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거품 없는 스카이레이크 메인보드, 에이수스 B150M-A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5년 하반기는 PC 세대교체의 시기다. 마이크로소프트윈도우10 운영체제의 보급, 그리고 인텔의 신형 프로세서인 6세대 코어(스카이레이크) 출시의 영향이다. 다만, 스카이레이크가 올해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하긴 했지만 소비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지갑을 열긴 힘들었다. 코어 i7-6700K나 코어 l5-6600K와 같은 고가 제품군이 우선 출시된데다 메인보드(마더보드) 역시 Z170와 같은 고급형 칩셋 기반의 제품만 나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최신 PC가 탐나더라도 CPU가 30~40만원대, 메인보드가 20~30만원대에 이른다면 부담스럽다. 하지만 최근 들어 10만원대의 코어 i3급 스카이레이크 CPU 등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으며, 스카이레이크용 메인보드 역시 B150, H110 등의 중급, 보급형 칩셋 기반의 제품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특히 B150 계열 메인보드는 일반인들에게는 그다지 필요 없는 매니악한 부가 기능을 생략해 10만원 근처로 가격을 낮춘 한편, 스카이레이크의 성능을 맛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충실한 기본기를 갖춰 이른바 '가성비'가 높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ASUS)의 B150M-A 역시 그런 제품이다.
스카이레이크 CPU, DDR4 메모리 지원으로 고성능 기대
일단 '가성비'가 좋은 PC를 구성하기 위한 메인보드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일단 10만원 근처, 혹은 그 이하의 가격으로 살 수 있어야 하면서 각종 포트나 슬롯의 구성도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다. 에이수스 B150M-A의 경우, 2015년 11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9만 8,000원 정도에 살 수 있으니 스카이레이크를 지원하는 LGA1151 소켓 탑재 제품으로선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슬롯의 구성도 나쁘지 않다. 일단 최대 64GB까지 꽂을 수 있는 4개의 넉넉한 메모리(RAM) 슬롯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메모리 용량 구성 및 향후 업그레이드가 용이하며, 기존의 DDR3 메모리보다 한층 고성능을 발휘하는 DDR4 규격 메모리(~2133MHz)를 지원한다. 각 슬롯은 한쪽에만 걸쇠가 있어 편하게 메모리의 탈착이 가능하다.
스카이레이크용 메인 보드 중에도 DDR3 메모리용이 나오긴 했지만 신형 CPU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선 되도록 DDR4 메모리 지원 메인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동일한 용량의 DDR3 메모리와 DDR4 메모리의 가격 차이는 몇 천원 수준에 불과하므로 기존에 쓰던 DDR3 메모리를 꼭 재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되도록 DDR4로 가는 것이 좋다.
저장장치용 포트, 확장 카드용 슬롯의 구성도 무난
저장장치 관련 포트의 구성도 무난하다. 시중에서 팔리는 일반적인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성능을 온전히 이끌어낼 수 있도록 모든 SATA 포트가 SATA3(6Gbps) 규격이며 포트 수도 6개로 넉넉하다. M.2나 SATA 익스프레스 슬롯까지 지원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런 규격의 SSD를 쓰는 데스크톱 사용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니 딱히 아쉬울 건 없다.
기판의 사이즈가 작은 마이크로 ATX 규격 메인보드이다 보니 각종 카드를 꽂는 확장 슬롯은 PCI 익스프레스x16 슬롯이 1개, PCI 익스프레스x1 슬롯 2개만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신형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이끌어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PCI 익스프레스 3.0 규격이며, 요즘은 그래픽카드 외에 다른 확장카드를 꽂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역시 아쉬움은 없다. 그래픽카드 한쪽을 고정하는 클립의 손잡이도 커서 카드의 탈착이 편한 건 덤이다.
약간 아쉬운 외부 포트, 생각 이상으로 충실한 내부 포트
다만, 후면 포트의 구성은 살짝 빈약해 보인다. 그래픽카드 없이도 모니터 3대 동시 출력(DVI, D-Sub, HDMI)이 가능한 점은 좋지만, USB 포트의 수가 일반 규격 포트 기준으로 4개(USB 3.0 x 2, USB 2.0 x 2)뿐이라 주변기기를 많이 쓰는 사용자는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일반규격 USB 포트 4개 외에 타입C 규격 USB 포트(USB 3.0 규격) 1개가 더 있다는 점이다. USB 타입C 포트는 뒤집어서 꽂아도 정상적으로 쓸 수 있는 새로운 규격으로, 최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보급이 시작되었다.
후면 포트에 비해 오히려 기판 상의 헤더(header)가 더 충실해 보이는 것은 특이하다. 이를 통해 별도의 포트 모듈만 연결해 포트를 확장할 수 있는데, PC 케이스 전면의 포트나 카드 리더를 구현할 수 있는 USB 2.0 헤더가 2개, USB 3.0 헤더가 1개 있으며, 케이스 팬용 헤더도 2개 마련되었다. 디지털 오디오 출력 포트를 확장할 수 있는 S/PDIF용 헤더도 있다.
