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포스가 함께하는 노트북, HP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
[IT동아 김영우 기자] 당신에게 있어 2015년 연말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그건 사람마다 다르다. 게임 매니아라면 '툼레이더'의 최신작을 즐기며 보내는 시기라고 할 것이고, 자동차 애호가라면 '에쿠스'의 신형이 출시되는 시기라고 답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만약 SF 영화 애호가라면 아주 높은 확률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바로 스타워즈의 최신작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드디어 개봉하는 시기라고 말이다(국내 개봉일은 12월 17일).
사실 스타워즈를 단순한 '인기 SF영화 시리즈'라고 소개하기엔 부족하다. 영화를 넘어, 게임이나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등 현존하는 거의 모든 콘텐츠 형태로 시리즈가 전개된 바 있으며, 등장하는 인물의 대사나 세계관, 메카닉 등을 줄줄 외우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으니, 이 정도면 거의 종교나 신화의 일종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가 개봉할 즈음이면 관련한 프로모션이나 캠페인, 혹은 아주 특별한 아이템이 등장하곤 하는데, IT기기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번에 소개할 HP의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HP Star Wars Special Edition, 모델명 15-an006TX) 노트북도 바로 그런 제품이다.
HP 파빌리온 15를 '스타워즈'스럽게 튜닝했다
HP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은 기존의 HP 파빌리온 15 노트북에 기반한 제품(15.6인치 크기의 풀HD급 화면 탑재)이지만, 외부 디자인 및 내부 콘텐츠를 스타워즈 팬들의 취향에 맞게 꾸민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기존 노트북에 스타워즈 관련 그림 한 장 붙여 넣고 파는 수준에 그쳤다면 실망했겠지만, 안팎으로 제법 팬들을 배려한 흔적이 느껴지며, 스타워즈의 상당수준의 매니아만 이해 가능할 것 같은 센스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일단 제품 패키지부터 눈에 띈다. 패키지 전면에 기존 스타워즈의 대표적인 악역인 '다스베이더'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등장할 새 악역인 '카일로 렌(Kylo Ren)'의 얼굴이 교차되어 그려져 있으며, 그 외에도 붉은색 라이트 세이버(광선검)와 스톰트루퍼(제국군 병사) 등의 이미지를 통해 스타워즈 특유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그 외에 전원 어댑터 등의 액세서리를 담는 상자에도 라이트 세이버를 빼든 다스베이더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등, 스타워즈 한정판 제품이라는 점을 곳곳에서 강조하고 있다.
제품 본체 역시 그러하다. 일단 상판 및 팜레스트(키보드 하단) 부분에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행성병기인 데스스타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씌웠다. 특히 상판의 경우, 약간 거칠게 표면 처리를 해서 데스스타의 지표면 상태를 재현했으며, 한 켠에 다스베이더의 모습도 담았다. 그 외에 팜레스트 오른쪽엔 스톰 투루퍼의 이미지를 담아 분위기를 북돋고 있다.
마니아만 알 수 있는 꾸밈 요소도 곳곳에
한편, 스타워즈의 매니아만이 이해할 수 있는 꾸밈 요소도 있다. 일단 터치패드 표면에 인쇄된 독특한 이미지가 그것이다. 이는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의 후반부, 저항군 X윙 편대가 데스스타 공략 작전을 짤 때 화면에 등장한 초창기 CG 중 하나다.
그리고 키보드 부분과 화면 부분을 연결하는 힌지(경첩) 및 팜레스트 우측에 도통 알 수 없는 문자가 적혀있는데, 이는 현실의 문자가 아닌 스타워즈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언어인 '아르베시(Aurebesh)' 문자다. 이 문자가 무슨 뜻인지를 해석할 수 있다면 정말로 스타워즈의 골수팬이 틀림 없을 것이다.
키보드는 15인치급 노트북답게 각 키의 너비가 제법 널찍하고 키를 누를 때의 반발력도 적당하다. 그리고 소형 노트북에선 종종 생략되곤 하는 숫자패드도 오른쪽에 마련되어있어 데스크탑 키보드를 이용하는 감각에 가깝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키보드 내부에 탑재된 백라이트(조명)이다. 이는 어두운 곳에서 작업을 할 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마치 시스(제다이와 대립하는 암흑의 전사들)들이 이용하는 붉은색 라이트 세이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 외 측면 포트의 구성은 최근 나오는 신형 노트북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총 3개의 USB 포트 중 2개는 고속 데이터 전송을 할 수 있는 USB 3.0 규격이다. 그리고 유선 인터넷용 랜 포트 및 음성입출력 겸용 포트, 그리고 SD카드 슬롯(SDXC 규격)을 1개씩 갖췄다. HDMI 포트도 탑재하고 있으므로 외부의 모니터나 TV도 연결이 가능하다. 다만, 구형 모니터나 프로젝터에서 주로 이용하는 D-Sub(VGA) 포트는 없으므로 구매 전에 참고하자.
한가지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탑재된 ODD(광디스크 드라이브)가 CD나 DVD만 읽거나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 팬을 위한 노트북이라면 DVD 외에도 블루레이 디스크까지 지원하는 ODD를 달고 있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노트북 쓰다보니 '위잉~' 하는 광선검 소리가?
