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느린 PC에 새 생명을,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
[IT동아 김영우 기자] 구형 PC 사용자들이 늘 호소하는 불편 중 하나라면 역시 느린 속도다. 특히 노트북의 경우, 데스크톱에 비해 업그레이드도 어렵기 때문에 그냥 느린 속도를 감수하며 쓸 수 밖에 없다. 메모리(RAM) 정도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그 외의 떨어지는 사양을 커버하긴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구형 노트북 사용자들에게 희망의 빛이나 다름없다. PC 속도 저하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대체함에 따라 부팅 속도나 프로그램 실행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문제였다면 HDD에 비해 호되게 비싼 가격이었는데, 최근에는 상당히 저렴한 SSD도 많이 나왔다. 특히 새로 SSD 시장에 진입한 브랜드들의 제품은 제법 '가성비'가 좋다. 이번에 소개할 조텍(ZOTAC)의 프리미엄 에디션 SSD(Premium Edition SSD)도 그런 제품 중의 하나다. 2016년 1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240GB 제품이 9만 2,000원, 480GB 제품이 19만 4,000원에 팔리고 있는 이 제품을 살펴보자.
그래픽카드 시장의 강자, SSD 시장을 넘보다
조텍은 그래픽카드나 미니PC 시장에서 제법 높은 인지도를 가진 업체지만, SSD 시장에는 2015년에 처음 진출했다. 그래도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의 사양 자체는 나쁘지 않다. SSD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컨트롤러(제어기)는 파이슨(Phison) S10 쿼드코어 칩을, 안정성과 수명을 좌우하는 낸드 플래시는 도시바의 MLC 메모리를 사용했다.
참고로, 최근 출시되는 SSD 중에는 MLC 방식에 비해 저렴하지만 성능이나 수명 면에서 불리한 TLC 방식 낸드 플래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LC 낸드 플래시가 탑재된 SSD가 출시된 건 제법 반가운 일이다.
조텍에서 밝힌 제품의 성능은 240GB / 480GB 제품 모두 읽기 속도 520MB/s, 쓰기 속도 500MB/s다. 이것만 봐선 삼성전자나 인텔, 도시바 등의 대형 SSD 업체에서 내놓은 프리미엄급 제품군과 대등한 수준이다.
대부분의 신형 및 구형 PC에 탑재 가능
제품의 외형은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SSD의 형태인 2.5 인치 규격이다. 시중에서 이용되는 대부분의 노트북이 무난히 호환되며, 3.5인치 HDD를 이용하는 데스크톱의 경우엔 별도로 판매되는 가이드(틀)을 달면 안정적인 장착이 가능하다. 2.5 - 3.5 인치 변환 가이드는 몇 천원 정도면 살 수 있다.
SATA3(6Gbps) 규격의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지만 하위 구격인 SATA(1.5Gbps) 및 SATA2(3Gbps)와도 호환이 되므로 구형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도 장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SATA3 규격의 SSD를 SATA2 규격의 포트에 달면 성능 역시 SATA2 수준으로 떨어지긴 한다.
신형 PC에 달아보니 사양표 이상의 고성능 발휘
일단 고성능을 내는 최신 PC에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480GB)를 달아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테스트 시스템은 6세대 코어 i7-6700K(스카이레이크) CPU와 16GB DDR4 메모리를 탑재한 Z170 칩셋 메인보드 기반의 윈도우10 64비트 PC다. SATA3 포트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의 본래 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장장치의 성능을 측정해 수치로 보여주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 프로그램을 이용해 테스트 시스템에 장착된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를 구동해봤다. 테스트 결과, 순차 읽기 속도는 558.7MB/s, 쓰기 속도는 539.8MB/s로 측정되었는데, 이는 제조사에서 밝힌 수치(읽기 속도 520MB/s, 쓰기 속도 500MB/s)보다 오히려 뛰어난 수준이다. 그 외의 수치 역시 보급형 제품보다는 확실히 고급형에 해당하는 우수한 수준이었다.
8년 전의 구형 노트북에 달아보니
최신 PC에서는 이렇게 좋은 성능을 내는데, 구형 PC에서는 어떨까? IT동아에서는 2008년에 출시된 구형 노트북인 MSI 201에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를 달아 구동해봤다. 참고로 이 노트북은 지금은 단종된 코어2 듀오 P9500 CPU와 4GB DDR2 메모리 기반의 제품으로, 저장장치는 SATA2 기반의 120GB 일반 HDD를 달고 있었다. 하드웨어는 구형이지만 운영체제만 윈도우10 64비트로 업그레이드 한 상태다.
일단 기존의 HDD 탑재 상태에서 구동을 해서 성능을 측정한 뒤 동일한 운영체제 및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한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로 교체해 동일한 테스트를 진행, 결과를 비교해봤다. 참고로 테스트용 구형 노트북이 SATA2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어서 SATA3 기반인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의 최대 성능을 완전하게 발휘하지는 못한다는 미리 밝힌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의 측정 수치의 경우, HDD 상태에선 순차적 읽기 및 쓰기 속도가 50MB/s 남짓이었지만, SSD로 바꾸니 280MB/s 수준으로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순간적인 반응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4K 속도의 경우는 0.2~0.8MB/s 남짓에서 24~40MB/s 수준으로 향상, 비교가 되지 않았다.
실제 이용 중의 체감 성능은 더욱 크게 차이 난다. 윈도우10 부팅 속도의 경우, 일반 HDD 탑재 상태에선 22초가 걸렸으나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 상태에선 10초 남짓으로 2배 정도 빨라졌다. 1,500개 남짓의 파일로 이루어진 8GB 정도의 폴더를 복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의 경우, HDD 탑재 상태에선 4분 13초가 걸리던 것이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 상태에선 불과 40초만에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SSD를 단다고 하여 CPU나 GPU의 연산 속도가 빨리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빨라진 데이터 읽기 및 쓰기 속도 덕분에 구형 노트북이라도 인터넷 서핑이나 동영상 감상, 사무 작업과 같은 일상적인 이용에서는 최신 노트북과 유사한 감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구형 노트북의 생명 연장을 꿈꾼다면 이 보다 좋을 순 없다.
기대 이상의 성능과 가격에 만족, 소프트웨어 지원은 다소 아쉬워
조텍 프리미엄 에디션 SSD의 성능은 이 시장에 처음 진출한 업체의 제품답지 않게 제법 우수한 수준이었다. 2016년 1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240GB 제품이 9만 2,000원, 480GB 제품이 19만 4,000원에 팔리고 있으니 용량대비 가격도 괜찮다. 새로 PC를 장만하고자 하는 사용자 외에 기존의 구형 PC를 업그레이드 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도 무난히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A/S 제공 기간은 3년이다.
다만, 기존 PC의 HDD에 담긴 데이터를 새 SSD에 그대로 복제해주는 마이그레이션(migration)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다(삼성전자나 인텔 등은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새 SSD를 이용하려면 직접 운영체제를 설치하거나 고스트(Ghost) 같은 외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조텍의 관계자들도 이 점을 참고했으면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