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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민준이의 3D프린터 도전기] 3D프린터, 초등학생도 조립한다

이문규

[IT동아]

[초등생 민준이의 3D프린터 도전기] 가정용 3D프린터로 뭘 할까? - http://it.donga.com/22989/

[편집자주] 3D프린터는 더 이상 관계자, 전문가, 그리고 이들을 모두 포함하는 어른들만의 창작도구가 아닙니다. 전세계 남녀노소 누구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일반 전자기기로 인식되는 추세입니다. 이미 해외는 물론 국내도 각 초/중/고등학교에서 3D프린터를 활용하는 창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평범한 초등학생의 3D프린터 도전기를 통해, 3D프린터에 관한 대중적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3D프린터는 초등학생이 가지고 놀기에 참으로 창의적인 교육 교구입니다.

초등생도 뚝딱! 3D 프린터 조립하기
아이가 3D프린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려면 먼저 뭘 설명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며 3D프린터에 빠져들 수 있을지 깊이 고민했다. 오랜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은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 어려운 말일랑 다 집어치우고, 아이가 직접 3D프린터를 조립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각 부분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는 게 효과가 가장 좋으리라 생각했다.

이렇게 얘기하면 초등학생 아이가 3D프린터를 어떻게 조립하고 만드냐고 놀라는데, 사실 소비자가 직접 3D프린터를 조립해서 쓸 수 있도록 구성된 제품이 제법 많다. 게다가 찾아보면 제법 저렴한 조립 키트들도 있다. 만약 조립하다가 망친다면? 뭐 그럼 제조사에 들고 가서 도움을 받으면 되지 않겠는가.

이에 이번 글부터는 필자와 필자의 아들인 민준이가 번갈아가며 각기 자신의 파트를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지식이나 정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는 필자가, 민준이가 직접 경험한 부분은 민준이의 생각과 입을 빌려 설명한다. 그리고 소제목 말머리에 누가 얘기하고 있는 지를 대괄호로 표기한다. 

1. [아빠] 일단 안전하게 국산 제품으로...
3D프린터를 선택하기 위해 우선 국내업체가 만들었는지 따져봤다. 하다가 조립하다 안 되면 들고 가서 살려달라고 졸라야 할 테니 말이다. 다음으로 사용자 후기와 출력 품질, 사용자 커뮤니티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는지 살폈다. 사용자 커뮤니티가 있어야 여러 유익한 정보를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가격이다. 마침 이미 몇 번 사용해 본 적도 있고, 많은 사용자들로부터 품질도 검증받은 '오픈크리에이터즈'의 '마네킹(Mannequin)'을 약 80만 원 정도에 구매했다.

마네킹 조립키드 상자

<마네킹 조립 키트 상자>

다른 제품들도 구성은 비슷하지만, 이 제품은 가격 거품을 쫙 뺀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자사의 200만 원대 3D프린터와 견주어도 손색 없는 품질의 출력물을 뽑을 수 있는데 가격은 그 절반 미만이다. 가격이 이리 저렴한 결정적인 이유는 '오픈(공개)소스'를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 3D프린터는 메인보드로 오픈 하드웨어인 '아두이노 메가'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출력 프로그램도 공개 프로그램인 '큐라(CURA)'를 사용한다. 조립하지 않는 상태로 배송되니 인건비도 빠진다. 심지어 프린터의 외장은 카드보드(두꺼운 종이)로 만들어서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2. [아빠] 3D프린터 선택 시 주의사항
이렇게 주절주절 설명하니 마치 필자가 3D프린터 판매원 같다. 이 글의 각 과정을 함께하기 위해 꼭 특정 기종의 3D프린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참고 삼아 소개하는 다음의 내용은 거의 보지 않아도 된다. 괜히 귀찮고 어려운 내용이긴 하지만, 자세히 알고 싶다면 참고하시라.

사용 파일 형식: 3D프린터의출력을 위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은 대부분 '.gcode' 파일 형식으로 표준화되어 있다. 프린팅 파일(.gcode)과 모델링 파일(.stl)의 형식으로 표준 확장자를 사용하는 거라면, 이 글을 통해 진행되는 대부분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따라할 수 있다.

사용 재료: 흔히 사용하는 적층식 3D프린터는 'PLA'와 'ABS' 중 하나 또는 두 재료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어떤 재료를 사용하든 상관없지만, ABS의 경우 화학추출물로 만든 플라스틱이라 출력 시 석유 냄새가 난다. 반면에 강도와 열에 대한 내성은 ABS가 PLA보다 좋다. PLA는 강도가 낮은 반면에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어져 출력 시 냄새가 나지 않고 안전한 편이다. 재료의 특성에 대한 설명은 이후에 다시 한번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레이어(적층) 두께: 흔히 사용하는 적층식 3D프린터는 한 층씩 녹인 재료를 쌓아 올려서 출력물을 만든다. 이때 '한 층의 두께를 얼마로 하느냐'가 출력물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층 두께를 얇게 할 수록 섬세한 출력이 가능하다고 이해하면 된다. 참고로, 마네킹 3D프린터는 0.05~1.0mm 범위에서 레이어 두께를 설정할 수 있다.

