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의 새로운 화두, "성능은 높이고 부피는 줄여라"
[IT동아 이상우 기자]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PC의 모습은 어떨까? 타워 형태의 본체에 LCD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등을 연결해서 쓰는 데스크톱이나 접이식 화면을 열면 키보드가 나타나는 노트북 등을 떠올릴 것이다. 이처럼 보편적인 형태의 제품이 많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것은 물론,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부품과 호환하기도 좋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PC 중에는 이런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을 벗어나 개성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이 생겨나고 있으며, 특히 PC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부피가 작은 제품까지 시장에 출시됐다. IT 기기에 디자인을 입히는 것이 최근 동향이지만, 이처럼 제품 디자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부품 설계 기술의 발전의 공이 크다.
특히 프로세서의 발전은 PC를 더 작고 가볍게 제작할 수 있도록 해줬다. 최근 등장하는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성능이 높아진 것은 물론, 소모 전력과 발열을 줄여 배터리를 더 가볍게 만들 수 있고, 냉각 구조 역시 단순하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노트북은 더 얇고 가벼워졌으며, 데스크톱은 부피가 작아져 모니터 뒤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노트북을 예로 들어보자. LG전자가 출시한 14인치 노트북, 그램 시리즈는 1kg이 되지 않는 무게로(980g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저울에 올려보면 960g 정도다) 화제가 됐다. 이는 프로세서의 소모 전력과 발열을 줄인 결과로, 배터리 용량을 줄여도 이전 세대 제품과 비슷한 혹은 더 긴 사용 시간을 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제품의 두께와 무게까지 줄일 수 있었다. 그램 제품군은 현재 인텔 5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까지 등장했지만, 내년 초에는 6세대 코어 프로세서(스카이레이크)를 탑재한 모델도 출시될 전망이다.
내장 그래픽 성능의 발전 역시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실어줬다. 인텔 6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예로 들면 과거 출시된 4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내장 그래픽 성능이 약 1.6배나 높아졌다. 즉 일반적인 그래픽 작업이나 대중적인 게임 정도는 외장 그래픽 없이도 구동할 수 있다. 이를 통해 2-in-1 PC나 태블릿PC 등 휴대성이 중시한 기기에서 생산성까지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제품도 이미 시장에 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 태블릿PC 제품인 '서피스 프로4'는 최상위 모델의 경우 6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16GB 메모리, 1TB SSD 등 고성능 부품을 갖춰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등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내장 그래픽 성능이다. 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피스 프로3와 달리 6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피스 프로4는 더 빠른 3D 그래픽 처리가 가능해졌으며 해상도 역시 더 높아졌다.
그렇다면 데스크톱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게임 구동을 위한 고성능 PC가 아니라면 손바닥만큼 작은 미니PC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 코어 m 프로세서의 경우 코어프로세서임에도 불구하고 냉각팬이 필요 없는 저발열 프로세서다. 실제로 서피스 프로4 모델 중 인텔 6세대 코어 m3-6Y30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은 다른 모델과 달리 냉각팬이 없는 무소음 제품이다. 여기에 부피가 작은 M.2 SSD 등을 사용하면 시중의 미니PC와 비슷하면서도 성능이 비교적 우수한(일부 온라인 게임도 구동할 수 있는) 제품이 등장할 수도 있다.
지난 2015년 9월, 인텔이 모바일(노트북, 태블릿PC 등)용 스카이레이크를 출시하면서 이를 탑재한 노트북과 태블릿PC가 하나 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내의 경우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15기간에 맞춰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 우선 공개됐지만, 향후에는 스카이레이크를 기반으로 한 울트라북, 태블릿PC, 2-in-1 PC, 미니PC 등 다양한 폼팩터의 제품이 등장할 전망이다. 앞으로 나올 PC는 얼마나 더 작아지고 가벼워질지 기대해보자.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