그 외에 암호화 보안 솔루션을 위한 TPM(Trust Platform Module)용 헤더, 최근에는 사용 빈도가 줄어든 직렬(시리얼) 포트 및 병렬(패러랠) 포트용 헤더도 각각 1개씩 있는데, 이는 일반 사용자 외에 기업 사용자까지 포용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산업 현장에서 저런 포트를 이용할 일이 아직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안정성 고려한 내부 설계 돋보여
한편, 에이수스 B150M-A는 시스템 안정성 증대를 위한 대책이 제법 충실하다는 것도 눈에 띈다. 일단 CPU 소켓 주변의 전원부는 6페이즈 구성이라 3~4페이즈 구성의 보급형 메인보드에 비해 믿을 만하며, 유선랜 관련 부품에 EMI 커버를 씌워 정전기에도 대비했다.
그리고 각종 후면 포트 주변에 정전기 및 방전을 막기 위한 순간 과전압 억제용 다이오드를 꼼꼼하게 추가해 두었다. 시스템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각종 포트와 커넥터를 꽂거나 뺄 때 포트나 주변기기가 손상을 입을 가능성을 낮춘 것이다.
그 외에도 후면 포트 구성부를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로 처리해 부식을 방지했으며, 하드웨어 기반의 전력 제어 전용 기능인 DIGI+VRM EPU를 탑재 하는 등, 여러모로 시스템 안정성 및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신경을 쓴 것을 알 수 있다.
음질을 높이기 위한 처리도 했다. 리얼텍 사운드칩 및 캐패시터를 비롯한 오디오 관련 부품이 자리한 기판 한 켠을 다른 부분과 격리시켜 노이즈 방지를 꾀했다고 하는데, 이를 강조하기 위해 길다란 LED로 표시를 해두었다. 전원을 넣은 상태로 이를 지켜보면 노란색-주황색-빨간색으로 교차하면서 빛을 낸다. 내부 부품의 디자인까지 신경을 쓰는 매니아를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윈도우7 ~ 10까지 운영체제 지원
에이수스 B150M-A 및 코어 i7-6700K CPU, 그리고 지스킬 립조스V DDR4 메모리를 이용, 간이 PC를 구성해봤다. 최근 출시되는 메인보드나 노트북 중에는 중에는 윈도우 8.1이나 윈도우10 이상만 지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에이수스 B150M-A는 윈도우7도 정식 지원하고 드라이버도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운영체제를 선호하는 사용자들도 불편 없이 쓸 수 있겠다.
전원을 넣고 CMOS 바이오스 설정 메뉴로 들어가보면 요즘 메인보드답게 정갈한 그래픽의 UEFI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키보드뿐 아니라 마우스로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며, 표시 언어 중에 한글도 있어서 외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도 무난히 쓸 수 있다.
상위 모델 못잖은 다양한 전용 소프트웨어 지원 매력적
에이수스 메인보드의 장점 중 하나라면 다양한 소프트웨어 지원인데, B150M-A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고급형 제품 못지 않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매력이다. 에이수스 전용 소프트웨어 모음집인 AI Suite 3를 구동해보면 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바이오스와 마찬가지로 각 메뉴가 한글화되어 있어 다루기도 편하다.
일단 DIGI+ VRM과 EPU, TurboV EVO 등의 기능을 이용해 CPU 및 내장 그래픽, 그리고 시스템 전반의 클럭 속도 및 전압을 제어해 성능을 높이거나 소비 전력을 줄일 수 있다. 특히 TurboV EVO의 자동 튜닝 기능을 이용하면 관련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손쉽게 오버클러킹(클럭속도를 읨의로 조정해 성능을 높임)이 가능하다.
시스템 안정성에 관련한 기능도 충실한데, 시스템에 달린 각종 냉각팬의 속도를 조절해 냉각 성능을 높이거나 소음을 줄일 수 있는 Fan Xpert2+, 필요 없는 데이터를 제거해 디스크 성능을 최적화하는 PC Cleaner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외장하드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USB 3.0 Boost, 현재 설치한 바이오스나 드라이버 등의 버전을 검사해 최신 버전으로 손쉽게 업데이트가 가능한 Ez Update, PC에 달린 키보드나 마우스를 이용해 스마트 장치를 조작할 수 있는 Mobo connect 등, 제법 흥미를 돋우는 다수의 부가 기능도 제공한다.
메인보드 가격 때문에 스카이레이크의 장만을 주저했다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6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스카이레이크) PC의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CPU 출시 초기에 저렴한 메인보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에이수스 B150M-A를 비롯한 10만원 전후의 메인보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스카이레이크의 본격적인 보급이 기대된다.
에이수스 B150M-A는 가격에 비해 상당히 충실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기판을 구성하고 있는 각종 부품의 재질이 제법 튼실해서 안정성을 중시하는 사용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상위 제품 못지 않은 다양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는 점도 다른 제조사의 메인보드와 차별화되는 점이라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