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평범해도 기본기는 탄탄! 에이서 아스파이어 V3-372-574S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거대한 스마트기기의 등장은 한 때 노트북의 밥줄을 끊을 듯한 기세였지만 노트북은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스마트기기의 장점을 흡수하며 태블릿과 노트북의 범주를 자유로이 오가는 투인원(2-in-1)이나 고성능 태블릿 등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세를 넓혀가는 느낌도 준다.
다양한 노트북이 있어도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은 덮개를 열고 닫는 평범한 노트북이다. 아무래도 친숙한 부분도 있겠지만, 가격과 배터리 등 효율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공간으로 인한 발열이나 확장성 등도 일반 노트북의 강점 중 하나다.
지금 소개할 에이서 아스파이어 V13 V3-372-574S(이하 아스파이어 V3-372) 역시 투인원이나 태블릿이 아닌 평범한 노트북이지만 그 속을 살펴보면 뛰어난 실력을 품은 고수 중 하나다. 마치 수수하고 눈에 띄지 않지만 실력을 숨기고 있는 우등생 같은 느낌이랄까? 이는 최신 프로세서(중앙처리장치)를 채택하면서 얻은 결과다.
무난하지만 질리지 않을 외모
'무난함' 아스파이어 V3-372의 외모를 보며 떠오른 생각이다. 새 프로세서를 탑재했기에 외모를 새롭게 꾸며도 될 법 하지만 기존 아스파이어 V3 시리즈와 큰 차이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깔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 계승하고 있다는 의미다. 무난하지만 질리지 않고 오래가는 노트북이라는 느낌이다.
노트북의 색상은 흰색이다. 금속 재질을 살린 은색이나 검은색 등 어두운 색상은 많이 봤어도 밝은색을 쓰는 노트북은 흔치 않다. 그만큼 차별화된 느낌을 주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커버는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으며, 하단부는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고급스러움과 휴대성 모두 고려한 선택이었으리라. 참고로 동일 기반의 아스파이어 V3-372-58JP는 검은색이다.
크기는 가로 327mm, 세로 228mm, 두께 19.7mm 정도로 일반적인 13인치 노트북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무게는 1.6kg. 휴대에는 큰 무리 없는 수준이다.
< 눈길을 끄는 요소는 적지만 부담 없이 담백한 느낌을 주는 아스파이어 V3-372. >
좌우 측면에는 확장을 위한 단자들이 자리해 있다. 노트북 정면 기준으로 좌측에는 전원 입력 단자와 함께 유선 네트워크(RJ-45), HDMI 출력 단자, USB 3.0, USB-C 규격 단자가 있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반의 플랫폼은 USB-C 규격을 지원한다.
애플 맥북에서 처음 적용된 USB-C 규격은 최대 10G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이는 1.25GB로 풀HD 영상 정도는 몇 초 내에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 성능이 100% 나올지는 미지수지만 기존 절반 수준의 USB 3.0과 비교하면 성능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이 외에도 5A의 전류량과 20V의 전압으로 100W의 전력을 제공한다. 호환 기기의 충전이나 연결 등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장점이라 하겠다.
우측은 단자 구성이 조촐한 편이다. USB 2.0 단자 2개와 스테레오 출력, SD 카드 리더기 정도가 있다. 확장성 측면에서는 아쉬움 없어 보이지만 USB 3.0 단자가 1개 뿐인 점은 조금 의아한 부분이다.
< USB-C 규격 단자가 눈에 띄는 좌측면. HDMI나 USB 3.0, 유선 네트워크 등도 기본 제공된다. >
< SD 카드와 스테레오 출력, USB 2.0 2개 등을 갖춘 우측면. >
부품을 자유로이 바꾸지 않고 구매 당시 상태를 유지할 일반 소비자를 겨냥했기 때문인지 메모리나 저장장치를 확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제품 하단의 나사 중 한 개에는 개인 재량으로 업그레이드나 분해를 하지 못하게 보증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이를 떼어 하단 패널을 분해하거나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면 사후서비스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다면 에이서 서비스센터에 문의하는 것을 권장한다.
노트북 덮개를 열면 13.3인치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터치패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여기까지는 여느 노트북과 큰 차이 없는 구성으로 무난하게 인터넷이나 문서 작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터치 스크린은 지원하지 않는 점 참고하자.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풀HD로 해상도는 1,920 x 1,080이다. QHD(2,560 x 1,440)나 4K(3,840 x 2,160)였다면 좋았겠지만 풀HD 해상도라도 쓰는 데 지장 있는 것이 아니기에 현재 해상도 조합이 가격대 만족 측면에서 최적이라 평가해 본다.
패널은 광시야각으로 발색이나 시야각 등의 만족감이 높다. 이 노트북으로 게임을 주로 즐길게 아니므로 반응성에 초점을 둘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반응성은 무난한 편이다. 특히 밝기를 50% 정도로만 설정해도 실내에서 충분히 밝아 보이는 것은 인상적이다.
< 풀HD 디스플레이는 밝기와 시야각 모두 만족스럽다. >
키보드는 키감이나 반응성 등 아쉬움이 없다. 키 간격도 여유롭게 벌어져 있어 오타가 잘 나지 않아 사용에 스트레스가 적다. 하지만 시프트키 아래의 방향키는 크기가 작고 2개씩 붙어 있어 빠른 조작에는 한계가 있는 점이 조금 아쉽다.
멀티 제스처를 지원하는 터치패드 역시 쓰기 좋다. 패드 영역을 넓게 구성한 점이 좋다. 영역은 즉시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용에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얻은 성능과 효율성
이제 본격적으로 에이서 아스파이어 V3-372의 실력을 알아 볼 차례다. 간단히 게임 또는 작업 등을 실행한 결과를 통해 노트북의 성능을 조명해 보겠다.
