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일하고 싶다면 '직업의 이동'에 주목하라
[IT동아 이상우 기자]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을 10년 후에도 할 수 있을까?', '이제라도 직업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닐까?'. 변화의 속도가 날로 빨라지고 있는 오늘날, 어떤 직업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고, 적성과 만족 여부를 떠나 지금 몸담고 있는 일 자체가 머지않아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직업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첨단기술, 특히 정보산업기술이 만드는 산업변동과, 초고령사회로의 인구변화는 직업에 대한 우리의 생각 자체를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직업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 것일까?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에서, 사라지거나 위기에 처할 직업은 무엇이고, 새롭게 기회를 얻게 되는 직업은 무엇일까? 미래에 떠오를 직업을 예측하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무엇인가? '직업의 이동'은 그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책은 직업의 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키워드로 '첨단기술'과 '인구변화'를 꼽는다. 첨단기술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무인자동차와 같은 IT기술이 있고, 인구변화에는 총인구의 감소,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등이다. 이러한 변화의 동인이 개별 직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분석하고, 구체적으로 10~20년, 20~30년 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 직업군을 선별했다. 그리고 그 직업이 어떤 이유로 위기의 직업으로 선정되었는지 최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가설을 통해 설명했다.
미래 동향과 직업의 관계를 살펴본 이번 책에서 저자는 단순히 동향에 대한 제시만으로 머물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직업 전문가로 활동해온 저자는 대한민국 직업 세계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보여주면서 좋은 직업과 직장에 관한 우리의 편견을 깨준다. 또한, 최적의 직업을 찾기 위해서는 미래 트렌드를 읽고 어떤 직업이 비전이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직업의 속성이 자신의 적성과 성향에 얼마나 어울리는가 하는 내적인 요인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더불어 미래의 직업 역시 현재와 마찬가지로 진입장벽과 전문성, 그리고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따라 소득이 결정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데런 애쓰모글루(Daron Acemoglu)와 데이비드 오토(David Autor)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단순한 육체노동을 하는 직업보다도 업무의 정형성이 뚜렷한 지적 노동 분야가 더 빨리 기술로 대체될 수 있다고 한다. 부동산, 보험, 법률 등의 권리분석사, 보험심사원은 컴퓨터 기술로 인한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업의 수위를 차지했다. 로봇의 대체 가능성이 높은 미래의 생산직종은 어떠할까? 저자는 향후 산업용 로봇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로봇 1대당 투입 단가가 낮아질수록 여러 분야의 중소 제조업체까지 자동화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 전망한다. 미래의 생산직 근로자는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 이나 '수제품'을 만드는 기업과 같이 세부 업종을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크게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세상이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자신의 직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2장에서는 대한민국의 직업과 관련한 정보를 최대한 다양하게 분석한다. 단편적이고 불확실한 정보로부터 기인한 직업에 대한 선입관에서 벗어나기를 주문하고 있다. 3장에서는 과거 직업의 탄생과 소멸에서부터 최근 신생직업의 특성, 그리고 기술과 환경의 변화가 직업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4장과 5장에서는 장차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두가 될 '인구변화' 와 '첨단기술'이라는 대표 키워드를 통해 향후 10~20년 안에 주목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을 살펴본다. 그리고 마지막 6장에서는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알아본다. 나의 미래 진로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 선택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미래 트렌드를 읽고 지는 직업과 새로 떠오르는 직업을 예측한다고 해서 자신에게 좋은 직업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싶다면 공급 보다 수요가 많아지고, 더불어 뚜렷한 전문성을 갖춰 진입장벽이 높은 직업을 찾아라. 반면 소위 유망 직업으로 소개되는 직업이라도 진입장벽이 낮아 오래지 않아 공급이 넘친다면 처우와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기 힘들어진다. 더불어,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과 경쟁력이 어떤 직업에 잘 어울릴지 면밀히 살펴봐야한다. 직업의 세계에 변화가 심해질수록 직업 가치관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라고 주문한다. 크게 산업(업종)과 직업(직무)이라는 2개의 축을 그려놓고 그 위에 자신의 위치는 어디에 있을지 고민해볼 것을 권한다. 독자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미래에 주목받을 직업을 찾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가장 최적의 직업이 될 수 있는 일이 찾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목 - 직업의 이동: IT 기술과 인구변화가 만드는 업의 소멸과 탄생
지은이 - 신상진
출간일 - 2015년 11월 18일
정가 - 1만 5,000원
면 수 - 308쪽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