기타: 그 밖에는 대체로 가격과 크기에 대한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가격이 싸지만 너무 크기가 작다면 뽑을 수 있는 출력물에 한계가 생긴다. 간혹 크기가 작아서 1kg 단위로 판매하는 필라멘트를 사용할 수 없는 프린터들도 있으니 참고하자. 참고로, 마네킹은 가로, 세로, 높이 각 20cm까지 출력할 수 있다.

아이고~! 머리 아프다, 이제 그만!

3D프린터 조립 준비

<이제 머리 아픈 얘기는 이만 하고 조립을 시작합시다>

3. [아빠] 3D프린터를 조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아, 이제 민준이가 3D프린터 조립을 시작할 차례다. 조립 방법은 각 프린터의 설명서를 참고하면 될 테니, 여기에서는 주요 부분들 이름과 기능 위주로 설명한다.

그럼 3D프린터를 조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전동공구? 기계에 대한 지식? 그런 건 다 필요 없다. 대부분 프린터 박스 안에 조립에 필요한 공구까지 다 들어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박스를 뜯을 때 사용할 칼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한 용기' 뿐이다.

조립키트 안에 공구까지 다 들어 있다

<제품 박스 안에 부품과 설명서, 필요한 공구까지 모두 들어있다>

4. [아빠] 무지막지한 부품과 두꺼운 설명서에 결코 쫄지마라
막상 박스를 열어보니 무지막지하게 많은 부품과 두꺼운 설명서에 겁을 먹게 되는 게 당연하다. 덜컥 구매해 놓고 '이거 이거 필자 놈에게 속아서 샀는데, 이걸 아이가(또는 일반인인 내가) 어떻게 조립하라고...'라는 원망의 소리를 할 지도 모른다.

걱정마라, 초등학생도 조립할 수 있다

<작은 박스 하나에 들어있는 부속만 해도 엄청난데요! 정말 제가 조립해요? ㄷㄷㄷ>

걱정마시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민준이는 3시간 정도 걸려서 3D프린터를 조립하고 테스트까지 마쳤다. 필자가 도와준 부분은 기름이 많이 묻어있는 이동 축을 대신 잡아주는 정도였다. 독자의 아이는(또는 독자 자신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대단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5. [민준] 조립의 비결은, '한단계 한단계, 차분하게~'
"아빠가 도와주실 거라서 그리 두렵지는 않았지만, 처음에 상자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어요. 나사 같은 부품도 너무 많고, 두꺼운 설명서는 레고나 건담 프라모델 수준이 아니었 거든요. 하지만 아빠 말씀대로 설명서 내용을 잘 읽고 한 페이지씩 순서대로 따라해 보니 할만 했어요."

3D프린터를 조립하고 있는 초등6년생 민준이

<설명서에 있는 내용 그대로 먼저 재료를 준비한 후에 조립하면 된다>

"3D프린터는 바닥부터 조립해야 된대요. 그래서 가장 먼저 조립하는 건 프린터의 바닥에 고무다리를 연결하는 거예요. 금속 재료에 책상이 긁힐까봐 박스 안에 들어있는 종이 막대를 받침대로 사용하며 조립했어요."

6. [민준] 제어판과 메인보드 조립하기
"바닥판 바로 위에 조립하는 건 조종할 때 사용하는 화면과 레버예요. 그리고 컴퓨터같은 역할을 하면서 3D프린터의 각 부분을 조종하는 장치(메인보드)를 함께 설치해야 하는데요. 얼마 전에 아빠랑 함께 공부한 적 있는 아두이노 보드가 들어 있어서 신기했어요."

컴퓨터를 대신하는 아두이노 보드

<컴퓨터를 대신할 메인보드로 아두이노 메가가 적용됐다>

"메인보드와 콘트롤 패널을 조립한 후에 두 장치가 통신할 수 있도록 넓적한 선을 연결해야 하는 데요. 이렇게 얇은 여러 선들을 이용해 장치들을 조종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신기했어요. 그동안 완제품 3D프린터를 쓸 때는 그냥 레버를 돌려서 출력했는데, 실제로는 그 레버 뒤에 이렇게 아두이노 메인보드가 있었다니... 정말 아두이노로는 뭐든지 할 수 있나 봐요!"

콘트롤 패널과 메인보드를 케이블로 연결

<콘트롤 패널과 메인보드를 조립하고 케이블을 연결한 모습>

7. [아빠] Z축 모터 연결하기
사실 3D프린터의 구조 자체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편이다. 프린터나 플로터가 인쇄하듯이 재료를 녹여서 납작한 그림을 그리는 건 이미 평범한 기술이니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도대체 3차원 물체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그런 그림을 여러 겹 쌓아올리면 3차원 물체가 되는 것이다 .