먼저 사양을 알아보자. 이 노트북은 최근 인텔이 출시한 6세대 코어 i5 6200U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14nm 미세공정과 새 아키텍처 구성으로 이전 세대 동급 코어 프로세서와 비교해 전력대 성능비가 개선됐다. 예를 들어 구형과 신형이 각각 15W의 전력을 쓰는 것은 똑같아도 신형의 성능이 향상되어 효율이 좋아졌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 아스파이어 V3-372-574S에 탑재된 6세대 코어 i5 6200U의 정보. >
6세대 코어 i5 6200U 프로세서는 기본 작동속도 2.3GHz, 최대 2.8GHz까지 작동한다. 2개의 CPU를 품은 듀얼코어 구성으로 여기에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 기술을 적용, 한 개의 CPU가 4개의 쓰레드(명령어)를 동시 처리할 수 있다. 동급이라 할 수 있는 이전 5세대 코어 i5 5200U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작동속도가 100MHz 상승한 점이 다르다. 전력소모는 15W다.
이렇게 비교하면 얼핏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다. 먼저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가 기존 인텔 HD 그래픽스 5500에서 인텔 HD 그래픽스 520으로 달라졌다. 새 내장 그래픽 코어는 윈도 10의 다이렉트(Direct)X 12를 지원하고 실행 유닛이 늘어 체감 성능이 향상됐다. 윈도우 10 등장에 맞춰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보면 되겠다.
이 외에 아스파이어 V3-372에는 256GB 용량의 SSD와 4GB 용량의 DDR3L 1,600MHz 메모리가 기본 탑재된다. 6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DDR4 메모리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가격적인 부분이 있으므로 DDR3L 과의 조합을 선택한 것으로 예상된다.
문서 작업은 원활하다. 프로세서 성능도 여유롭지만 하드디스크 보다 빠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의 성능도 한 몫 한다. 그 덕에 부팅도 빠르고 전반적인 체감 성능도 뛰어나다. 용량 또한 256GB로 여유롭기 때문에 작업 환경으로는 최상이 아닐까 평가된다.
반면, 별도의 그래픽 프로세서는 없고 내장 그래픽으로 운영되니 고도의 3D 작업이나 가속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급 작업을 노트북에서 구현하려면 그에 맞는 PC를 선택하자.
< 풀HD 해상도로 디아블로 3를 구동하는 것은 버겁다. 해상도를 낮추면 조금 나아진다. >
게임을 실행해 가속 성능을 알아봤다. 게임은 디아블로 3를 실행했다. 그래픽 옵션은 실행과 동시에 게임이 기본으로 설정하는 것을 따랐다. 확인한 그래픽 설정 상으로는 중간 정도의 설정이다. 화면을 부드럽게 만드는 안티 앨리어싱 효과나 수직 동기화 같은 기능은 모두 비활성화된 상태.
게임을 실행하니 무난히 할 수 있지만 원활해 보이진 않는다. 확인을 해보니 약 30~35 프레임 가량을 보여준다. 게임을 즐기기 위한 마지노선이 30 프레임인데, 이를 간신히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화면에 적이 가득 찬다거나 화려한 효과가 더해지면 15~20 프레임 사이로 떨어진다. 기본 해상도인 1,920 x 1,080으로는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 외 게임들도 원활히 즐기기 위해서는 그래픽 옵션도 물론이거니와 해상도 조정은 필수가 될 듯 하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진 인텔 HD 그래픽스 520이라지만 3D 게임을 원활히 실행하는 것은 힘에 부치는 듯 했다. HD(1,280 x 720) 가량으로 해상도를 조절하면 조금 원활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배터리만으로 6시간 30분 가량을 실행했으나 20% 가량 잔량이 남은 상태다. >
배터리 성능은 인상적이다. 절전모드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면 밝기를 50%로 설정하고 계속 인터넷과 영상 재생, 3D 가속, 문서 작업을 번갈아 하도록 했는데 6시간 30분 이상을 쓸 수 있었다. 그럼에도 배터리 잔량은 20% 가량 남았고, 1시간 30분 이상을 더 사용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여줬다.
사용 시간과 배터리 잔량 등을 계산하면 실제 설정한 상태에서의 사용시간은 8시간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장인들이 8시간 가량(실제는 더 길겠지만) 근무하는 환경이라면 만족스러운 배터리 성능이다. 절전모드 또는 디스플레이 밝기를 조금 더 낮추면 10시간 사용도 꿈은 아니리라.
배터리는 일체형이고 4셀 리튬이온, 3,315mAh 용량이다. 평범한 수준이지만 전력소모 15W의 6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저전력 메모리, SSD 등이 더해지면서 뛰어난 배터리 지속 성능을 보여주는 듯 하다.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는 최신 노트북
6세대 코어 i5 프로세서와 고성능 SSD, 이로 인해 얻는 성능과 효율. 이 두 조합만으로 에이서 아스파이어 V3-372-574S의 가치는 돋보인다. 기존 아스파이어 V13 시리즈와 큰 차이 없어 보이는 외모와 이염에 의한 색 변형 같은 밝은 색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요소를 제외하면 흠잡을 곳이 없다.
가격은 인상적이다.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이 노트북은 75만 원 조금 안 되는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 쓸만하거나 또는 동급 게이밍 노트북이 100만 원대를 호가하고 70~90만 원 사이에 포진해 있는 노트북은 크기나 외모가 아쉬운 것들이 많다는 부분을 보면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무난함 속에 숨은 탄탄한 기본기가 매력인 에이서 아스파이어 V3-372-574S. 야외 작업이 주를 이루거나 부담 없는 가격대의 노트북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알맞은 제품이 아닐까 평가해 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