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로 살펴본 최신 그래픽카드 10종의 성능

[IT동아 김영우 기자] 전세계 SF 영화 팬들이 기다리던 '스타워즈'의 시즌이 돌아왔다. 지난 17일, 시리즈 최신작인 '깨어난 포스'가 개봉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스타워즈 관련 이슈는 또 하나 있다. 바로 스타워즈의 세계를 충실히 재현한 온라인 FPS 게임,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다. 이 게임은 '배틀필드' 시리즈로 유명한 EA DICE에서 개발했으며 게임의 재미뿐 아니라, 그래픽, 캐릭터, 연출 등 다양한 방면에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10여년 전에 동일한 이름의 전작이 등장한 바 있지만, 이번 신작은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거듭났다.

다만, 최신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시스템의 성능, 특히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한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의 개발사에선 지포스 GTX 970이나 라데온 R9 290 같은 고가의 그래픽카드를 권장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는 자사 게임의 품질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권장 사양을 좀 높게 잡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보다 저렴한 그래픽카드를 쓰는데도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무리 없이 즐겼다는 게이머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있는 적당한 그래픽카드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2015년 12월 현재 팔리는 신형 그래픽카드 10종을 모아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구동해 보며 성능을 가늠해봤다. 테스트 대상은 엔비디아 지포스 시리즈 5종, 그리고 AMD 라데온 시리즈 5종이다.

본격적인 성능 테스트에 앞서

이번 테스트에 이용한 시스템은 4세대 코어 i7-4770(하스웰) CPU에 8GB DDR3 메모리, 그리고 리뷰안 850X SSD로 구성된 윈도우10 64비트 PC다. 참고로 IT동아는 6세대 코어 i7(스카이레이크)에 DDR4 메모리를 탑재한 최신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은 스카이레이크 시스템을 쓰는 사용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 기존의 하스웰 시스템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 이용한 그래픽카드 10종

이번 테스트에서 이용한 그래픽카드의 목록, 그리고 2015년 12월 기준 인터넷 최저가는 다음과 같다. AMD 라데온 계열이 엔비디아 지포스 계열이 비해 유사한 가격대에서 좀 더 많은 비디오메모리(VRAM)을 탑재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조텍 지포스 GTX 950 AMP! Edition(2GB) – 인터넷 최저가 21만 9400원
조텍 지포스 GTX 960 AMP! 아이스스톰(2GB) – 인터넷 최저가 25만 9900원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 960 SOC G1게이밍(4GB) – 인터넷 최저가 31만 3810원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 970 SOC G1게이밍(4GB) – 인터넷 최저가 46만 4700원
기가바이트 지포스 GTX 980 SOC G1게이밍(4GB) – 인터넷 최저가 69만 4560원

사파이어 라데온 R9 370X OC Vapor-X(4GB) – 인터넷 최저가 23만 1400원
XFX 라데온 R9 380 DD(4GB) – 인터넷 최저가 26만 8700원
사파이어 라데온 R9 380X OC Dual-X NITRO(4GB) – 인터넷 최저가 31만 7000원
MSI 라데온 R9 390 OC 트윈 프로져 5 게이밍(8GB) – 인터넷 최저가 45만 800원
사파이어 라데온 R9 390X OC Tri-X(8GB) – 인터넷 최저가 57만 2210원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기본 성능 측정

이번 테스트에서 지포스 계열은 361.43 버전 드라이버, 라데온 계열은 라데온 소프트웨어 크림슨 에디션(15.12) 드라이버를 이용했다. 게임을 본격적으로 플레이 하기 전에 시스템의 전반적인 게임 구동능력을 측정해 점수를 매기는 3DMark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구동해봤다. 고성능 시스템용이라고 할 수 있는 Fire Strike 모드를 이용했으며 설정 값은 기본값으로 했다.

