제품도 여전히 필요하다.
이번에 소개할 네티스(netis)의 보급형 300Mbps(802.11n) 유무선 공유기인 WF2002도 그런 경우다. 802.11ac(기가와이파이)나 듀얼밴드, NAS(파일서버) 같은 고급 기술을 지원하는 제품은 아니지만, 작은 본체에 쓰기 편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저렴한 가격이 매력이다. 1만원 대 후반대의 가격에 부담없이 구매해 무난하게 쓸 수 있는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제품 외형 살펴보니
네티스 WF2002의 본체 크기(안테나 제외)는 길이와 너비가 135.7mm, 두께가 25.9mm로 어른 손바닥 하나만 하다. 이 정도면 설치에 어려움을 겪을 일은 없다.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사항이라면 상단에 있는 2개의 버튼이다. 왼쪽 버튼은 상태 표시 LED를 켜거나 끄는 기능, 오른쪽 버튼은 무선(와이파이) 기능을 켜거나 끄는 기능을 갖췄다. 반짝거리는 LED가 거슬리거나 무선 기능을 끄고 유선 공유기만으로 쓰고자 한다면 이 버튼을 이용할 만 하다.
제품 우측에는 WPS 및 초기화 버튼이 달려있다. WPS 기능은 와이파이 접속 시, 양쪽 기기의 버튼을 눌러 비밀 번호 입력을 대신 하는 편의 기능이다.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과 같은 와이파이 기기들은 대부분 이 기능을 지원한다. 그리고 초기화 버튼은 기기가 오작동을 할 때, 혹은 공유기 접속 암호를 분실해서 이를 초기화 해야 할 때 주로 이용한다.
보급형 치고는 나름 충실한 사양
안테나는 5dBi 감도 제품을 2개 장착했다. 시중에 팔리는 보급형 공유기 중에는 4dBi 안테나를 탑재한 제품도 많은데, 이보다는 나은 접속 범위와 속도가 기대된다. 그 외에 내부적으로는 미디어텍의 MT7628AN 580Mhz 싱글코어 칩셋, 그리고 32MB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고급 사양은 아니지만 보급형 중에선 나름 충실한 수준이다.
후면의 포트 구성은 외부 인터넷 회선을 연결하는 WAN 포트 1개 외에 외부 장비를 연결하는 LAN 포트 3개를 갖췄다. 각 포트의 최대 지원 속도는 100Mbps다. 혹시나 기가인터넷(1000Mbps)을 이용하는 환경이라면 다른 공유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전용 URL로 접속하는 간편 설정 기능 제공
네티스 WF2002에는 딱히 설치용 CD가 들어있지 않다. 대신 이제 막 산 네티스 WF2002를 PC에 연결하면 자동으로 초기 설정 페이지가 뜬다. 만약 자동으로 뜨지 않으면 공유기가 연결된 PC에서 설정 페이지 전용 URL인 http://2002.com을 입력해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공유기 설정 메뉴 접근용 비밀번호나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간단히 설정할 수 있다. PC용에 모바일용 웹 페이지도 동일 주소로 접속 가능하므로 PC 없이 스마트폰만 쓰는 사용자라도 무리 없이 설정이 가능하다.
특이한 점이라면 너무 쉬운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없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0000이나 1234와 같은 짧고 쉬운 비밀번호 설정은 거부하며, 영문, 숫자, 특수기호를 이용하여 8자 이상으로 설정해야한다. 조금 성가신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튼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자체는 나쁘게 볼 수 없겠다. 그리고 패키지에 동봉된 사용 설명서는 보기 쉬운 만화를 통해 기본적인 사용방법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초보자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IPTV 연결 및 꼭 필요한 고급 설정 기능도 지원
간편 설정 페이지에서는 인터넷의 연결 방식(고정 IP 사용 여부 등)이나 무선 AP의 이름이나 비밀 번호 설정 정도의 기본적인 설정만 할 수 있게 되어있다. 특이한 메뉴라면 인터넷 TV(IPTV) 접속 가능을 정하는 항목이 있다는 점이다. 올레TV나 BTV, 유플러스TV와 같은 IPTV 셋톱박스는 공유기를 거쳐서 연결하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네티스 WF2002는 IPTV를 이용하기 위한 필수 규격인 IGMP를 지원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없다. 이 항목은 이를 활성화하는 메뉴다.