HP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이 스타워즈 팬들을 노리고 있다는 점은 외형 외에 내부에 탑재된 콘텐츠의 구성을 봐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탑재된 콘텐츠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스타워즈 커맨드센터(Star Wars Command Center)다. 여기에 아주 다양한 스타워즈 관련 데이터(이미지, 배경화면, 효과음, 아이콘, 화면 보호기 등)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이용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타워즈 관련 윈도우 테마를 클릭 한 번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카일로 렌'을 좋아하는 스타워즈 팬이라면 스타워즈 커맨드센터에서 카일로 렌의 테마를 선택, 배경화면이 카일로 렌의 이미지로 바꾸고, 윈도우 시스템 사용 시에 출력되는 각종 효과음(선택, 취소, 윈도우 시작, 종료 등)을 카일로 렌이 사용하는 시스의 라이트 세이버를 휘두르는 소리로 바꿔놓을 수도 있다. 그 외에 제공하는 테마는 다스베이더, 데고바, 타투인, 엔도 등 다양하다.
스타워즈 마니아를 위한 설정 자료도 만재
그리고 스타워즈 커맨드센터의 갤러리 모드에서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들의 고화질 이미지나 콘셉트 아트, 일러스트, 포스터 등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제조사인 HP의 언급에 따르면 총 11,000 개 이상의 이미지를 탑재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외의 스타워즈 특화 콘텐츠로는 영화 내용에 기반한 소설이나 각종 설정집. 영화 제작과정을 정리한 5개의 문서를 담은 스타워즈 라이브러리(Star Wars Library),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포함한 스타워즈 시리즈 전편의 예고편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스타워즈 트레일러(Starwars Traillers) 등이 있다. 그리고 1977년에 발간된 마블코믹스의 스타워즈 만화를 볼 수 있는 온라인 상점의 링크도 있다(다만, 이 만화는 처음 1편만 무료로 볼 수 있다).
스타워즈 영화 본편을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스타워즈 게임 등이 탑재된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콘텐츠의 양은 넉넉한 편이라 스타워즈 팬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모든 콘텐츠가 영문판이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라면 온전하게 즐기는데 다소 어려움도 있을 수 있겠다.
최신 프로세서 탑재, PC로서 사양/성능은 무난
PC로서의 사양을 살펴보면 인텔의 신형 프로세서인 6세대 코어 i5-6200U(코드명 스카이레이크, 듀얼코어, 기본 클럭 속도 2.3GHz)에 8GB 메모리를 기반으로, 지포스 940M 그래픽카드 및 1TB 용량의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탑재했다.
최신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고, 전반적인 사양이 나쁘다곤 할 수 없지만, 마치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을 연상시키는 아주 화려한 외형에 비하면 다소 수수한 느낌이다. 특히 코어 i5-6200U와 같이 모델명이 U로 끝나는 모델은 일반 코어 i5에 비하면 성능 보다는 전력(배터리) 효율을 강조한 프로세서이며, 지포스 940M은 노트북용 그래픽 카드 중에서도 상급형은 아니다. SSD 보다 속도가 느린 HDD를 탑재한 점도 다소 신경 쓰이는 부분인데, 영화 팬이라면 속도가 좀 느리더라도 많은 콘텐츠를 저장할 수 있는 HDD 쪽을 더 선호할 수도 있으니 이해할 수는 있다.
직접 HP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을 이용해보면 인터넷 서핑이나 영화감상, 문서작성과 같은 실상적인 작업을 하기에는 불편이 전혀 없다. 15.6인치의 풀HD급(1,920 x 1,080 해상도)의 화면 역시 색감이나 선명도, 시야각 등이 만족스러운 편이다.
특히 고급 오디오 브랜드인 B&O의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음향 부분의 만족도도 높은 편인데, 노트북용 스피커 치고는 출력도 충분한 편이고, 입체감도 제법 있다. 특히 음향 보강용 소프트웨어인 B&O Play를 통해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장르별로 최적화된 오디오 모드도 제공하고 있다.
게임 구동 능력은 무난하다. 리그오브레전드(LOL)이나 디아블로3, 스타크래프트2 수준의 주류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엔 문제가 없다. 다만, GTA5나 위쳐3 같은 본격적인 고사양 게임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으니 이 점을 참고하자. 제품 무게는 2.2Kg 정도로, 휴대하기보다는 실내에 거치해 두고 쓰는 것이 적합하다.
스타워즈 마니아라면 챙겨야 할 소장품
HP의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15-an006TX) 노트북의 사양 자체는 무난한 수준이다. 보급형 노트북 수준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고사양인 것도 아니다. 특정한 용도에 최적화 되었다기 보다는 일상적인 컴퓨팅 및 교육용, 사무용 등 다양한 업무에 고루 이용할 만한 무난한 수준의 사양을 갖췄다. 가끔은 가볍게 게임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제품의 패키지나 외형, 탑재 콘텐츠 등은 평범하지 않다. 한마디로 말해 포스(제다이 기사들이 사용하는 신비한 능력)가 담겨있다. 특히 스타워즈를 너무 좋아하는 매니아라면 제품 여기저기에 표현된 스타워즈 관련 소재를 보고 미소를 지을 만 하다. 물론 스타워즈를 잘 모르는 일반인이라면 "표면이 왜 이렇게 거칠지?", "이 문양은 뭘 의미하는 거야?" 고개를 갸우뚱거리겠지만 말이다. 더불어 스타워즈 노트북 본체와 '깔맞춤'을 이루는 스타워즈 마우스와 파우치도 별도 판매돼 스타워즈 마니아에게 더 의미 있는 '한 세트'가 된다.
HP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15-an006TX) 노트북은 11월 16일부터 지마켓/옥션에서 110만 원대에 판매된다. 세상의 모든 ‘한정판’ 제품이 그러하듯, 이 스타워즈 노트북 역시 사양이나 성능, 가격 등 보편적인 노트북 구매 기준을 따르기보다는, '스타워즈' 브랜드가 부여하는 상징적 가치로 선택할 제품이다. 스타워즈 관련한 다양한 아이템을 소장하는 스타워즈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