참 쉽죠?

<3D프린터가 물건을 출력하는 원리>

이번에 조립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그림들을 쌓아 올리도록 하는 장치다. 아래 사진에 보는 스크류를 Z축 모터가 돌려서, 출력물이 만들어지는 바닥판을 한 층씩 아래로 내리면서 입체적 그림을 그리게 되는 방식이다.

Z축 스크류와 모터

<Z축 스크류와 모터>

이 3D프린터는 총 3개의 모터를 사용하는데, 두 개의 모터가 수평 방향의 X, Y축으로 노즐이 이동하도록 조절하고, 중앙에 있는 Z축 모터가 스크류를 회전시켜서 높이 값을 조절하는 구조다.

프린터 사방의 기둥, Z축 모터, 상판 조립

<프린터 사방의 기둥과 Z축 모터, 프린터 상판을 조립하면...>

이런 구조의 프린터가 된다. 다만 아직 미완성!

<이런 구조의 3D프린터가 완성된다. 외관으로는 거의 완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완성된 건 아니라는 점!>

8. [민준] 노즐 연결하기
"조립한 사진에 있는 프린팅 헤더는 출력할 재료를 녹이고, 출력된 재료가 빨리 식도록 해주는 부분이래요. 이 헤더가 X-Y축 제어 모터와 벨트로 연결되어 있어서, 원하는 어떤 방향으로든 이동하면서 한 층의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의 이 부분이 바로 노즐입니다. 200도가 넘는 뜨거운 온도로 재료를 녹이기 때문에 동작할 때는 절대로 절대로 만지면 안 돼요."

3D프린터의 노즐

<3D프린터의 노즐. 인쇄할 때는 절대 만지면 안 됨!>

"이 노즐을 프린팅 헤더에 끼운 후에 볼트로 조여서 고정시키면 부속품은 모두 연결한 겁니다."

노즐을 헤더에 장착

<헤더에 노즐을 잘 연결한다>

9. [민준] 전선 연결하기와 정리하기
"이제 각 부품들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전선들을 연결해야 하는 데요. 선을 잘못 연결하지 않도록 전선을 끼우는 부분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져 있어요. 선을 연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건 메인보드와 프린팅 헤더를 연결하는 종이처럼 얇은 선이었는데요. 너무 얇아서 잘 꺾이고 망가질 것 같아서 조심조심했어요."

케이블 연결을 잘못해서 오동작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선을 잘못 연결해 오동작하는 경우가 많으니 설명서를 잘 보고 정확하게 연결한다>

"선을 다 연결하고 나면 굉장히 지저분하고 복잡한데요. 조립 키트 안에 있는 플라스틱 판을 이용해서 이 선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됩니다."

케이블 정리 필름

<전선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필름>

10. [민준] 각 부분 테스트하기
"선 정리를 하고 난 후 전원까지 연결하면 정말로 완성된 건데요. 이게 실제로 잘 만들어졌는지 확인해야 겠죠. 저는 조립키트에 들어있는 테스트 동영상을 보면서 순서대로 따라해 봤는데요. 레버를 돌릴 때마다 노즐이 필요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자동으로 출력할 면의 수평을 잡는 게 정말정말 신기했어요."

전원만 연결하면 완성!

<전원만 연결하면 완성! 케이스를 씌워야 하지만 이 상태로도 정상 동작한다>

콘트롤 패널로 인쇄 상태를 제어할 수 있다

<콘트롤 패널 옆 레버를 이용하면 노즐 온도나 노즐과 바닥면까지의 간격, 출력 속도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민준이의 말]
"3D프린터를 조립하면서 각 부분이 잘 동작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잘못 조립해서 망가지면 어떡하나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립 동영상을 보면서 테스트 해보니 프린팅 헤더가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서 신기했습니다. 전에도 사용해 봤던 프린터지만 실제로 직접 조립한 후에 사용해 보니, 혹시 나중에 망가지더라도 제가 고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다음 편에는 출력에 사용할 재료를 연결하고, 원하는 모양을 직접 출력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이미 몇 번 해 봤는데요. 아주 특별한 때가 아니면 대부분 간단한 조작으로 출력을 할 수 있습니다." 

글 / 아빠: 정희용 (flytgr@naver.com)
정희용, 정민준 부자현 재 메이크스퀘어(makesquare.net) 편집장이며, IT 콘텐츠 및 교육 전문기업 블루커뮤니케이션의 대표이사다. 소프트웨어 개발 월간지인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기자 및 편집장, 발행인으로 재직 당시, IT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했고, 자신의 꿈인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아이들과 많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3D프린터 관련 질문은 flytgr@naver.com로 받고 있다.

아들: 정민준
과학과 IT를 좋아하는 성남 중앙초등학교 6학년 학생. 데니스 홍 박사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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