좀 더 세세한 공유기 설정을 하고자 하는 사용자를 위한 '고급 설정'도 준비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공유기의 가상 IP가 아닌 통신사에서 부여된 실제 IP로만 접속이 가능한 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포트 포워딩 기능, 사내 전용 네트워크와 같은 보안성이 높은 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WPS 설정 등이 가능하다. 초보자 지향의 간편한 이용을 지향하는 제품이긴 하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고급 기능은 빠짐 없이 지원을 한다.
접속 속도 테스트
제품의 대략적인 면모를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우선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인터넷 품질 측정 서비스를 이용, 유선으로 접속한 PC의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봤다. 참고로 IT동아에선 1Gbps(1000Mbps) 접속이 가능한 기가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네티스 WF2002의 유선랜 포트는 100Mbps 까지만 지원한다. 하지만 최대 속도가 낮더라도 꾸준히 끊김없이 접속이 이어진다면 기가인터넷 못잖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테스트 결과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다운로드 속도가 94.81Mbps, 업로드 속도가 94.63Mbps로 100Mbps 규격 유선랜의 거의 한계에 가까운 속도를 냈으며, 접속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연 시간(2.77ms) 및 손실율(0%) 면에서도 괜찮은 면모를 보였다.
그렇다면 무선 속도는 어떨까? 레노버 Y50 노트북을 이용, 공유기 주변의 거리를 달리하며 같은 사이트에서 속도를 측정해봤다. 네티스 WF2002는 최대 300Mbps의 접속을 지원하지만, 원천이 되는 유선랜 포트의 100Mbps가 한계이기 때문에 무선 인터넷 접속 속도 역시 이를 넘을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두자.
공유기 바로 옆 2미터 내외에서 측정해 본 결과는 위와 같다. 다운로드 69.69Mbps, 업로드 51.74Mbps로, 지연시간 3.51ms로 유선 대비 약간의 속도가 저하되었으나 체감할 정도의 차이는 아니었다.
이보다 좀더 거리를 벌려 10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측정한 결과는 위와 같다. 다운로드 속도 53.35Mbps, 업로드 속도 50.72Mbps, 5.01ms로 이전의 테스트 대비 큰 차이는 없었다.
다음은 합판 재질의 벽 2개 정도를 둔 15미터 거리에서 측정해봤다. 결과는 다운로드 47.34Mbps, 업로드 32.60Mbps, 지연시간 5.08ms로 어느 정도의 속도 저하는 있었으나 정상적인 웹 서핑이나 스트리밍 동영상 감상 정도에 문제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합판 재질의 벽 3개에 콘크리트 벽 1개를 둔 20미터 정도의 거리부터 다운로드 속도가 3.55Mbps, 업로드 6.26Mbps, 지연시간 13.09ms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웹서핑 정도를 하기엔 큰 문제가 없으나 스트리밍 동영상은 조금씩 끊긴다. 그리고 이보다 더 멀리 떨어지면 곧 접속이 끊어졌다. 결론적으로, 네티스 WF2002는 중소기업 사무실 하나, 일반적인 가정 1채 정도를 커버하기엔 큰 무리가 없는 성능을 가진 것을 알 수 있다.
초보자에게 추천할 만한 보급형 제품
네티스의 보급형 유무선 공유기인 WF2002는 딱히 높은 사양이나 최신 기술을 탑재하고 있는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가격이 1만원 후반대로 저렴하며, 알기 쉬운 설정 메뉴 및 만화 형식을 도입한 사용 설명서 등을 통해 초보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장점이다.
보급형 제품 치고 무선 성능도 양호한 편이며, IPTV 지원 같이 최근 사용자들이 많이 요구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는 점이 이점이다. 기가인터넷이나 기가와이파이와 같은 고급 기술을 요구하는 사용자에겐 어울리지 않지만, 저렴하고 간단하게 무선 환경을 구축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권할 만 하다. A/S 기간은 2년이며 제조사 홈페이지에 상담 게시판도 운영하는 등, 사후 지원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