테스트 결과, 상위권에서는 지포스 GTX 980이 제일 우수한 점수를 기록했으나, 10만원 이상 저렴한 라데온 R9 390X와의 격차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그리고 중위권에서는 라데온 R9 380X가, 하위권에서는 지포스 GTX 950이 가격에 비해 제법 괜찮은 점수를 낸 것이 인상적이다. 다만,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의 점수가 실제 게임의 성능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이는 어디까지나 참고 정도만 하자.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게임 구동 테스트 환경

이번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구동 테스트에서 게임 내의 그래픽 품질은 최상급인 울트라(Ultra)로 올렸다. 다만, 그래픽카드의 최대 성능을 제한하는 수직 동기화(V-Sync)는 비활성화 했다. 그리고 화면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 1080p) 모드 외에 WQHD(2,560 x 1,440) 모드를 번갈아 가며 구동했다. 아직도 풀HD급 모니터를 쓰는 사용자가 가장 많지만 최근에는 WQHD급 모니터 사용자도 조금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게이머들이 가장 자주 플레이하는 4가지 맵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20여분 정도를 플레이하며 측정된 초당 프레임(FPS)의 평균을 기록, 도표를 작성했다. 평균 30프레임 이상이면 원활하게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 60프레임 이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호스(Hoth) 맵 테스트

호스 행성은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의 초반 무대이자,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대표하는 게임 맵이기도 하다. 전반적인 구조가 복잡하지는 않지만 눈밭 위에 반사되는 광원효과가 제법 현란하기 때문에 구형 그래픽카드에선 성능저하가 제법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타투인(Tatooine) 맵 테스트

타투인 행성은 스타워즈 시리즈 주요 인물인 아나킨과 루크 스카이워커 부자가 유년기부터 거주하던 곳으로, 스타워즈 영화의 시작지점이기도 하다. 자잘한 건물이 많으며, 모래 폭풍이 지속적으로 부는 묘사를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게임 내에서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다.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엔도(Endor) 맵 테스트

엔도 위성은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에 등장하며, 제국군과 저항군의 최후 결전이 벌어진 곳이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에 묘사된 엔도 맵은 전반적으로 수풀이 무성한데다 각종 기지 및 우주선 등의 구조물이 다수 배치되어 있으며, 폭우까지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제법 고성능의 하드웨어가 아니면 종종 프레임 저하가 발생하곤 한다.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타투인 공중전 맵 테스트

스타워즈: 배틀프론트에선 지상전뿐 아니라 공중전도 벌어진다. 엑스윙이나 타이파이터 등의 전투기를 타고 다수의 적들을 상대하게 되는데, 각 유닛의 수나 배치, 혹은 고도 등의 변수에 따라 프레임 변화가 극심하다. 그래픽카드뿐 아니라 CPU의 성능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 맵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테스트 결과를 보도록 하자.

테스트 결과, 추천할 만한 그래픽카드는?

테스트 결과, 프레임 수치 및 전반적인 플레이 감각까지 고려해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즐기는 게이머에게 추천할 만한 각 가격대의 그래픽카드는 다음과 같았다.

20만원대: 지포스 GTX 950 2GB

예전부터 엔비디아는 이 가격대의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상당한 강점을 보였는데,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포스 GTX 950은 물론 상위 제품인 GTX 960에 비하면 한 수 아래의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가격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이 쪽의 효용성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30만원대: 라데온 R9 380X 4GB

라데온 R9 380X도 상당히 인상적인 성능을 발휘한 제품이다. 물론 지포스 GTX 980이나 라데온 R9 390X에 맞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중급형에 가까운 가격으로 상급형의 문턱에 접근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제품의 최대 장점이다.

40만원대 이상: 라데온 R9 390X 8GB

라데온 R9 390X는 10만 원 이상 비싼 지포스 GTX 980와 비슷하거나 좀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해 흥미를 끌었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정말로 원 없이 즐길 목적이라면 굳이 80만원대 이상의 최상급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X 980Ti나 라데온 R9 퓨리 등을 살 필요 없이 50만원 후반대의 라데온 R9 390X 정도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다만, 소비 전력이 높은 편이니 700W 전후의 고출력 파워서플라이(전원공급장치)를 갖춘 시스템에서 구동하는 것을 권한다.

이번 테스트에 이용한 그래픽카드 10종은 최신 제품답게 모두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즐기는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각 결과의 세부사항을 살펴보니 라데온 계열이 동급의 지포스 계열보다 좀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아 흥미로웠다.

AMD 라데온 계열이 유사한 가격대의 엔비디아 지포스 계열 보다 좀더 넉넉한 비디오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포스 GTX 960 2GB 모델과 4GB 모델의 성능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비디오메모리의 용량 보다는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라는 게임의 특성 자체가 성능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드웨어 자체의 성능 이상으로 소프트웨어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부분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